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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 쿠데타 위해 위험천만하게도 NLL 도발했다

윤석열 친위 세력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려고 북한에 국지전 도발을 감행해 왔음이 계속 폭로되고 있다. 10월 초 평양에 침투시킨 무인기가 대표적이다.

며칠 전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위험한 도발을 감행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화약고라 불러도 손색없는 아주 민감한 수역에서 윤석열 일당이 무모한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내부의 적’, 즉 국내 노동운동과 좌파를 칠 명분을 만들려고 말이다.

12월 23일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의 수첩에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가 있음이 폭로됐다. 노상원은 쿠데타 계획 수립에 깊숙이 관여한 자다.

정보사령부는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는 기구다. 쿠데타 세력은 정보사를 통해 파악한 정보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는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북풍’을 노리고 벌인 무모한 도발. 6월 서해 NLL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는 해병대 ⓒ출처 해병대사령부

실제로 한국군은 3월과 11월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서북도서증원훈련, 방어훈련을 벌였다. “당시 훈련은 … 실전과 같은 행동화 훈련 위주로 진행됐다. 북한군이 대응에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한겨레〉, 12월 24일 자)

특히 6월,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시킨 뒤 곧바로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대규모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그 사격 구역은 2010년 연평도 상호 포격 사태 당시 한국군의 표적으로 설정된 사격 구역과 유사했다. “이 정도면 북한군의 반응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고 도발 징후도 없었다.”(군 관계자, MBC의 12월 23일 자 보도)

드론으로 격추

그럼에도 윤석열은 포기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지난 10월 말~11월 초께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의 협조를 받아 백령도 일대에서 북한 쓰레기 풍선을 레이싱 드론으로 수차례 격추했다.”(〈한겨레〉, 12월 26일 자)

알면 알수록 소름 끼치는 일이다. 서해 NLL은 적법한 해상경계선이 아니어서 항상 불안한 곳이다. NLL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미군 함정들이 이북으로 항해하지 못하게 하려고 유엔사령부가 선포한 선일 뿐이다. 그래서 NLL 수역은 휴전 뒤에도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1999년 서해 교전에서 2010년 연평도 상호 포격 사태까지 연이은 충돌이 대표적 사례다. 그로 인해 많은 남·북한 청년들이 희생됐다.

그런 바다에서 국지전 도발을 획책한 것은 정말 무모한 짓이었다. 또다시 수많은 병사들이 죽거나 다칠 뻔했다. 윤석열과 그 일당은 평범한 청년들의 희생을 냉소적으로 전혀 개의치 않는 자들이다.


북한 정부는 왜 맞대응을 자제했을까?

이처럼 윤석열은 평양 무인기 침투, 서해 NLL 포격 등 북한을 상대로 국지전 도발을 여러 차례 감행했다. 그렇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은 맞대응하지 않았다.

10월 7일 조선로동당 총비서 김정은은 공개 연설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우리[북한]를 건드리고 있[는]” 한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 관리 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하라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말했다.

북한 관료들은 필요하다면 강경한 수단도 서슴지 않고 동원해 왔다. 이 점은 2002년 서해 교전이나 2010년 연평도 상호 포격 사태 등에서 경험한 바다.

1997년 ‘총풍 사건’처럼 때로 한국 지배자들과 더러운 거래도 했다. 영화 〈공작〉(2018년)이 그때의 ‘북풍’ 공작을 다루고 있다(관련 기사).

이번에 김정은 정권은 훨씬 더 커진 판돈을 고려해 윤석열의 도발에 일단 대응하지 않은 듯하다. 10월 7일 연설에서 김정은은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이 균형이 무너지면 전쟁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김정은은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간 갈등으로 최근 한반도와 그 주변에 긴장이 부쩍 높아져 온 상황을 의식했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국 적대를 강화하며 아시아-태평양 전선에서 공세를 펴 왔다. 중국군도 지난 5월과 10월에 대대적인 대만 포위 훈련을 잇달아 벌였다.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 군함을 동원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무력시위를 계속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반도에서의 작은 충돌도 연쇄 효과를 내며 판돈을 키우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북한은 6월에 러시아와 새 군사 조약을 맺으며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가 쓸 무기를 대거 수출하고 러시아에 인력을 파견한 정황도 있다.(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듯이 북한이 전투병까지 러시아에 파견했다는 증거는 없다.)

북한의 동맹인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기에, 한반도에서 예기치 않은 사태가 벌어져 자신들의 자원이 분산돼야 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에 관한 러시아 정부의 주된 메시지도 현상 유지가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것이다.

윤석열의 도발에 직면한 북한 김정은 정부도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해 이익을 얻는 데 집중한다는 우선순위, 또한 남·북한의 국지적 충돌이 자국 안보에 미칠 파장과 그에 따른 부담 등을 고려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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