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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 씨가 떠난 자리에서
김태훈
292호
2019. 7. 9
내가 승민 씨를 처음 만난 건 1997년이다. 그러나 그녀와 동고동락하게 된 것은 7년 전 그녀가 내가 일하는 책갈피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면서부터였다. 우리는 “승민 씨는 자기가 문 열고 들어온 경우”라는 농담을 자주 했는데, 정말 사실이었다. 그녀는 제 발로 찾아와 책갈피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고,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 있던 사람처럼 어느새 우리의 일부가…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보는 자본주의와 문화
김태훈
196호
2017. 2. 10
올해 초 국내 2위 도매 서점인 송인서적이 부도났다. 송인서적은 직원이 1백 명 남짓한 중소기업이지만 이번 부도로 출판계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주로 중소 출판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그 파장은 인쇄소·제지소 등 제조업계와 중소 서점, 저술가·번역가·디자이너 등 출판계 전반에 미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사태에 무관심과 미봉책으로 …
서평,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
: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를 만나다
김태훈
142호
2015. 2. 1
이 책은 영국 북막스 출판사가 발행한 《삐딱이들을 위한 혁명가 가이드》 시리즈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카를 마르크스, 블라디미르 레닌, 로자 룩셈부르크, 레온 트로츠키, 안토니오 그람시의 삶과 사상을 다룬다(엥겔스가 빠진 것은 아쉽다). 이들은 갖가지 오해와 왜곡에 시달려 왔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가 또다시 위기에 빠지면서 재조명받고 있지…
서평, 《혁명이 계속되다: 이집트 혁명과 중동의 민중 반란 2》
:
파노라마 같은 아랍 혁명 심화 과정
지면
김태훈
레프트21 71호
2011. 12. 15
지난 2월 이집트 민중이 혁명을 일으켜 독재자 무바라크를 쫓아내고 반란의 물결이 중동 전역을 휩쓸 때, 서방 정부와 기성 언론들은 이른바 ‘질서 있는 전환’을 주장했다. 기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질서가 유지되는 수준의 변화만이 바람직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사태는 그들의 바람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엮은이가 머리말에서 지적하듯이 아랍 혁명은 ‘진정’되…
《이슬람주의, 계급, 혁명 ─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 09》
:
이슬람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지면
김태훈
레프트21 52호
2011. 3. 10
신간 서평 ― 책으로 보는 중동의 반란과 혁명 이집트에서 친미 독재자 무바라크가 몰락하고 무슬림형제단이 유력한 대안 세력 중 하나로 부상하자 서방 제국주의 지배자들은 1978~79년 이란 혁명의 악몽을 떠올리며 곤혹스러워한다. 당시 이슬람주의의 성장을 보며 충격을 받은 것은 단지 우파와 자유주의 지식인들만이 아니었다. 좌파도 혼란에 빠져 흔히 양극단…
독자편지
연평도 포격 사태 기사에 대한 논쟁
:
내가 제기한 것은 강조점 문제였다
김태훈
레프트21 45호
2010. 11. 30
〈레프트21〉이 연평도 포격 사태를 다룬 방식을 두고 김태훈 독자와 김용욱 기자 사이에 독자편지란에서 한 차례 논쟁(‘연평도 충돌에 관한 〈레프트21〉의 논조는 적절한가’, ‘북한의 군사 공격을 우선적으로 비판한 것이 부적절했는가’)이 있었다. 이에 대한 김태훈 독자의 추가 반론이 들어 와 싣는다.김용욱 기자의 반론은 여러모로 유익했다. "이번 사태는 서해…
독자편지
연평도 충돌에 관한 〈레프트21〉의 논조는 적절한가
김태훈
레프트21 45호
2010. 11. 27
연평도 충돌을 다룬 〈레프트21〉의 메인 기사는 북한의 군사 공격과 미국(과 이명박)의 대북 압박을 거의 대등하게 비판한다. 메인 기사만이 아니라 관련 기사들까지 종합해서 보면, 〈레프트21〉은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라는 선전을 하는 데 주력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이런 논조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즉, 북한의 군사 …
추천 신간 도서 ─ 조너선 닐, 책갈피
:
미국은 하나가 아니다, 《두 개의 미국》
지면
김태훈
저항의 촛불 2호
2008. 8. 14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다. 그러나 미국인이 모두 부유한 것은 아니다. 4천7백만 명이 의료보험조차 없어서 비참한 죽음을 맞거나 환자복을 입은 채 길에 버려진다. 미국인의 79퍼센트가 평균 임금도 벌지 못한다. 1973∼1995년에 미국 인구의 80퍼센트인 노동계급의 실질임금이 하락했다. 그사이 대기업 CEO와 육체 노동자의 임금 격차가 계속 …
존 몰리뉴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고전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무엇인가》
지면
김태훈
격주간 다함께 61호
2005. 8. 17
《마르크스주의와 당》(북막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중적 혁명정당 건설’이라는 무거워 보이는 정치 주제를 그토록 재미있고 명쾌하게 주장한 저자의 글쓰기에 반했을 것이다.이 책을 쓴 사람은 영국 포츠머스 대학 ‘예술사와 철학’ 교수이자 사회주의노동자당(SWP) 활동가인 존 몰리뉴다. 기쁘게도 그의 책 두 권이 새로 출간됐다.《사회주의란 무엇인가》는 존…
[서평]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책갈피
:
1917년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지면
김태훈
격주간 다함께 57호
2005. 6. 8
“혁명을 기록한 모든 책들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이 드디어 완역 출간됐다. 우파들은 1917년 10월 혁명이 “볼셰비키의 쿠데타였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일부 좌파들, 특히 자율주의자들도 이런 가정을 공유한다. 이 책은 이런 주장들을 반박하는 데 유용한 역사적 사실들을 제공한다. 볼셰비키가 주도한 10월의 무…
재산세 파동 2라운드
지면
김태훈
격주간 다함께 54호
2005. 4. 27
최근 성남시가 재산세율을 50퍼센트 내린 데 이어 서울 강남구도 또 다시 재산세율 30퍼센트 추가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재산세 파동’ 2라운드가 시작됐다.재산세 깎아 주기의 ‘원조’는 강남구다. 지난해 5월 강남의 ‘졸부’ 구의원들은 면적이 아니라 시가를 기준으로 주택 재산세를 결정하는 것에 반발해 재산세율을 30퍼센트 내렸다. 그리고 ‘한나라 벨트인’…
가처분 신청 요지경
지면
김태훈
격주간 다함께 53호
2005. 4. 13
지난달, 신세계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법원이 ‘업무방해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이 결정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이마트 앞 집회는 모두 불법이 된다. 심지어 법원은 구체적인 표현 몇 가지를 명기해 노동자들의 입을 아예 막아 버렸다. 노동자들은 “노조 탄압”, “최저 대우”, “악덕 기업”, “무노조 경영” 등의 표현을 사용해 사측을 공개 비판하면 안 된다. 노동…
발전 파업의 교훈
지면
김태훈
월간 다함께 12호
2002. 5. 1
발전 노동자들의 파업이 일단은 패배로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올봄 한국 정치의 주역은 바로 발전 노동자들이었다. 공공 3사 동맹 파업은 김대중 정부를 전보다 더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었다. 발전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저항 때문에 지배 계급 일부는 분열했다. 3월 18일 한나라당 이부영·안영근 등 국회의원 26명은 “발전소 매각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노동자 연대〉 526호
2024.11.19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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