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맞서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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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우파와 극우 인사들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성공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국개혁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같은 극우 정당들은 트럼프가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재현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트럼프가 정치 지형을 우경화시키고, 인종차별과 여성 차별, 기후 위기 부인론, 국수주의를 부추긴 것에 감탄한다. 그들은 트럼프가 분열을 조장하여 득을 보는 것을 보며 본보기를 얻었다.
트럼프의 재임은 극우에게 자신감을 주고, 전 세계에서 자신들이 전진하고 있다는 확신을 키워 줄 것이다.
세계에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가장 강력한 나라의 대통령이 극우의 언어와 사상, 상징을 대표한다면, 극우의 사상은 권력 핵심부로 더 깊숙이 스며들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실제로 나타내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연속성과 단절을 모두 나타낸다. 트럼프가 나타내는 인종차별적 관념과 성차별적 관념은 트럼프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사회의 최상층에 있는 자들은 오래 전부터 그러한 관념들을 노동계급을 이간질하는 데에 동원해 왔다.
위로부터의 인종차별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자본가 계급은 항상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 시도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단절을 나타내기도 한다. 트럼프는 극우 사상의 심화를 나타내며, 분열의 정치를 극단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
이주민을 대거 추방하려는 그의 야망을 보라. 트럼프가 공언한 목표는 연간 100만 명을 추방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대가 그 ‘대규모 추방 정책’을 주도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주민·난민을 상대로 수십 년 이래 가장 인종차별적인 공세를 펴려 한다. 트럼프는 일단의 인종주의자와 반동주의자, 음모론자, 억만장자를 내각에 들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와 극우 세력의 현재 기세는 대중이 맞서 싸운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추방 정책에 맞선 거센 저항과, 이주민·난민을 방어하는 대규모 행동이 벌어져야 한다.
차별적 관념에 기초한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에 저항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거리 운동도 조직돼야 한다. 또,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대안의 축을 세우기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극우를 배양하는 이 시스템, 즉 자본주의 이윤 체제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 체제는 계급 분단을 핵심으로 하는 체제다. 이 체제에서는 경제·정치 권력을 쥔 권력자들과 기업주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체제다. 그리고 노동계급에게 참상을 안겨 주고, 인종차별적 관념이 판치는 것을 가능케 하는 체제다.
극우에 맞선 투쟁과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은 승리할 수 있다.
인종학살 공범 바이든 퇴임, 전혀 아쉽지 않다
조 바이든이 퇴임한다. 임기 말기에 바이든 정부는 민주당이라는 생명 유지 장치로 간신히 유지됐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에 좌파들이 보인 반응은 시사적이었다. 일부는 바이든의 차기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은 소수자들을 탓했다. 일부는 민주당이 바이든에게 너무 오래 매달린 것이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소수는 현실을 제대로 짚었다. 민주당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지배계급의 일부이고, 바이든은 그들의 일시적이고 노쇠한 하수인에 불과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종 학살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를 철저하게 무장시켜 미국 제국주의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대신 수행하게 했다. 바이든은 노동자들을 고통스러운 처지에 내버려뒀고, 미국의 사회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대표 구호로 광범위한 계급적 분노에서 득을 봤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미국은 이미 위대하다’며 현실을 부인했다. 그들의 실패가 트럼프에게 귀환할 기회를 줬다. 그러나 ‘학살 공범 바이든’의 유산은 민주당도 대안이 아님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