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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운동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계속되는 정부의 친기업·반노동 정책
민주당은 타협할 생각 하지 마라

윤석열의 쿠데타 미수 이후 정부·여당이 심각한 위기 속에서도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한덕수는 양곡관리법 등 개혁 입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12월 16일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50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낮추고 공제액을 크게 높이는 등 부자 감세를 하려 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2월 10일 금융투자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며 이미 부자 감세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것으론 부족하다며, 당시 부결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12월 10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부자 감세법과 함께 반도체 기업들에 거액의 세액 공제를 하는 반도체특별법을 3년 연장하는 합의도 했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다며 양당은 반도체 기업 세액 공제율을 5퍼센트포인트 더 상향하는 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기업주·부자 감세는 노동자 등 서민층에 대한 재정 긴축 강화로 돌아올 것이다.

국민의힘과 기업주들은 반도체특별법에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을 예외로 하는 개악도 요구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반도체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말이다.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넣는 것은 반대하면서도 근로기준법에서 특별연장근로제 요건을 완화(52시간 이상 근로를 허용)하는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권이 계속되며 정부·여당이 온갖 반동적인 짓을 하는데도,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쟁점 없이 합의할 만한 110개 법안을 연말연초에 통과시키겠다고 한다.

“민생”을 내세우고 있는데, 실상 추진하는 법안들의 상당수는 기업주들의 ‘민원’을 들어 주고, 그들의 이윤을 지원하는 것들이다. 이미 1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AI의 악용 우려에 대한 규제는 부족한 채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AI 기본법 등이 통과됐다.

앞서 언급한 반도체특별법 외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 기업 감세 법안인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안 등이 여야 합의하에 일사천리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민주당은 기업주들뿐 아니라 개혁 염원 대중의 환심도 사려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민생 10대 입법을 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화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제인 안전운임제 재입법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적용 대상이 소수의 품목과 차종에만 국한됐고, 적용 범위 대폭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노동자들이 요구해 온 노조법 2·3조 개정,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전면 적용 등은 빠졌다.

기업주들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법안 추진은 삼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처럼 기업주들과 타협할수록 친기업·친부자 정책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우파들의 기는 더욱 살아날 것이다.

반면 윤석열 정권과 함께 그 정권이 자행해 온 각종 악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퇴진 운동 참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함께 반(反) 노동 정책도 폐기돼야 한다. 12월 21일 서울 민주노총 결의대회 ⓒ이미진

이미 정부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경찰은 12월 26일 생존권을 위해 싸워 온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서이초 교사 사망 항의 운동을 벌였던 한국노총 전국초등교사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관저 앞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 3인에게 출두 요구서도 발부했다.

윤석열의 쿠데타를 비호하고 나선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는 최근 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해 노조 간부들의 활동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이 계엄 포고령을 통해 하려던 바, 즉 노동자 운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反)노동 정책 추진의 걸림돌을 약화시키려는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 퇴진 운동 참가자들은 윤석열 파면과 구속·처벌을 요구할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억눌러 온 사회·경제적 요구들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양곡관리법 거부권에 맞서 트랙터 시위를 벌인 농민들의 시위를 지지한 데 이어, 47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과 전태일 의료센터 등에도 후원금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명태균의 녹취를 통해 윤석열이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탄압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정부의 노동운동 공격과 친기업·반노동 정책에 맞서 저항이 커져야 한다. 민주당의 보폭에 맞춰 운동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악행에 맞서 노동자 투쟁과 연대를 풀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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