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
지난주 교내 집회와 행진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연좌 농성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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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한가운데에 팔레스타인 연대 텐트가 차려졌다. 연세대 학생들이 지난주 힘찬 집회와 행진을 한 데 이어 하루 연좌 농성에 나선 것이다.
다양한 국적의 내외국인 학생들이 케피예를 두르고 모여 팔레스타인 깃발과 현수막 등으로 텐트를 꾸몄다.
학생들은 약식 집회로 연좌 농성의 시작을 알렸다.
미국인 유학생 엘리사 씨는 인종 학살에 맞선 행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저는 수십 년 후 미래 세대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인종 학살을 되돌아보며 어떻게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용인했는지 의아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미래가 꼭 그렇게 되리란 법은 없습니다. 저는 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대량 학살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학살을 끝장낼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함께할 때 더 강해집니다. 함께합시다. 더 늦기 전에 이 학살을 끝장낼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되기 전에 말입니다.”
이어서 라파흐 국경에 맞닿아 있는 이집트에서 온 유학생 모하메드 씨가 메가폰을 잡았다.
“역사를 돌아보면 학생들은 종종 불의에 맞선 도덕적 나침반 구실을 해 왔습니다. 베트남 전쟁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까지, 학생들의 행동은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학생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실시간으로 벌이고 미국이 후원하는 대규모 인종 학살에 항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더욱 참혹한 학살을 낳을 이스라엘의 라파흐 침공을 강력 규탄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라파흐 주민들에겐 이스라엘의 공습과 탱크 포탄으로부터 몸을 숨길 변변한 피난처가 없습니다.
“라파흐 침공 첫날, 이스라엘은 라파흐 국경을 완전히 차단하고 모든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전 세계 학생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경찰과 시온주의 깡패들이 학생들을 잔인하게 공격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무슬림, 기독교인, 유대인, 백인, 흑인, 아시아인 가리지 않고 2000명 넘는 학생들이 체포됐습니다.
“[미국에서] 시온주의자들이 자유롭게 활개치며 페퍼 스프레이, 폭죽, 몽둥이, 칼로 학생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부패하고 위선적인 제국주의 시온주의 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경우를 제외하면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무시합니다.
“함께합시다. 우리가 더 많이 모일수록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라파흐를 보고 있습니다. 인종 학살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싸움에 함께해 주십시오.”
집회 내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였고, 응원을 보냈다. 멀리서 다가와 리플릿을 받아 가서 친구들과 함께 읽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집회를 마친 학생들은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나선 대학생들이 외치는 구호, “We will not stop, we will not rest!(우리는 멈추지도, 쉬지도 않을 것이다!)”를 우렁차게 외친 뒤 연세대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백양로에서 본격적으로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지나는 많은 학생들이 텐트에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거나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지지 메시지를 받는 부스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소식을 들은 이집트인 난민이 텐트를 찾아와 학생들을 격려하고 연좌 농성에 함께했다.
저녁에는 신촌역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연세대 학생들을 지지 방문할 예정이다.
15일 오후 3시에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나크바의 날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대학생 행동’ 집회와 행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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