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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 체포 과정에서 드러난 몇 가지 주목할 점

윤석열 체포는 친민주주의 대중 운동의 압력이 국가기관들을 분열시킨 덕분이었다 ⓒ조승진

윤석열이 보름 넘게 체포영장 집행에 반발하다 마침내 체포됐다. 쿠데타 기도가 미수에 그친 지 43일 만이다. 대규모 운동이 국가에 가한 압력 덕분이었다.(더 자세한 내용은 ‘윤석열 체포 환영한다. 얼마 뒤 풀어 줘서는 안 된다’를 보시오.)

이 과정에서 국가 기관들 간 갈등이 날카롭게 표출됐다. 특히, 군대·경찰·경호처가 분열했다.

같은 국가 기관들 내에서도 분열이 있었다. 경호처는 막판에 분열하고 와해되다시피 해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할 수 없었다.

“무장한 자들의 특수 기구”(국가에 대한 레닌의 정의)가 분열하자 권력자들은 “유혈 충돌”이 일어날까 봐 크게 우려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은 경찰청과 경호처에 “상호 충분히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최상목의 지시는 사실상 경찰이 무력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기관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분열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지지하는 국가 관료와 정치인들이 국가 기관 곳곳에 여전히 포진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의 궁극적 목적은 지배계급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천대받는 사람들의 운동을 억압하고 분쇄하는 것이다.

경찰은 1월 15일 윤석열 체포에 병력 4000여 명을 동원했다. 그중 영장 집행에 투입된 인원은 1000여 명이었다. 나머지 3000여 명은 관저 앞 시위를 통제했다. 경찰은 극우 시위대뿐 아니라 윤석열 체포를 촉구하는 시위대도 통제했다.

또, 합참의장 김명수는 외환유치 수사를 강하게 반대했다. “외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군을 무시하는 행위다.” 무인기 평양 침투, 대북 확성기 가동, 오물 풍선 원점 타격 등은 군대의 정상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윤석열이 이런 일들로 유도한 “외환”을 빌미로 국내의 적을 분쇄하려 했는데도 군부는 자신의 통제력을 흔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국가 기관들이 서로 또는 그 내부가 갈등하고 분열할 때 어느 한쪽을 편들 게 아니라, 그 틈을 이용해 정권 퇴진 운동을 발전시켜야 한다.

극우

한편, 극우가 윤석열 방어를 위해 결집했고, 국민의힘은 급속하게 극우화했다.(또는 극우 본색을 급속히 드러냈다.)

윤석열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탄핵안 통과 직후, 극우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공수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완강하게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은 체포되는 순간에조차 극우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워 달라고 호소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도 윤석열과 극우 지지자들은 트럼프에게서 롤 모델을 보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는 4년 전인 2021년 1월 6일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극우로 하여금 폭력적으로 의회를 점거하도록 선동했는데도 4년 만에 귀환했다.

지금 윤석열과 극우는 반중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윤석열은 지난해 12월 12일 중국발 안보 우려를 계엄 선포 합리화의 근거로 들었다.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미국 항공모함과 국정원을 촬영하고, 중국산 태양광 시설들이 전국의 삼림을 파괴한다.”

극우는 관저 앞에서 트럼프가 즐겨 쓰는 ‘마가’ 모자와 비슷한 빨간 모자를 쓰고, ‘스톱 더 스틸’(선거 탈취 중단하라: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성조기를 흔들었다.

반중 메시지와 부정 선거론을 부각시켜 ‘트럼프는 우리 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트럼프의 측근 맷 슐랩은 지난달 14일 한국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윤석열을 만났다.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트럼프 진영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

물론 윤석열이 당장 부활할 공산은 크지 않다. 그 때문에 권력자들 내에서도 윤석열 없이 대선을 치르자는 쪽과 윤석열의 귀환을 바라는 쪽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이다.

경호처가 윤석열 체포를 저지할 의욕을 상실한 것은, 권력자들 내부에서 현재의 세력 저울추가 극우보다 윤석열 반대 세력에 기울어 있음을 반영한다.

그러나 윤석열이 당장에 부활하지 않더라도 좌우 격돌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다. 이미 그러고 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쿠데타 이전 수준을 회복한 듯하다.

미·중 간 경쟁과 한미동맹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로 촉발된 정치 위기 심화의 근저에는 국내적 요인뿐 아니라 대외적 요인, 즉 미·중 간 제국주의적 경쟁 문제도 깔려 있다.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흔들리는 인도-태평양 지배력을 재확립하는 데서 한국은 (일본과 함께) 핵심 우방이다. 윤석열은 임기 내내 한미일 공조 복원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전 한국 지도자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비판하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미국 의회조사국의 12월 23일 자 보고서)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한국과 미국은 특별한 관계다. 예를 들 것 없이, 한국이 존재하는 것은 미국의 도움 때문이라는 건 분명하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에 한국이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왜 중국에 집적대나. 그냥 ‘셰셰’ 하면 된다”).

윤석열은 쿠데타를 통해 자신의 서방 제국주의 지지 노선을 반대하는 국내의 적을 분쇄하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의 쿠데타 실패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에 일정 차질을 준 셈이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12월 3일 쿠데타 기도 미수 직후에 한미 관계를 점검하고 확인하려고 애썼던 것이다. 얼마 전에 방한했던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물론, 최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제국주의의 내부 갈등은 윤석열 탄핵 정국에도 대입시켜야 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이미 극우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트럼프가 공식 취임해 윤석열을 지지하고 한국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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