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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국정 안정’, 누가 해치나. 우리가 성취해야 할 목표인가?

지난 연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국정 안정” 목소리가 커졌다.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한 뒤,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월 2일에 열린 정부 시무식에서도 최상목은 다시 한번 국정 안정을 강조했다.

다른 각료들, 대통령실, 국민의힘 등은 최상목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국정 안정”을 위해 최상목과 타협했다. 대통령실은 항의의 뜻으로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가 최상목의 무마로 복귀했고, 국민의힘도 최상목에 대한 비판을 멈추고 “국정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국정 안정’을 위해 최상목과 타협하는 것은 우파에게 결집의 기회를 주는 일이다 ⓒ출처 기획재정부

이들의 행태는 적반하장이다.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 기도에 동조하거나, 아무 소리도 못 하고 방관하며 불안정 증폭에 일조하던 자들이 뒤늦게 국정 안정을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쿠데타야말로 국정 안정을 위한 대책이었다는 주장도 여전히 굽히지 않는다. 예컨대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은 여전히 “국정 안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민주당의 탄핵안 무한 남발로 인한 정부 기능 마비 사태”라며 윤석열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군사 쿠데타가 “내란이나 다름없는” 야당의 “입법 독재”에 맞선 “정당한 통치 행위,” 즉 국정 안정 방안이었다며 말이다.

이 자들이 말하는 ‘국정 안정’은 결국 경제 위기 속에서 대중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온갖 나쁜 정책들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도 “국정 안정”을 말하며 최상목과 타협하고 있다. 최상목이 헌법재판관을 전부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를 무시한 것이고, 김건희 특검법이나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윤석열을 방어하고 나선 것인데도 말이다. 또,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 시절에 제안했던 ‘국정안정협의체’를 최상목, 국민의힘과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물론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 인용과 수사·처벌이야말로 진정한 국정 안정 방안이라는 주장도 계속한다. 윤석열 탄핵 인용과 수사·처벌은 대중의 염원이고 최대한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지당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신들이야말로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능력이 있다는 점도 지배계급에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최근 정부와 국민의힘에 협의를 제안하며 총공세를 자제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런 타협적인 태도는 우파에게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기회를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실제 민주당이 잠시 용인했던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는 시간 끌기에 나섰고, 그 사이에 윤석열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며 우파 결집을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정 안정”을 위해 협의한다고 해도 경제 위기 상황이 조기 해결되기 힘들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초 130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연말로 오면서 1470원대까지 13퍼센트가량 급등했다. 이는 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물론 윤석열의 쿠데타 미수 이후 투기 세력들이 원화를 공략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기기도 했을 것이다.

여야 협의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자리잡고 있다 ⓒ출처 국민의힘

그러나 최근의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의 일부이다. 조만간 시작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이 낳을 변화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발표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게 주된 원인이다.

특히, 한국은 국제 무역 질서의 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환율 상승폭이 컸다. 최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퍼센트로 낮춰 잡았는데, 내수 부진이 지속될 뿐 아니라 수출마저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정국 불안이 완화한다고 해도 달러-원 환율의 되돌림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윤석열은 군사 쿠데타라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좌파와 노동운동을 탄압하며 이 위기에 대처하려 했지만, 오히려 불안정을 증폭시켰다.

설사 윤석열 탄핵과 구속으로 쿠데타 기도가 일단락되고 조만간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국정 안정’은 요원할 것이다.

노동계급이 자신의 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일 뿐 아니라, 경제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서민층의 삶을 방어하는 유일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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