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탄핵 운동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이재명에 우경화 재촉하는 친문계

민주당 친문계가 이재명 대표에게 우경화를 재촉하고 있다. 우경화의 암호명은 터무니없게도 “다양성”이다. 임종석, 김경수 등은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판하며 “당에 다양성을 구현하라”고 촉구했다. 문재인도 〈한겨레〉와의 단독 인터뷰 형식을 빌어 가세했다.

윤석열 탄핵 인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친문계는 조기 대선을 둘러싼 당내 권력 다툼에 나선 것이다. 쿠데타를 막거나 윤석열 반대 투쟁에서 한 것도 별로 없는 자들이 젯밥에만 관심 있다.

“일극 체제”의 반대말은 자유주의이다. 자유주의자들인 친문계가 멸문되다시피 한 것은 자업자득이다. 문재인 정부의 배신을 기획·집행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기반이 다소 다른 이재명은 문재인과 다른 개혁주의적 언사를 보여 온 덕분에, “개딸”로 불리는 개혁 염원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그래서 친문계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은 우경화이고, ‘사회 개혁’을 가리키지 않는다. 김경수는 지난 16일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정권을 교체하고 민주주의 회복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세력은 야권뿐 아니라 합리적 보수까지도 다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그들이 말하는 “다양성”은 그들 자신을 포함해 ‘오른팔 벌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문계는 개혁 염원 대중 사이에 커다란 환멸을 낳고, 그로 인해 윤석열 정부를 등장케 한 책임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 그저 말(문재인 자신의)뿐이다.

이재명 대표는 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윤석열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주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계엄 전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이후 정부 고위직 사람들의 색깔만 바뀌었지, 내 삶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런데 이재명 대표의 최근 우클릭은 문재인 정부를 재방송하려는 것은 아닐까.)

며칠 뒤 문재인이 이를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가 거꾸로 간 정부입니까? 기대에는 못 미쳤을지 몰라도 그 방향대로 가려고 노력했던 정부인 것은 분명한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탄핵 연대라는 게 있었다면, 끝까지 뒷받침하고 밀어줘서 정권을 재창출할 때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10일 〈한겨레〉 인터뷰)

문재인은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와의 협력도 촉구했다. “전국민 지원금이라든가 또는 지역화폐라든가 또 추경 규모라든가 ...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정부 쪽에 전폭적으로 협력해서 추경이 하루빨리 실행되도록 하는 게 좋겠다 라고 내가 조언을 했고, 이재명 대표도 동의를 했어요.“

친문계는 민주당이 더한층 오른쪽으로 가지 않으면 선거든 정부 운영이든 어려울 것이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바로 그런 행보가 윤석열이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 운동의 승리 이후, 이른바 ‘진보’ 정부의 개혁 배신, 우파적 타협(심지어 박근혜 사면으로까지 이어졌다)은 개혁 염원 대중 사이에 커다란 환멸을 낳았다. 노동자 등 서민층의 삶의 고통도 지속됐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기대를 걸었던 2030 세대가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분노해 윤석열 지지로 바뀐 경우도 많았다.

사실 이재명은 당에서 주류가 되면 될수록 친문계 등 당내 우파와 충분히 단절하지 않고, 명망 있어 보이려 하면서 지지자 대중에 실망을 주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과 박빙 상태에 있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자 대중의 지지가 의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윤석열의 빠른 파면과 처벌을 촉구하고 극우 부상에 맞서기 위해 기층 대중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노동자 장시간 노동 문제를 놓고 좌고우면하면서도 허용을 시사하는 등 우경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경수를 만나 친문계와의 협력도 약속했다.

그러나 극우를 고립시킨다는 명분으로 우경화하는 것은 개혁 염원 대중을 정치적으로 소외시키는 짓이다.

그러면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이재명이 말하는 “빛의 혁명”은 개혁 배신과 우파의 부상으로 끝난 문재인 “촛불 정부”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