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LA 시위 비난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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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미국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편을 잘못 선택했다.
샌더스는 로스앤젤레스(LA) 항쟁을 트럼프의 수작에 놀아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샌더스는 엑스(옛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마틴 루서 킹 목사는 절제된 비폭력 저항으로 인종차별적 정부 인사들을 패배시키고 인종 분리 정책을 끝장냈다.
“트럼프식 정치와 과두정, 권위주의를 패배시키려면 마찬가지의 절제가 필요하다. 폭력 시위는 해롭고 트럼프의 수작에 제대로 놀아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LA에서는 노동계급 사람들이 미국 국가의 인종차별적 공격에 맞서 싸우고 있다.
사회주의자라면 시위대 편에 서고 그들의 저항을 찬양해야 한다. 그들의 시위 방식을 두고 훈계를 늘어놓는 게 아니라 말이다.

샌더스의 입장은 그의 정치를 반영한다. 그것은 거리와 일터에서의 투쟁이 아니라 선거를 가장 중시하는 정치다.
샌더스는 자신의 위치를 인종차별 반대 투쟁의 대의를 알리고 그 투쟁을 강화하는 데 이용해야 했다.
샌더스는 충분히 나아가지 않을 때가 너무 많다. 그가 “과두정에 맞서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주최하는 순회 시위에서는 팔레스타인 문제나 미국의 인종 학살 공범 구실에 관한 주장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는 샌더스의 관점에 내재한 보수성, 즉 시스템이 허용하는 절차 안에서 시스템을 고치려는 개혁주의를 드러낸다.
바로 그 때문에 샌더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 두 차례나 도전해 실패하고도 아직 민주당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러나 좌파에게 민주당은 막다른 길이다. 민주당은 노동자가 아니라 기업주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본가 정당이고, 일체의 급진성에 대한 완충 장치 구실을 한다.
민주당은 사회를 변화시킬 잠재력 일체를 온건한 개혁으로 순치시키는 데 능숙한 정당이다.
샌더스 같은 정치인들은 좌파가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