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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주도 단체 마녀사냥하는 여권과 민주당의 기회주의

정부·여당이 9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탄핵의 밤’ 행사를 맹비난하고 있다.

그 행사는 윤석열 퇴진 집회를 주최해 온 촛불행동이 주최한 행사다. 공동 주최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이다.

9월 27일 국회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탄핵의 밤’ 행사 ⓒ출처 촛불행동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행사가 ‘반헌법적’이라면서, “위헌·위법적인 탄핵 선동,” “국기 문란”이라고 히스테리성 공격을 시작했다. 강득구 의원과 경남 지역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한 정혜경 진보당 의원의 제명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 요구는 완전히 합헌적인 것이다.

윤석열 지지는 취임 후 최저다. 경제 회복 실패, 의료 대란 유발 및 방치, 생계비 위기 심화하는데도 긴축재정 지속, 친제국주의(서방의 제국주의) 노선 강화, 재극우화 등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윤석열 정부의 중도 퇴진 정서도 커지고 있다(그에 필요한 규모의 대중 행동으로 표현되진 않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사회 저변의 반윤석열 정서가 공식 정치에 주는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에 민주당 지지층의 정권 퇴진 요구를 단속하라고 압박한다.

이에 민주당은 특유의 기회주의적 대응을 하고 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의 비난에 직면해, 윤석열 탄핵은 당론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고 개별 의원들은 당론이 오해되지 않도록 하라고 단속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9월 28일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 가지 않고 같은 날 NGO들이 주도한 “거부권 OUT” 집회에 가서 발언했다.

운동이 공식 정치에 너무 큰 압력이 되지 않도록 단속하면서 화전양면 작전을 여전히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적인 사회라면 대중은 언제든지 지도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민주적 권리에 속한다.

사실 윤석열 탄핵 요구는 그다지 급진적이지 않다. 탄핵 요구는 국회(탄핵소추권), 헌법재판소(파면권) 등 헌법기관들을 존중하고 정해진 헌법 절차를 준수하고 기존 정치 질서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 탄핵 요구 자체를 위헌적 국기 문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기감에 따른 신경질 부리기이기도 하지만, 민주당과 온건 개혁주의자들을 위축시키려는 속셈도 있어 보인다.

윤석열은 지금 정부에 대한 비판과 이견을 “반대한민국 세력,”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이견을 토론·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금기와 배제, 심지어 정치적 억압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극도로 권위주의적인 태도다.

특히,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윤석열의 친제국주의(서방 제국주의) 노선에 비판적인 좌파들을 “반대한민국 세력”이라 부르며 탄압을 늘리고 있다.

윤석열은 조만간 해병대원 특검법에 세 번째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 김건희특검법은 두 번째다.

동시에 검찰은 9월 30일 김영선(전 국힘 의원)과 명태균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압수수색했다. 명태균은 최근 김영선 공천 등 김건희의 총선 개입 의혹을 폭로했다. 사람들은 이 압수수색이 부패 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김건희 관련 증거 인멸을 위한 것이라고 냉소한다.

윤석열의 권위주의 드러낸 한동훈 독대 요구 무시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이 공개적으로 윤석열에게 단독 회동(“독대”)을 제안했다가 크게 망신당했다. 한동훈은 국힘 당대표가 됐어도 친윤 지배적인 당에서 별로 힘이 없다. 이 상황을 돌파하려고 윤석열에게 독대를 요구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한 것이다.

이유가 시사적이다. 따로 요청하지 않고 언론에 먼저 흘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권 내분을 잠재우려는 목적이니만큼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독대 결과는 공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걸 마치 규율 위반처럼 취급한 것이다. 아마 한동훈이 김건희 문제 등에서 윤석열과 다른 의견을 몇 번 내놓은 것 때문에 눈 밖에 나서였을 것이다. 그런다고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여당 대표를 빼버린 것은 옹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이미 윤석열은 자기 뜻대로 안 움직인다며 당대표를 두 차례나 갈아 치웠다. 이준석은 비위 수사로 망신을 줘서, 김기현은 막무가내 압박으로 몰아냈다.

한동훈을 포함한 세 명 모두 충성스럽게 윤석열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자들이었다.(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이런 자들을 책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한동훈의 요구를 거절한 데서 윤석열이 여당을 자신의 지시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대상으로 다루고 있음이 한층 더 드러난다.

이런 태도는 더 일반적인 국정 운영에서도 윤석열이 이견을 용납하지 않고 상명하복을 요구하는 권위주의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자가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노동자 등 서민 대중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