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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의 선동에 결집하는 극우

12월 31일 윤석열 체포영장과 대통령실 수색영장이 동시에 발부되자, 극우 선동가 전광훈은 지지자들에게 모두 서울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으로 집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고성국, 신혜식 등 유명 극우 인사들이 일제히 호응했다.

극우 시위대는 즉시 관저 앞으로 몰려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지금까지 3박 4일 동안 물러서지 않고 있다. 1월 2일 아침에는 국민의힘 의원 윤상현과 김민전이 방문해 극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윤석열을 찬양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자신이 관저 앞 시위대를 선동했다. 1월 1일 밤 시위대에게 일일이 반포한 서한에서 윤석열은 “유튜브를 통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시위대를 격려하고,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에 맞서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해 자신이 극우 세력의 지도자임을 확인시켜 줬다.

지금 국민의힘 권영세·권선동 지도부와 나경원 등의 말도 극우적이 됐다.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 미수 이후 우파의 더한층 우경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체포를 막으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극우 시위대 ⓒ조승진

윤석열 정부와 극우

사실 윤석열은 임기 내내 극우와 밀접했다. 극우와 연계된 인물들이 내각과 정부기관들에 발탁됐고, 윤석열·김건희는 대통령 취임식에 유명 극우 유튜버들을 대거 초대했다.

이들은 이번 쿠데타 기도에도 앞장서거나 적극 동조했다. 모두 친미·반공주의 관점에서 극단적 자유시장 자본주의 수호를 외쳐 왔기 때문에 상당수가 옛 전경련(현 한경협)이나 경총 등 재계의 후원을 받아 활동한 전력이 있다.

국방부 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대통령실 안보실장인 신원식, 현 노동부 장관 김문수 등은 모두 전광훈과 손잡았던 인물들이다. 계엄 지휘자인 김용현의 현재 변호인단은 전광훈의 변호인 출신자들이다.

김문수는 전광훈과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공동 대표까지 맡았었다. 윤석열의 45년 지기이자 검사 출신인 석동현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시절에 도를 넘은 친일 발언을 했다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 국민의힘을 탈당해 총선에서 자유통일당 후보로 출마했다. 석동현은 지금 윤석열의 변호인단을 총괄 대표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 김영호, 문화체육부 장관 유인촌, 윤석열의 친미·친일 외교를 실무 지휘한 국가안보실 차장 김태효 등은 뉴라이트 극우들이다.

윤석열은 지난해 정부 주요 역사 기관장에 차례로 뉴라이트 극우들을 앉혀 ‘역사 전쟁’을 벌였다. 방송통신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된 극우 인물들은 반민주적 정책들의 선봉대 구실을 했다.

외곽 조직들

윤석열 정부하에서 주목받는 외곽 극우 조직은 지식인 중심의 한국자유회의와 거리 우익을 대표하는 전광훈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다.

한국자유회의는 박근혜 퇴진 운동 한복판에서 촛불 운동을 “공산전체주의 반국가세력”이라고 부르며 결성됐다. 노재봉 등 올드 라이트 극우와 현 정부에 진출한 김태효, 김영호, 이영훈 등이 손잡았다.

거리 우익은 윤석열이 어려울 때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광기 어린 대규모 집회를 열어 왔다. 이를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자유마을 등은 동원력을 갖춘 전국 조직이다. 이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는 친미 기독교 근본주의와 반공주의를 결합시킨 극우 노선을 추구하는데,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지지한다.

뉴라이트 극우 지식인들이 정부 요직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주류화를 꾀했다면, 전광훈은 자신의 정당(기독자유당, 자유통일당)을 의회에 진출시키려 해 왔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윤석열을 돕자며 국민의힘 입당 전술도 병행했다.


우익의 과격화(극우로)

최근 한국 우익 진영의 과격화에는 복합 위기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장기 침체 속에서 미·중 갈등 등 제국주의간 경쟁이 고조되며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각국, 특히 친서방 나라들에서 정치 위기를 낳았다.

극우와 윤석열 정부가 노골적 친미·친일 노선과 신자유주의적 긴축 정책 추진, 정치적 반대파들을 ‘친중·친북’,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척결 대상으로 삼는 것 등에서 한통속이었던 것은 이런 위기에 대한 우익적 반응이었다.

국내적 맥락에서도 한국 우파는 과격해졌다. 최근 계기는 2016~17년 박근혜 탄핵이었다. 우익은 집권 보수당(지금의 국민의힘, 당시 새누리당)이 분열해 정치 권력을 친북 좌파에 넘겨 줬다며 분노해 왔다.

당시 거리 우익 상당수는 계엄 선포를 주장했다. 그중 고위 장교 출신들은 김관진 등 군부와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은 당시에 비상계엄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황교안·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당 전체를 거리 극우 집회로 끌고 갔다. 이때의 극우화는 2020년 총선 참패로 중단됐다.

좌우 양극화

윤석열이 집권하자 다시 극우화로 시나브로 기울어 왔는데, 이번 쿠데타 기도가 우익을 다시 한 번 과격화시키고 있다.

실로 수십 년 만에 좌파를 진짜로 싹 쓸어 버리겠다고 행동하는 지도자가 나온 것이다. 극우 단체들은 윤석열의 계엄 선포문, 12·12 기자회견문 전문을 인쇄해 거리에서 뿌리고 있다.

미국의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 지지와 109석이나 되는 여당의 버티기는 거리 우익의 사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그리되면, 군부·경찰·국정원 등 억압 기구 내 우익도 사기를 회복할 수 있다.

여당의 버티기 뒤에는 좌우 양극화 현실이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25퍼센트 정도가 계엄 지지, 탄핵 반대, 윤석열 처벌 반대에 일관되게 답하고 있다. 여당이 시간을 벌려고 버틸 만한 구석이다. 이는 박근혜 탄핵 때와 다른 모습이다.

요컨대, 윤석열 퇴진 운동은 과격화하며 결집하고 있는 우익과 국가 권력을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 시스템은 더 불안정해지고, 투쟁에 걸린 판돈은 더 커지고 있다.

윤석열 퇴진 운동이 더 단호하고 대담하게 맞불을 놓고 우익의 기를 꺾어야 하는 이유다. 노동계급의 참여를 독려해 집회 규모를 더 키워야 하고, 특히 파업들이 호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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