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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내란세력’과 그 ‘방패’ 조희대, 이재명 지키기로는 막을 수 없다

대법원장 조희대는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정부 여당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연휴 내내 보여 주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올해 3월 대법관 한 자리가 빈 뒤로 200일 넘게 후임 제청을 미루던 조희대는 8월 18일 후보를 서면으로 제청했었다.

다분히 의도된 듯한 시점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이튿날이자 여권의 분열이 절정에 달한 때였다. 장동혁은 ‘올공’ 시위에 현역 의원 18명과 당협위원장들을 동원하며 기세를 높였고 곧이어 반대파 의원 4명을 윤리위에서 징계하며 장악력을 회복했다.

이렇게 조희대가 정상 절차를 통해 추천된 인사들의 제청을 미루는 사이, 그 부하들은 추천된 인사들에게 사퇴 의사를 묻는 개별 연락을 취했다. 법기술자답게 헌법과 법률의 여백을 이용해 자기 입맛에 맞는 후보를 대법관에 임명하려고, 청와대와 조율하던 관행도 깨며 도발을 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법관 제청을 거부하면 대법관 공석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고 동시에 자기 재판을 피하려고 대법관을 고른다는 극우의 공세에도 방증을 제공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희대의 재제청 요구 거부 이후 9월 28일 국민의힘(국힘) 대표 장동혁은 “조 대법원장이 선택할 길은 딱 하나, 바로 이재명 재판 재개”라고 주문했다.

조희대의 대법원은 2025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당시 대선 후보 이재명의 선거법 사건을 배당 9일 만에 전원합의체 판결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관련 기사: ‘군사 쿠데타 세력 방어의 전위, 조희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판결을 통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신뢰성과 이미지에 먹칠을 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새 정부가 출범해도 대통령 재판 재개라는 낙인을 찍어 둔 것이다.

그래서 극우에게 이런 대법원장은 방패이자 무기가 돼 왔다. 국힘은 재제청 거부를 “헌법을 지킨 결단”이라고 추어올렸다. 장동혁은 같은 날 이재명에게 스스로 물러나든 국민이 끌어내리든 할 것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지방선거 이후 세력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이는 여권 분열을 격화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극우는 ‘올공’ 시위 등 기층을 동원해 사기를 높였다.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며 부정선거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한 여권 내 이견이 차기 총선 공천권(당대표 선거)과 맞물려, 여권 내분이 격화됐다.

반면 장동혁은 사퇴 압력을 받던 처지에서 당내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여유 있는 태도로 국힘을 진두지휘하는 자로 자리잡았다. 거리 시위와 제도권 내 책략이 서로를 강화하는 역학이 작동했는데, 장동혁 자신이 이를 연결하는 구실을 톡톡히 했다.

자신감뿐 아니라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한 국힘은 파상공세를 펴며 지금은 우크라이나 포로 입국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 등을 자신에게 유리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희대의 대법관 제청은 ‘내란 청산’ 재판과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의 운명도 가를 수 있는 승부수가 되고 있다.

민주당이 조희대를 막을 수 있을까?

민주당은 대선 전부터 여러 차례 조희대 탄핵을 거론해 왔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당 대표 김민석은 8월 20일 “조희대 씨는 이미 충분히 탄핵당할 자질과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올해 3월 25일 범여권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에 의원 112명이 발의(서명)했다”고 밝혔다. 발의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 1을 넘긴 숫자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소추안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대선 전에는 ‘역풍’을 우려해 못 하고, 취임 후 지지율이 높던 때에는 괜한 평지풍파로 정국 안정을 해칠까 봐 못 하고, 이제는 실패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까 봐 못 한다.

청와대는 헌법재판소가 조희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고 우려해, 권한쟁의심판에도 선을 긋고 있다고 한다.

이 자신 없음은 민주당의 근본적 성격과 이재명 정부의 노선 모두에서 비롯한다.

민주당은 극우를 막겠다고 하지만, 계급 지배 질서를 지키려는 목표는 극우와 공유하는 자유주의 자본가 정당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윤석열의 쿠데타 직후부터 내세워 온 ‘국가 정상화’는 자본주의적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표현이기도 했지만, 쿠데타에 가담한 국가기구들을 흔들지는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그래서 국가기구의 한 축을 크게 흔드는 일 앞에서는 늘 한 걸음 물러선다.

그런 식으로 지배계급과 이른바 중도보수층의 신뢰를 얻으려다 지방선거도 실패했고, 내란 청산이 지지부진해졌고, 얼마 못 가 내란 청산 ‘피로감’ 운운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니 쿠데타 세력에게 관대했던 사법부 지휘부를 건드릴 명분과 동력도 스스로 줄어들었다. 조희대 탄핵 카드가 말로만 나오는 이유다.

이런 노선은 정치 일반에서도 실패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ARS 여론조사(9월 22~23일)에서 국민의힘은 39.4퍼센트로 민주당(38.7퍼센트)을 앞섰다. 조사기관은 민주당 인기 하락의 한 원인으로 재제청 거부 사태 여파에 따른 40대 이하와 중도층의 이탈을 꼽았다. 중도보수를 붙잡으려고 머뭇거렸는데, 그 머뭇거림이 기존 중도 지지층마저 떠나게 하고 있다. 그 사이 극우는 대통령 재판을 다시 열라고 공개 요구할 만큼 대담해졌다.

그런데도 주요 좌파는 이런 극우에 맞서는 데서 민주당과 공조를 하고 있다.

진보당은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의 사퇴를 촉구했다. 촛불행동은 더 나아가 “민주당은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탄핵을 주문했다. 민주당과 이런 공동 입장 표명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상의 행동, 특히 아래로부터의 동원을 그런 공조 때문에 하지 못한다는 데 진정한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평지풍파를 일으킬까 봐 무서워서이고, 이 소심함은 자신들의 노선과 계급적 기반 때문이다.

극우와 그들의 가장 효과적 무기인 조희대를 좌절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민주당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대중 자신의 급진적 행동이다. 이재명의 중도보수 확장 노선은 내란 청산에서뿐 아니라 노조법 후퇴, 이란 전쟁 파병 검토, 국가보안법 수사에서도 개혁 염원을 배신하고 노동계급과 좌파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극우에 맞서는 과제가 이재명 정부를 지키는 운동으로 좁혀지면, 극우에 맞설 힘은 오히려 그만큼 줄어든다.

조희대와 국힘의 공세에 이토록 취약해진 것은 이재명 정부가 자초한 결과다 ⓒ출처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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