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0명이 교내에 진입해 정부 비판 학생들을 연행해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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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동을 요청한 부경대학교 당국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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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국립 부경대학교 학생들과 부산대학생겨레하나,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이 부경대학교 캠퍼스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부스를 설치하고 이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그러자 부경대학교 당국은 ‘정치 활동에 시설물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학칙을 근거로 반정부 활동을 가로막았다.
학내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은 학생들의 민주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미 2007년에 부경대학교 등 69개 국공립대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학칙 시정을 권고받은 바 있다.
부경대학교 학생들은 옳게도 ‘학내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항의에 나섰다. 학생들은 총장(직무대행)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 당국은 사과하기는커녕 11월 9일 경찰을 불러들여 학생들을 강제 퇴거시키려 했다. 무려 경찰 200여 명이 대학 캠퍼스에 들이닥쳐 약 10명의 학생을 연행해 갔다.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이 대학 당국의 부당한 방침에 항의해 평화롭게 농성을 벌인 것이 경찰 진압을 당할 일인가.
학교 당국이 강경하게 학생들의 반정부 활동을 가로막고, 경찰력이 신속하게 투입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의 심각한 위기가 있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17퍼센트로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20대에서는 11퍼센트로 더 낮았다).
그러나 윤석열은 11월 7일 대국민담화에서 지금의 기조를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계비 위기를 심화시키고 정부 비판에 대한 탄압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운동들에 대한 권위주의적 탄압을 늘리고 있다. 최근 반미 자주파 활동가들을 향해 국가보안법 탄압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주말 도심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와 윤석열 퇴진 총궐기 대회에서는 경찰 2만여 명이 특수진압봉 ·방패 ·삼단봉으로 시위대에게 폭력을 가해 10여 명이 부상당했다.
부경대 학생들의 윤석열 퇴진 요구는 정당하다. 정치 활동의 자유를 억압하며 정부 비판 목소리를 틀어막는 부경대 당국과 경찰을 규탄한다.
다른 대학 당국들도 윤석열 퇴진 운동을 단속하고 있다
부경대학교뿐 아니라 다른 대학교들에서도 윤석열 퇴진 활동을 하는 학생들에 대한 단속이 벌어졌다.
연세대학교 당국은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부스를 운영하는 ‘윤석열 탄핵 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 학생들을 내쫓으려 했다. 부스 근처를 지나던 다른 학생들과 교수가 항의하며 부스 운영이 끝날 때까지 함께 자리를 지켰다.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가톨릭대학교 성심캠퍼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단국대학교에서도 대학 당국들이 윤석열 퇴진 요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쫓아내는 일이 벌어졌다.
대학 당국들이 나서서 반윤석열 정서가 캠퍼스에서 번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인 정치 활동의 자유마저 억압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전국의 대학교들에서는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1월 14일 부산·울산·경남 교수 652명이 윤석열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같은 날 고려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서도 교수 시국선언이 있었다. 15일 현재까지 가톨릭대학교·경희대학교·고려대학교·공주대학교·국민대학교·숙명여자대학교·인천대학교·전남대학교·충남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한양대학교 등 50여 개 대학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