이렇게 생각한다
정의당처럼 김건희 특검 요구를 반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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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검찰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반감이 증폭됐다.
판결문에는 김건희 이름이 37번 나온다. 범죄에 김건희 계좌가 이용된 건수는 48회이다.
이 문제를 꾸준히 취재해 온 〈뉴스타파〉에 따르면,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통정 매매와 가장 매매’ 가운데 47퍼센트가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통한 것이었다.”
심지어 주가 조작 선수들이 바뀌어도 김건희 계좌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 대상이었지만 검찰은 조사도 기소도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수사가 윤석열이 검찰총장이던 때 시작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판결 직후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김건희를 옹호했다. 김건희 계좌가 주가 조작에 이용됐을 뿐이므로 김건희 주가 조작 공범설 제기는 “가짜 뉴스”라는 것이다. 검찰에 수사 금지를 지시한 셈이다.
김건희가 수사 대상자인데도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은 것은 최고 권력자의 아내로서 누린 특권이다.
이번 재판과 검찰의 수사 회피로 윤석열의 법치주의가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보통 사람들이 검찰을 불신하고, 그 반감을 ‘김건희 특검’으로 표현하는 게 정당한 까닭이다.
물론 김건희 특검 요구가 대정부 투쟁의 주된 요구는 아니다. 김건희 자신이 지도자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할 요구라는 뜻은 아니다. 앞에서 지적한 이유로 김건희 특검은 지지할 요구다.
말하자면, 운동 측이 할애할 정량이 1과 0 사이에 있는 요구이자 쟁점이다.
그런데 정의당은 김건희 특검에 반대하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편파적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있음이 명약관화한데도 이를 못 본 체하는 것이다.
아마도 정의당은 이참에 민주당과의 차별화도 꾀하고,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 국회 표결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어 존재감도 키워 보려고 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런 얄팍한 정치적 계산들은 현재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는 변화 염원 대중의 정당한 검찰 불신 정서에 역행하고 윤석열을 편드는 모양새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