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베네수엘라에서 손 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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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1월 5~6일 노동자연대 서울 서부 지역 모임들과 동부 지역 모임들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 발표문을 수정한 것이다.
트럼프는 카리브해에 핵잠수함·전략폭격기 등 미 해군 가동 전력의 8퍼센트에 해당하는 병력을 배치했다. 그중에는 특히 이달 중순 해역에 도착하는 미국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과 그에 딸린 항모전단이 있다. 항모전단은 미군의 가장 중요한 군사력 투사 수단으로, 포드함은 현재 활동 중인 세 척의 항공모함 중 하나다(나머지 둘은 각각 홍해와 남중국해에 있다).
이 병력으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해상을 봉쇄하고 민간 선박을 최소 17차례 공격해 67명을 죽였다. 트럼프는 이들이 마약 밀수범이고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마약 카르텔 수장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가 마약 유통의 온상이라는 어떤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카르텔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국제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태양 카르텔’이라는 조직의 존재 여부조차 의심한다.
역사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은 언제나 다른 전쟁의 코드명이었다. 1970년대 민주당 카터 정부가 시작하고 이후 공화당 레이건 정부가 본격화한 ‘마약과의 전쟁’은 당시 미국이 베트남전 패배의 충격을 떨치려 애쓰며 중남미 국가들에 개입하는 전쟁이자, 국내에서 흑인 공동체를 파괴하고 저항의 기반을 허무는 전쟁이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마두로의 신병에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2001년 9·11 공격을 지휘한 오사마 빈 라덴에 걸린 현상금의 두 배다. 트럼프는 “마두로 살 날 얼마 안 남았다”고 을러대기도 했다.
트럼프는 항모전단의 도착을 기다리며 해상 봉쇄를 지속하는 한편, 여러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11월 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지만, 11월 4일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 해상 유전을 무력 장악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마두로 정부와 베네수엘라 경제가 결정적으로 기대고 있는 석유 수출 수익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 전주에는 CIA가 복수의 베네수엘라군 인사들을 접촉해 매수를 시도하고 한 번은 마두로 암살을 꾀하려고 했음이 폭로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런 수단들을 조합해 베네수엘라를 더 옥죄고 특히 마두로 정부와 군부 사이의 분열을 꾀해, 마두로가 이끄는 좌파 민족주의 정부를 코리나 마차도 일당이 이끄는 친미 극우 정부로 교체하기를 원한다.
이는 베네수엘라를 넘어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가해지는 극우적 압력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의 전장으로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콜롬비아·멕시코·브라질 등 중도 좌파 정부들이 집권한 다른 나라들도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런 압박을 가하는 이유 하나는 좌파에 대한 증오다(관련 기사 본지 337호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 이데올로기 전쟁의 수위를 높이다’). 트럼프의 좌파 증오는 “급진 좌파와 그 배후 세력”을 해체시키겠다며 미국 국내에서 일으키는 현대판 매카시즘 광풍으로도 드러난다. 11월 5일 뉴욕 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일컬으며 뉴욕시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것도 그런 사례다.
재천명
하지만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압박이 특히 지금 시점에 격렬해진 것은, 현재 미국과 중국이 곳곳에서 첨예한 이해득실 충돌을 벌이는 것과 관련있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두 가지 일이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베네수엘라 압박과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첫째, 미군은 베네수엘라의 코앞(카리브해 입구)의 미국 직할령 푸에르토리코에서 루스벨트 로즈 해군기지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첨단 군사 시설을 짓고 있다. 그 기지는 2004년 폐쇄 전까지 수십 년 동안 미군 남부사령부(카리브해와 중남미 전역을 관장하는 사령부) 본부가 있던 대형 기지로, 미국이 카리브해에서 지배적 제국주의 강대국이 된 후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해 지은 곳이다.
그리고 이번 베네수엘라 해상 봉쇄는 카리브해 제해권을 다시 강화하려는 노력과 맞물려 있다.
근래에 베네수엘라는 인접국 가이아나와 대규모 해저 유전 통제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지난 4월 이 분쟁은, 중국이 베네수엘라를 편들고 미국이 이에 반발해 가이아나를 편들며 군사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비화했다.
그 유전의 개발을 두고 미·중 기업들이 경합하고 있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해역의 위치였다. 문제의 해역은 대서양과 파나마운하를 잇는 카리브해의 입구에 있다. 대서양에서 그곳으로 들어가 서쪽으로 베네수엘라·콜롬비아 연안을 지나면 파나마운하가 나온다.
파나마운하는 미국의 세계 패권과 직결된 태평양 제해권을 보장하는 핵심 해로다. 미국은 이 해로를 확실히 통제하려고 1903년 무력 개입해 파나마를 콜롬비아로부터 떼어 내어 오랫동안 직접 통제했다. 지난번 미국이 중남미에서 벌인 대규모 군사 행동은 1989년 파나마 침공이었는데, 이 역시 파나마운하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재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이 중요한 해로 주변에 어른거린 중국의 그림자는 트럼프 정부의 경각심을 자극했다. 트럼프 정부는 4월 말 국경수비대를 투입해 베네수엘라 해상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파나마에 배치한 병력을 증강했다.
둘째, 10월에 트럼프 정부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와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고, 그 직후 아르헨티나 남부 해상에서 양국 합동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지금도 진행 중이다.)
양국 사이에서 최초로 체결된 이 통화 스와프는 트럼프의 극우 동맹자인 밀레이에 대한 지원이자, 중국의 통화 스와프 제안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제안된 것이었다. 중국은 2009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이래 이를 여러 차례 연장·확대해 왔고 그 규모는 이번에 미국이 체결한 통화 스와프와 엇비슷하다.
미국-아르헨티나 합동 군사 훈련은 해상 통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고, 미국 해군 특수부대 SEAL이 참가한다. 그 훈련 지역은 태평양으로 향하는 아르헨티나산 리튬/희토류 운반선의 핵심 항로가 지나는 곳이다. 그리고 희토류는 미국 패권의 핵심 경제 기반인 첨단 기술 부문에서 우위를 지키는 데서 사활적으로 중요한 자원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처하기 위해 트럼프가 말레이시아·태국과 희토류 접근권 협상을 하던 시점에, 남미 대륙 최남단에서는 미군이 희토류 운송을 겨냥한 군사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미국은 중국에 맞선, 정치적·군사적 힘을 이용한 전지구적 대응의 일부로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밀어내고 자국 지배력을 재천명하려 하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19세기 말부터 라틴아메리카를 자신의 ‘뒷마당’처럼 헤집으며 걸핏하면 각국에 침략·간섭해 왔다. 오랫동안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정권들을 뒤엎고 친미 독재자들을 지원했다.
이런 사정은 2000년대 이래로 달라졌다. 당시 미국은 이라크 등 중동에서 끝없는 전쟁의 수렁에 빠졌고,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서의 대리전, 인도·태평양에서의 도전 등에 직면해 거듭 힘의 한계를 드러냈다(‘과잉 확장’).
그로 인한 공백을 틈타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에 접근했다. 지난 20년 간 중국은 여러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 석유·광물·농산물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그 나라들에 공산품을 수출하며 라틴아메리카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베네수엘라는 그 진출의 마중물이자 교두보 구실을 했다.) 같은 기간 중국 은행들이 라틴아메리카에 대출해 준 돈은 세계은행·미주개발은행·중남미개발은행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리고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라틴아메리카 전체를 포함시켰다.
이런 경제적 관계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은 원자재 수출 부문 자본들의 수익이 늘고 각국은 경기 부양 효과를 일부 얻었으며, 정치·외교적으로도 미국의 대외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는 운신의 폭을 얻었다.
그 단적인 사례는 브릭스(BRICS)의 일원인 브라질,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콜롬비아이다.
또 다른 사례는, 2000년대에 베네수엘라 주도로 라틴아메리카 일부 국가들이 대안적 교역 질서를 표방하며 만든 외교 테이블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식 대안’(ALBA)다. 사실 ALBA는 베네수엘라산 석유에 대한 실익을 노리는 국가들의 느슨한 네트워크에 불과하고 미국에게 위협이 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ALBA의 등장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운신의 폭이 생겼음을 보여 줬다.
호혜?
중국의 이런 경제적 진출을 미국의 간섭에 견줘 진보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 자신도 라틴아메리카 각국과의 교역을 ‘호혜’와 ‘상호 발전’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사뭇 다르다.
라틴아메리카 각국이 대중국 무역으로 얻은 수익은 그 나라 지배자들을 이롭게 했지만, 그런 수익은 노동자 대중이 겪는 극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쓰이지 않았다. 대중국 무역이 그 나라들의 원자재 수출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고착·강화시키면서 경제 전체가 세계 경기 변동에 취약해졌다.
때로 중국은 무역을 이용해 그런 나라들의 원자재 수출 의존을 의식적으로 강화시키기도 했다. 예컨대 2018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제조업 보호·육성 조처를 취하려 하자 중국은 대두유(콩기름) 수입을 규제하고 대두 수입을 늘려 아르헨티나 정부의 조처를 무력화시켰다.
중국의 대출 이율은 서방 자본들과 같거나 더 높았고, 중국은 그 대출을 대가로 천연자원 개발·채굴 사업권, 항만 등 기반 시설의 건설·운영권 등을 챙겼다. 그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계 기업·자본이 각국의 생산 체계에 뿌리내리며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의존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미국이 1980년대에 외채를 이용해 라틴아메리카 경제에 영향을 행사하면서 벌어진 일들과 놀랄 만큼 흡사하다. 당시에 미국의 개입은 제국주의적 간섭이라 널리 규탄받았고,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대규모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고립주의?
현재 미국은, 이렇듯 무시할 수 없게 된 중국의 영향력을 라틴아메리카에서 밀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이른바 트럼프의 ‘고립주의’의 발현이라는 해석이 많다. 미국이 전지구적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다른 지역은 그곳 국가들에 맡겨둔 채 자기 ‘세력권’만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정의길 국제 선임기자는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압박을 “전세계로 전개했던 국력을 철수하고 아메리카 대륙에 집중”해 “자급자족적·배타적 생활권”을 구축하려 하는 시도의 한 사례로 꼽았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비판해 온 저명한 좌파 활동가 월든 벨로도 지금 미국이 “싸우면서 퇴로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의 미국은 세계 도처에서 미국 헤게모니에 대한 위협과 대결하는 방식으로부터 자기 ‘세력권’을 지키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벨로는 “미국이 라틴아메리카를 포함한 서반구를 자기 세력권으로 여기”고 “아시아-태평양을 중국의 세력권으로 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이 미국은 지금 중국에 맞선 전지구적 정치적·군사적 대응의 일부로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쟁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지, 전지구적 대결에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미국은 그런 활동, 특히 군사적 활동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일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다. 미국은 세계 전역의 미군 기지들로 이뤄진 세계적 군사 인프라를 갖고 있고, 달러화를 통제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다. 현재 가장 수익 높은 산업 부문인 첨단 기술 부문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 최선두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터지는 문제들에 동시 대응하는 과정에서 힘이 부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특히 경제적으로 (그보다 덜하지만 군사적으로도)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2010년대 초 이래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억지하려고 특히 아시아(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포위하고 견제해 왔다. 하지만 그 시도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고, 현재 미국은 중국이 나름으로 전지구적으로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미국은 순순히 패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패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미국이 가장 큰 경제적·정치적 득을 볼 수 있도록 제2차세계대전 종전 후 수십 년 동안 구축한 질서 ─ 이 질서는 현재 정당성 위기를 겪고 있다 ─ 의 수호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 질서가 다른 질서로 바뀌면, 그 새로운 질서하에서도 미국이 제일 강대국 지위를 계속 누리며 자신의 ‘세력권’을 지킬 수 있을지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강대국들은 세계적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고수하기 위해 경제적·지정학적 쟁투를 벌여 왔다. 그것은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적 특성이다. 그런 체제를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제국주의라고 부른다.
트럼프의 국수주의적 수사와 행태는 패권 포기가 아니라 패권 수호를 위한 투쟁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서 ‘호혜적·포용적 자유 무역’을 표방하는 중국 또한 같은 경쟁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자신의 이득을 늘리기 위해 미국과 경쟁하는 또 다른 제국주의 강대국이다.
쟁투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 목표를 이룬다면 그것은 미국 제국주의가 세계적 쟁투에서 유리한 고지 하나를 점하는 일일 것이고, 그에 따라 세계는 더 불안정하고 위험해질 것이다.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선 국제적 투쟁의 일부로서, 트럼프의 목표가 좌절되기를 바라야 한다.
마두로 정부는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전군 및 민방위대 총동원령을 내렸다. 하지만 마두로가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중과 맺는 관계는 2000년대 초와 차이가 있다.
당시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는 국제 좌파에게 커다란 영감을 줬다. 차베스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일어난 빈민들의 항쟁 덕분에 우익의 쿠데타를 물리치고 스스로 좌경화해, 대중 운동과 긴밀히 교감하며 야심찬 사회 개혁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하지만 그 힘의 원천이던 대중 운동이 소강하며 복지·민주주의 확대 시도는 좌초됐고, 2010년대 초 국제 유가 위기로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대중의 고통이 깊어졌다.
그렇다고 대중의 신뢰가 극우 코리나 마차도에게로 기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차도는 서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선주민계에 대한 인종차별적 증오를 계급적 증오와 결합시키는 극우다. 마차도는 2002년 우익 쿠데타에 가담하는 것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그후 십수 년간 극우 폭동을 조직했고, 2019년 쿠데타 기도를 배후 지도했다. 정치 이력 전체가 ‘내란 세력’인 것이다.
마차도와 그 극우 일당은 미국의 경제 제재를 찬양하고 군사 공격을 촉구하는 등 노골적인 앞잡이 노릇으로 대중의 불신을 적잖이 사고 있다. 이는 사태가 트럼프 뜻대로 흘러가기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들의 위험성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서구 극우·파시스트들과 연계된 베네수엘라 극우는 벌써부터 자신들이 집권하면 대대적인 숙청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 칼날은 마두로의 관료나 군부뿐 아니라 평범한 베네수엘라인들에게도 향할 것이다.
베네수엘라인들은 트럼프의 극우 동맹이 국내에서 벌이는 ‘내우’와, 트럼프가 가하는 제국주의적·극우적 ‘외환’에 모두 맞서 스스로 무장하고 싸워야 한다.
그 과제는 베네수엘라인들만의 것이 아니다. 라틴아메리카와 미국에서 노동계급과 천대받는 사람들이 트럼프와 자국 지배계급 모두에 맞서 저항을 조직해야 한다. 예컨대 ‘왕은 없다’ 시위 등 미국의 대중적 반트럼프 운동이 더 전진해야 한다.
한국도 전지구적으로 전개되는 제국주의 쟁투의 전선에 있다. 그리고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의 친제국주의적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고 저항을 건설하는 것은, 지구 반대편에서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는 베네수엘라인들과 같은 전선에서 함께 투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