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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책갈피:
1917년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혁명을 기록한 모든 책들 중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이 드디어 완역 출간됐다.

우파들은 1917년 10월 혁명이 “볼셰비키의 쿠데타였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일부 좌파들, 특히 자율주의자들도 이런 가정을 공유한다. 이 책은 이런 주장들을 반박하는 데 유용한 역사적 사실들을 제공한다.

볼셰비키가 주도한 10월의 무장 봉기는 노동자·병사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이 점은 봉기 직후, 존 리드가 인터뷰한 사회혁명당원의 고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대중이 따르고 있는 것은 볼셰비키죠. 우리에게는 추종자가 없습니다.”

볼셰비키당은 “대중 의지의 궁극적, 정치적 표현”이었다. 봉기를 결정한 과정은 인위적이지도, 그렇다고 매끄럽지도 않았다. 봉기 보름 전에 열린 볼셰비키 중앙위원회에 관한 묘사는 이 점을 잘 보여 준다.

“지식인들 중에는 오직 레닌과 트로츠키만이 봉기를 지지했다. … 투표 결과, 봉기를 감행하자는 주장은 일단 기각됐다! 그때 한 노동자가 일어났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떨고 있었다. … ‘페트로그라드 노동자를 대표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리는 봉기에 찬성합니다. 여러분은 마음대로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소비에트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겠다면, 우리와의 관계는 끝날 것입니다!’… 결국 무장 봉기를 감행하자는 주장이 통과됐다.”

10월 혁명은 무엇보다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러시아 노동자·병사 들의 민주적 결정이었다. 혁명에 참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 논쟁을 벌이는 한 장갑차 부대 병사들에 대한 묘사는 매우 감동적이다.

“나는 이 병사들처럼 사태를 이해하고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이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으로 연설을 경청했다.… 수많은 노동자·병사·수병 들이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고 현명하게 결정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 마침내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로 결의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바로 그것이 러시아 혁명이었다.”

이 책은 1980년대에 《세계를 뒤흔든 10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처음 출간됐다. 당시 군사 독재 정권의 검열 때문에 대폭 생략된 내용들이 이번에 완전 복원됐다. 그런데, 이 책을 두려워한 것은 남한이나 서구 지배자들만이 아니었다. 레닌이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기꺼이 추천”한 이 책은,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도 금서였다.

레닌이 이 책의 추천사에서 말한 것처럼 “독자들은 1917년의 사건들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 책을 통해서,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개념들은 광범한 논쟁을 불러왔다. 그러나 개념들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기에 앞서,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존 리드의 책은 노동자 운동의 근본적 문제인 이 개념들의 의미를 명확하게 밝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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