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잔꾀를 부리며 이란 전쟁 파병을 준비하는 이재명 정부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호르무즈해협 어귀인 오만만까지 넓히고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하는 파병 연장 동의안을 조만간 국회에 낼 계획이라고 10월 15일 보도됐다.

국방부는 이번에도 파병을 안 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고 “검토 중이나 세부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9월 초 해상초계기 등 군 자산 파병 검토가 보도됐을 때도, 아랍에미리트 현지조사단 파견이 드러났을 때도 똑같이 답했다.

이런 패턴은 정부가 파병 여부가 아니라 파병 형태(파병지, 파병 전력 등)를 고민하며 여론을 떠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보도는 한미 관계에서 잇달아 불협화음이 나오던 가운데 나왔다. 그 불협화음은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고, 6월 한미일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회의에서 한국 국정원을 배제하고, 정동영의 ‘구성 핵시설 발언’을 문제 삼으며 대북 위성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전 민주당 대표 정청래의 미국 비자 발급을 보류해 국정감사 방미를 무산시킨 것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미국을 향해 파병을 결코 접지 않았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은 한미동맹을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국익’)의 대들보로 여긴다. 그러나 하위 제국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의 지도자로서 한국의 독자적 이익을 추구하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관리하고자 한다.

예컨대 얼마 전 한국 컨테이너선이 처음으로 북극 항로를 왕복했는데, 이는 러시아의 협조 아래 가능했다. 한국 항구에서 선적된 경유 등 석유 제품이 대량으로 러시아에 공급된 직후였다.

러시아와의 협조 속에서 북극항로에 진출하고, 미국을 위해서는 오만만에 군함을 보내는 이러한 두 길 보기는 원칙 있는 반제국주의가 아니라 오로지 하위 제국주의를 지향하는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런 줄타기를 위해 정부측은 오만만이 마치 호르무즈해협과 동떨어진 지역인 것처럼 흘린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이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출구가 오만만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의 호위는 오만만에서 시작되거나(들어갈 때) 오만만에서 끝난다(나올 때).

육지인 DMZ에서도 ‘누가 선을 넘었느냐’를 두고 갈등과 충돌이 벌어지는데, 하물며 표지판 하나 없는 바다에서는 충돌에 휘말리기 더 쉬울 것이다.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면서 “청해부대 활동 강화에 대해 검토하고 고심하는 건 사실”이라고 한 것도 한 입으로 두 말을 한 사례다. 그 둘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기만이고 실제로는 뒷말만 현실이 되고 있다.

‘종전 후’는 믿을 게 못 된다

청해부대가 오만만으로 ‘종전 후에 이동할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전혀 믿을 게 못 된다. 이를 최초 보도한 〈경향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했지만, 이후 나온 보도나 국방부 공식 입장에서는 그런 얘기가 빠졌다. 결국 정부가 여론을 떠보려고 흘린 말인 것이다.

파병동의안의 본질은 이동 시점이 아니라 호르무즈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합류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회 동의만 받아 두면 정부는 ‘국민 안전’이나 ‘종전’을 고무줄처럼 해석해 얼마든지 오만만에 개입할 수 있다.

참전

무엇보다 핵심은, 미군의 부름을 받고 온 동맹국 군함이 이란 코앞에 떠 있는 것 자체가 봉쇄와 압박의 일부이고, 미국의 침략 전쟁에 정치적·군사적 지지를 제공하는 행위다.

9월 7일 이란 외무부 대변인 바가이는 한국어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하고 경고하며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해협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거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침략 가해자를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란이 언급하지 않은 ‘오만만까지’를 선택해 이란과의 전쟁 참전이 아니라는 신호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는 바는 오만만도 미군의 핵심적인 봉쇄 작전 현장이라는 것이다. 미군은 10월 10일 오만만에서 봉쇄선을 넘으려던 화물선을 전투기로 타격했고, 6일에는 자국 함정을 “감시했다”는 이유로 이란 연계 목조 선박을 격침했다(미군 발표).

한국이 추가로 보내려는 P-8A 해상초계기가 하는 일이 직접적인 군사 작전을 위한 공중 ‘감시’ 활동이다. 전투 행위와 직접 연계된 활동이다.

요컨대, 이란 전쟁 파병은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을 도우려는 것이다. 파병 반대 운동은 ‘종전 후’니 ‘오만만까지’니 하는 기만을 들춰 내고, 이재명 정부의 파병에 단호하고 일관되게 반대해야 한다.

〈노동자 연대〉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