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쿠데타(내란) 특검 한 달:
일부 진전에도 아직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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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친위 군사 쿠데타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특검 임기는 최대 다섯 달까지 연장할 수 있으므로, 이미 전체 기간의 약 20퍼센트가 경과한 셈이다.
특검은 수사 개시와 동시에 쿠데타 2인자로 지목된 김용현의 구속 기간을 연장했고, 이어 윤석열 재구속에도 성공했다. 윤석열은 변호인을 통해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강의구, 전 경호차장 김성훈 등의 수사기관 진술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노골적인 증거인멸 시도가 결국 스스로를 옭아맨 셈이 됐다. 이는 그간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쿠데타 모의와 정치적 반대파 ‘수거’ 계획이 담긴 수첩의 소유자 노상원(전 정보사령관)의 구속 기간도 연장됐다.
그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원격 조종 자폭 조끼’를 비밀요원 제거용으로 활용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언론 보도(〈아주경제〉)에 따르면 해당 장비가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잔혹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구속 만료를 앞둔 군 사령관들 가운데 여인형(방첩사), 문상호(정보사)도 추가 기소돼 구속 기간이 연장됐다. 박안수(계엄사령관), 이진우(수방사)에게는 관련자 접촉 금지 등 조건을 붙인 보석이 법원에 의해 허가됐다.
주요 주모자들의 북풍 공작 의혹이 일부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적잖은 진전이다.
지난 14일 특검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백령도 부대, 경기도 포천 드론작전사령부, 드론작전사령관 김용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조작하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투입한 정황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 북한에 총 10여 차례 무인기를 보냈다는 내부 보고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은 윤석열이 직접 드론사에 평양 무인기 투입 준비를 지시했다는 현역 장교의 진술도 확보한 바 있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을 의미)’의 지시라고 했다,” “국방부와 합참 몰래 추진하라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드론을 일부러 노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드론사는 추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전단통을 장착한 개조 드론을 투입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 가능성이 항상 존재했다,” “드론사가 3D 프린터로 전단통을 제작해 무인기를 통해 평양에 투하했다”는 증언도 있다.(앞선 현역 장교의 녹취록)
구속되거나 보석 중인 자들 외에도 군 내부에 쿠데타에 가담한 장성들이 더 있다는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특검은 최근 군 검찰로부터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중장) 원천희 사건을 이첩받았다. 원천희는 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 2일, 김용현 및 문상호(정보사)와 만나 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인형(방첩사)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었으며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일부 드러났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은폐 과정에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쿠데타 미수 직후 군 장성들이 ‘외환’ 혐의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현행법상 군사 작전이 쉽게 처벌받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 앞으로도 수사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어디까지 이뤄질지는 향후 특검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가짜 국무회의 회의록을 작성한 한덕수, 언론사 단전·단수 등 계엄 지시 사항을 ‘멀리서 봤다’고 진술한 이상민, ‘밥이나 한번 먹자’며 안가 회동을 해명한 박성재·김주현·이완규 등 윤석열 하에서 움직였던 쿠데타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들의 거짓 해명 역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또한 추경호, 나경원 등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과 통화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 불참하도록 유도해 계엄 해제를 방해한 정치인들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경찰은 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박현수를 포함해 쿠데타 가담 혐의 피의자 57명에 대한 수사도 특검에 이첩했다.
국정원과 검찰
한편, 쿠데타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국가정보원과 검찰에 대한 수사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 국정원장 조태용은 해병대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해병 특검 조사를 받고 있지만, 쿠데타 가담 혐의와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조사를 받지 않았다. 특히, 조태용 개인을 넘어 국정원 조직 자체의 가담 여부에 대한 수사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조태용은 윤석열이 쿠데타 당시 정치인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고 폭로한 국정원 제1차장 홍장원을 음해하고 경질한 인물이다. 그만큼 조태용 휘하에 쿠데타 계획에 연루된 국정원 관계자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까지 국정원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심우정과 대검 차장 이진동, 그리고 이들 휘하의 검사들에 대한 수사도 시급하다. 특히 심우정은 지귀연 판사와 함께 윤석열을 석방한 인물로, 그 덕분에 윤석열은 변호인을 통해 쿠데타 가담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증거를 인멸해 왔다. 심우정은 마약 밀매 무마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애초에 검찰이 선관위 서버 탈취 임무에 동원된 사실과, 이를 은폐하고 김용현 등 쿠데타 핵심 인사들을 다른 수사 기관의 조사로부터 보호한 혐의 역시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비록 심우정 등 일부 인사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더라도, 쿠데타 기도와 그 은폐에 가담한 인물들을 방치한다면 검찰 개혁도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은 없는 해프닝이 될 수 있다.
사법부에 대한 수사 역시 미진해 보인다. 윤석열을 석방한 판사 지귀연은 여전히 윤석열과 김용현 등의 사건을 심리 중이다. 대선 직전 이재명 당시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려 했던 대법관 조희대와 그 측근들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특검 수사가 아무리 진척되더라도 판결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위치와 의지를 갖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김건희 특검이 신청한 ‘김건희 집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과 ‘건진법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법무부 관할인 서울구치소의 비협조로 윤석열의 강제 구인이 좌절되며 특검 조사 거부가 길어지고 있다.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와 권한을 가진 특검’이라는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쿠데타 수사는 여전히 주도자들과 공범들의 전모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태효를 구속하라
해병 특검은 7월 11일,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김태효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수사 방해·외압 의혹을 조사했다.
김태효는 2년 전 자신이 했던 발언을 뒤집어, 윤석열이 채 해병 수사와 관련해 언성을 높이고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윤석열이 해당 사건을 무마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며, 당시 자리에 있던 김용현·조태용 등도 이에 공모해 거짓 해명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태효에 대한 수사는 단지 채 해병 사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인 12월 4일 새벽 2~3시 사이,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필립 골드버그와 통화하며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쩌면 그는 미국 CIA 이중첩자일까?)
이 통화는 당시 대통령 당선자 신분인 트럼프에게 쿠데타에 대한 미국의 지지 또는 엄호를 요청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김태효도 쿠데타를 지원한 핵심 인물인 것이다.
윤석열이 탄핵된 이후에도 김태효는 국가안보실 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관세·한미동맹·조선업 문제 등 전반에 걸친 협의를 진행했다.
김태효가 2023년 6월 1일 강원도의 북파공작원 훈련장을 찾아 훈련을 참관한 사실도 알려졌다. ‘장군도 본 적 없는’ 극비 시설과 훈련을 외교 책임자가 직접 본 데 대한 해명도 석연치 않아, 이때부터 쿠데타 혹은 이에 준하는 비밀 작전에 북파공작원을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해당 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현직 장교가 2023년 12월부터 김태효 휘하인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김태효는 지금까지 수사망을 피해 뻔뻔한 거짓말(과 교활한 시인)을 이어 왔다. 그를 구속 수사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처벌하고, 남아 있는 쿠데타 잔당들도 철저히 색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