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윤 어게인’ 부정선거론자 품으며 더 극우화하는 국힘

국민의힘에 ‘윤 어게인’ 부정선거론자 전한길이 입당했다. 쿠데타 옹호 극우가 국힘에 대놓고 침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지율 하락 속에서 흔들리던 국힘은 8월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됐다.

정권 교체 후 국힘 지지율은 급속히 하락해 왔다. 국힘은 중도보수층을 붙잡으려고 혁신위원회를 꾸려서 계엄·탄핵과 선을 긋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친윤계인 현 지도부에 반발한 안철수가 취임 하루 만에 혁신위원장을 사퇴했다.

전한길을 불러들인 것도 현 지도부다. 7월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 극우 단체(리셋코리아운동본부) 발대식과 토론회에 국힘 비대위원장 송언석, 전 당대표 김기현, 윤상현, 장동혁, 김민전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한길은 국힘이 윤석열을 내친 것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어게인’ 당론 채택을 국힘에 촉구한 것이다.

윤석열-국힘-거리극우 커넥션이 다시 작동됐다. 이번에는 미국 극우도 끼어들었다

다음 날 장동혁이 국힘 혁신 방안 토론회에 또다시 전한길을 불렀다. 장동혁은 8월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하며 당내 비윤계 숙청을 다짐했다. 장동혁은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에 찬성 투표를 했었는데, 직후 돌변해 윤석열 탄핵·체포·구속에 일관되게 반대했다. 한남동 관저 앞 체포 저지 의원단 성원이었다.

전한길은 윤석열 지지자를 당대표로 밀겠다고 선언했다.

때마침 ‘윤석열 어게인’과 중국에 의한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이 방한해 쿠데타 지지 극우에 새 결집점을 제공했다. 방한 직전 여론의 지탄이 두려워 초청을 취소했지만, 모스 탄을 공식 초청한 것은 오세훈의 서울시였다.

모스 탄은 방한하자마자 구속된 윤석열 접견을 시도했다. 내란 특검 측이 접견을 금지하자 윤석열은 절절한 구애의 편지를 전한길을 통해서 모스 탄에게 보냈다.

또다시 윤석열-국힘-거리극우의 커넥션이 작동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극우가 그 커넥션의 일부로 끼어들었다.

윤석열 파면, 대선 패배, 윤석열 재구속 등 연이어 패배한 ‘윤 어게인’ 세력들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모스 탄에 열광했다.

모스 탄 개인의 보잘것없음만 보고 한·미 극우가 공개적으로 커넥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모스 탄과 연계된 한국계 미국 극우 인사들인 애니 챈, 미셀 박 스틸(전 공화당 의원), 영 킴(현 공화당 의원) 등이 주장하는 반중 부정선거 음모론은 트럼프의 백악관 내에도 동조자들이 있다. 트럼프 정부 내에서 영향력이 큰 파시스트 스티브 배넌도 그중 하나다.

모스 탄의 윤석열 접견 시도 이후 내란 특검은 윤석열 강제 구인 시도를 중단했다. 경찰이 모스 탄의 (이재명에 관한) 허위 발언을 수사한다고 했지만, 모스 탄은 아무 제지나 조사도 받지 않고 유유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극우는 트럼프의 관세 인상 협박도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경제 제재라고 선전하고 있다. 모스 탄이 귀국 전날 서울역 집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끝이 좋지 못할 것”이라며 계속 싸우라고 독려하자 극우 시위대는 “USA”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지지율 저조

이 흐름 속에서 전한길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 한동훈·안철수·김용태 등은 전한길의 출당을 요구했다.

혁신위원장 윤희숙은 친윤계 2선 후퇴를 주장했다가 “다구리를 당했다”며 우는 소리를 했다.

송언석이 전한길의 발언을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극우를 끌어들여서라도 당권을 사수하려는 친윤계가 전당대회 전에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다.

국힘의 내분과 극우를 끌어들이는 것, 두 모습 다 떨어지는 지지율 때문이다. 조사에 따라서는 15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어느 조사든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이다.

대선에서 전통적 지지층이 나름 결집했지만, 대선 패배 후 지지층이 이완됐고, 이후 국힘은 강성 우파 지지층도, 중도보수층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힘은 대선에서 중도표를 얻으려고 윤석열을 탈당시켰지만, 정작 후보는 쿠데타를 비호한 극우 김문수였다(김문수도 당 대표 도전을 며칠 전 선언했다). 계엄·탄핵과 단절하겠다지만, 친윤계가 당을 장악하고 쇄신 같지도 않은 쇄신조차 막고 있다.

반윤계라고 조금 나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시절 업무상 알게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사실이 드러나 의원직을 사퇴했던 신자유주의자 윤희숙을 혁신위원장에 앉혀 놓고 뭘 혁신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정권을 잡고서 생계비 위기를 악화시킨 자들이 얼마 되지도 않는 민생 지원금 지급마저 반대하는 등 사람들의 눈밖에 날 일만 하고 있다.

이제는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해병대원 특검 모두에서 의원단 절반 가까이가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내란 특검은 윤석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체포 저지 ‘생쇼’를 했던 국힘 의원 45인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게서 넘겨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모스 탄이 방문해 숨쉴 틈을 열어 주자, 친윤계는 다시 거리 극우의 힘을 빌리려는 것이다.

전한길이 친윤 대표가 뽑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이 기회를 극우가 주류 정치로 더 밀고 들어가는 기회로 삼겠다(“극우의 주류화”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윤석열의 조사·재판 거부를 누구도 어쩌지 못하고, 검찰은 여전히 내란 수사의 무풍지대인 것에서 보듯이, 국가 기관 내 쿠데타 가담·지지 세력 숙정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인데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가령 7월 22일 서울중앙지법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고, 그에 관해 거짓말을 해 온 드론사령관 김용대의 구속영장을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기각했다.

쿠데타 청산이 더디고 지지부진하면 우익은 곧 기운을 회복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메랑, 보수층 껴안기

이재명은 통합과 실용을 앞세워 중도보수층을 껴안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일원을 내각에 유임시키고, 선거 때 손잡은 보수 인사를 중용하고, 한미동맹과 기업 살리기 등 우파 의제를 차용하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은 종교계 수사 절제를 촉구하는 정신 나간 논평을 냈다. 개신교 극우가 쿠데타 지지 세력의 중요 축인데 말이다.

이런 일들은 단기적으로 국힘을 고립시키는 듯 보이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우파의 원기 회복을 돕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우파의 주장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고 숙정이 무르면 우파는 자신들이 옳았다는 주장을 굳히게 되고, 미국과 기업주의 이익 문제가 ‘개혁’ 정부의 약점임을 더 분명히 알게 된다.

지금 기업주들은 반년간의 정치 불안을 가라앉혀야 이윤 생산에 매진할 수 있다고 보고 중도·실용을 말하는 정권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기업주들은 정권에 대한 태도를 달리할 수 있다. 미국이 간섭할 수도 있다. 국힘과 극우, 그리고 국가기관 내 쿠데타 지지 세력은 그런 상황을 기다리며 버티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사회대개혁’의 주적이다. 결국 쿠데타 세력 척결과 ‘사회대개혁’은 별개가 아니다. 전자가 해결됐으니 후자만 중요하다는 식의 생각은 단견이다. 둘은 연결돼 있고, 쿠데타 세력을 어떻게든 약화시켜야 개혁 투쟁도 전진할 수 있다.

그러니 이재명의 극우 인사 대통령실 기용이 (자진 사퇴 했다지만) 대중에 대한 배신인 것이다. 극우에 맞서고 개혁을 요구하는 대중 자신의 행동이 일어나야 한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