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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라파흐 침공으로도 전쟁 목표 달성 못할 네타냐후

바이든은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격이 인도적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 ⓒ출처 UNRWA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을 거부하고 파괴적인 가자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흐 동부뿐 아니라 중부에도 대피 명령을 내렸다. 라파흐 지상군 공격 전 소개(開)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대피를 명령한 알마와시는 결코 “안전한 인도적 구역”이 아니다. 이미 피란민들로 미어터지고 있는 그곳은 폭격이 계속될 뿐 아니라 식량·물 부족도 심각하다.

라파흐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최후의 피난처로 여겨진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그런 곳마저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5월 7일(이하 현지 시각) 라파흐 검문소를 점령한 뒤 폐쇄했다. 이스라엘은 이 통로를 이용해 하마스가 무기를 밀반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진짜 목적은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절실한 구호품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휴전은 이스라엘의 계획 실패를 뜻한다고 보는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은 휴전 협상을 격렬하게 반대한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압도 다수도 라파흐 침공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라파흐를 전면 지상 공격하면 이스라엘의 생존 포로들이 죽을 수 있다. 그래서 5월 13일 이스라엘 현충일 행사에서 인질 가족들은 정부 각료들에게 야유를 퍼붓고 이를 제지하려는 사람들과 난투극을 벌였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라파흐 침공으로 하마스 제거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5월 12일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철수했던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야 난민촌을 탱크로 다시 밀고 들어갔다. 전투 태세를 가다듬은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몰아낸 가자 지역에서 하마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 [이스라엘이 승리한 곳에 나타나는] 공백이 … 혼란, 무정부 상태, 궁극적으로는 다시 하마스에 의해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블링컨은 수많은 피해를 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작전 “성공”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백지수표

그래서 바이든은 라파흐 전면전에는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대학생들의 반란과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바이든 정부를 강타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은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지상 전면전 개시를 앞두고 이스라엘과 만만찮은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조 바이든은 5월 8일 이렇게 말했다. “난 이스라엘군이 라파흐에 진입하면 라파흐 등 도시들을 다루는 데 지금까지 써온 무기들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교활하게도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사용한 무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또, 이스라엘군이 이미 라파흐를 일부 침공했는데도 무기 지원 중단의 “레드 라인”(금지선)을 예시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보고서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마냥 백지수표를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미 국무부는 5월 10일 의회에 다음 같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 [미국산] 무기를 국제 인도주의법상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용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의 구체적인 무기 사용 위반 사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려였다. 미국은 무기 원조 중단이 이란의 군사 위협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 능력을 떨어뜨릴까 봐 우려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존 커비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지만,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작전에 사용되는 특정 무기들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무기는 여전히 이스라엘로 가고 있으며, 그들은 필요한 것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미국은 최근에 이스라엘군이 라파흐를 전면적으로 침공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무기 선적 1건을 보류했다. 10월 7일 공격 이래 미국은 이스라엘에 100건 이상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었다.

요컨대, 바이든 정부는 여전히 이스라엘을 “철통같이” 지지하지만 이전처럼 백지수표를 주지는 않으려 하는 것이다.

“학살자 조!” 미국 대학생들의 반란은 바이든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하고 있다 ⓒ출처 Diane Krauthamer (플리커)

라파흐 침공의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이집트 독재정권

이집트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다루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 소송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검문소 점령 직후에 내린 결정이다.

이스라엘군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필라델피 회랑(살라딘 축)으로 진격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경계를 따라 형성된 14킬로미터에 이르는 비무장 지대다.

필라델피 회랑은 1978년 미국이 중재한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근거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05년 필라델피아 의정서를 통해 개정됐다. 필라델피는 이스라엘이 제멋대로 붙인 암호명이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2005년 이후, 이집트 측이 검문소 일대를 순찰해 왔다. 이집트 국경수비대의 임무는 이스라엘군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가자지구 국경인 이집트 쪽 통로를 막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지난해 12월 30일 이곳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필라델피 회랑,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가자지구의] 남단은 우리 손에 있어야만 한다. 폐쇄돼야 한다. 다른 어떤 합의도 우리가 원하는 비무장화를 보장해 주지 못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라파흐를 하마스의 “최후 요새”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점령은 이집트-이스라엘의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아랍에미리트·모로코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맺고 있는 관계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의 결과물들이다.

그런 만큼 “이집트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이 디딜 수 있는 초석과 같은 국가다”(이스라엘 전 외교부 국장 알론 리엘).

그런 이집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에 참여한 것은 이스라엘에 외교적 타격이다.

이집트의 엘시시 정권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이집트로 탈출하고, 그것이 이집트 국내 정치를 불안정하게 만들까 봐 두려워한다.

이집트 국영 라디오 방송 알샤르크 알아우사트의 부편집자 살라흐 고마아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폭격 위협을 가해 팔레스타인인들을 시나이반도 쪽으로 이주시키는 게 회랑 점령의 목적이라고 말해 왔[다.] … 국가안보국 책임자가 분명하게 경고하고, 이집트가 이 축의 재점령을 레드 라인으로 간주하는 이유다.”(프랑스의 국제 보도 전문 채널 프랑스24, 2월 14일 자)

엘시시 정권은 몇 주 전부터 시나이반도 동북부 지역에 약 40대의 탱크와 장갑차를 배치해 놓고 있다.

하마스의 두 날개 전략

하마스는 현재 라파흐에 일부 진입한 이스라엘군에 맞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이스라엘군과 맞붙고 있다.

그와 동시에, 하마스는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에 이스라엘군의 라파흐 침공에 대응하는 조처들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무장 투쟁과 외교에 의한 독립 추구 노선은 이스라엘의 폭력에 맞서는 하마스의 두 날개 전략이다.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인의 무장 투쟁은 영웅적이고 완전히 정당하다. 그러나 무장 투쟁만으로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종식시킬 만한 상황에 다가간 적은 없다.

특히, 무장 투쟁의 목적이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친서방 아랍 국가들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하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신을 신생 팔레스타인 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하도록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 아랍 국가의 지배자들이 중동을 지배하는 미국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방 제국주의에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미국과 논의하는 “전후 협상”만 봐도 이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 제안에 따르면, 미국과 협력하는 아랍-이스라엘 동맹은 황폐해진 영토를 재개발하고 교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가자 태생의 지도자들을 임명할 것이다. 그 동맹은 7~10년 후 가자 주민들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점령하 서안지구를 통치할 통합 팔레스타인 당국에 흡수될지 여부를 투표하도록 허용할 것이다. … 그 기간 내내 이스라엘 군대가 가자에서 주둔할 수 있다.”(〈뉴욕 타임스〉, 5월 3일 자)

이 계획에는 하마스는 물론이고 부역자들인 팔레스타인 당국(PA)조차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신생 팔레스타인 국가의 주권도 일절 언급되지 않는다.

외교에 의한 독립 추구 노선은 하마스가 스스로 한발짝 양보하도록 만들 수 있다. 아랍 지배자들을 위협하지 않도록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을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PLO가 그랬고, PA가 그렇고, 하마스도 그런 처지에 놓였었다. 하마스는 2011~2013년 집권한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의 지원을 기대했다. 그러나 2013년 이집트에서 반혁명이 일어나 무슬림형제단이 파괴됐다. 그러자 하마스는 상황에 떠밀려 서방의 지원을 받는 엘시시 독재정권과 협상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하마스는 엘시시 정권이 자신을 대변해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중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이 아랍 노동자·빈민의 반란과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연결될 때 팔레스타인 독립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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