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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
최상목 내각을 지켜보며 냉가슴만 앓을 것인가

최상목은 윤석열이 체포되던 날까지도 체포를 지시하기는커녕 사실상 중립도 지키지 않았다.

그는 “충돌하면 책임 묻겠다”며 경찰의 체포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경호처와 경찰 양측 모두에게 경고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경호처는 전날까지도 무력 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평소 착용하지 않는 헬멧에 특수작전복을 착용하고 총기 가방을 멘 채 관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언론 카메라에 노출시켰다. 실제로 경찰은 방탄복 착용 등 무력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태에서 무력 충돌을 하지 말라는 것은 최악의 경우 체포를 포기하라는 뜻이었을 뿐이다.

예상치 못한 경호처의 내부 붕괴로 윤석열 체포가 이뤄졌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공수처와 경찰은 이번에도 빈손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컸다.

1차 체포 시도 당시에도 최상목은 직접 경찰에 수차례 전화해 경호처와 협조하라고 채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을 비호하고 그의 악행을 함께해 온 자들도 모두 물러나야 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최상목은 관저에 틀어박혀 농성하던 윤석열을 지켜 주려 이렇게 은근히 애쓴 한편, 윤석열이 추진하던 정책들을 지난 3주 동안 착실히 추진하려 해 왔다.

평소 윤석열이 “상목아” 하고 부를 정도로 그와 친밀한 관계였다는데, 이제 마치 유지를 이어받듯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를 이어 가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최상목이 윤석열 군사 쿠데타의 일부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 와서 자신은 계엄에 수차례 반대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윤석열이 계엄을 발표하고 돌아가는 길에 따로 건넨 쪽지는 “경황이 없어서 그냥 주머니에 넣었다”. 쿠데타 반대 의사가 분명했다면, 먼저 열어 보거나 물음이라도 던졌어야 마땅한데, 이는 오히려 은밀한 임무 수행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그 쪽지에는 국회를 대신할 비상입법기구 설치를 위한 예비비 편성 지시가 담겨 있었다. 최상목은 내용은 보지도 않은 채 부하 직원에게 “맡겨 뒀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임무 수행을 전달했다가 계엄이 해제되자 부랴부랴 거둬들였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최상목은 국회의 비상계엄 국정조사 출석도 거부했다.

그밖에도 권한대행이 된 이후 불과 3주 동안 그가 한 일들은 하나같이 영락없는 윤석열 노선 그 자체였다. 헌법재판관 ‘선택적’ 임명, 특검 거부권 행사,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반대 운동 압수수색, 고교 무상교육 국비 연장 거부권 행사, 한미일 동맹 강화 위한 미·일 외교관 접촉 등.

윤석열이 체포됐지만 이런 자가 앞으로 최소한 석 달 이상을 다른 쿠데타 잔당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도록 놔둬야 할 것인가.

여전히 여당 행세를 하는 국민의힘은 우파를 결집시켜 재기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선거권을 잃을 때까지만이라도 시간을 끌면 차기 대선도 해 볼 만하다고 보는 듯하다.

〈조선일보〉는 쿠데타 실패로 망신당하고 있는 군부를 야당과 떼어 놓으려고 군부의 불만도 은근히 자극하고 있다. “야권 권력은 군 전체를 이렇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1월 16일 자 사설)

윤석열 체포는 기쁜 일이지만, 지금 이 자들에게 온전히 재기할 여유를 줘서는 안 된다. 거리의 항의를 유지하는 한편, 윤석열 없는 윤석열 정부의 개악들에 맞서 노동자 파업 등으로 강력하게 저항해야 한다. 대중의 증오를 한몸에 받고 있는 윤석열만 제거하고 그의 정부가 처벌을 교묘히 모면하게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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