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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 이데올로기 전쟁의 수위를 높이다

트럼프의 기회주의는 어떤 위험한 결과를 낳을까? ⓒ출처 Gage Skidmore(플리커)

도널드 트럼프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항상 잘못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려 악다구니를 부리고 있는 지금은 특히 더 그렇다. 트럼프를 과소평가하지 않으려면 트럼프를 단지 정략가만이 아니라 이데올로그로도 진지하게 취급해야 한다.

트럼프의 이데올로기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는 경제적 국수주의로, 이는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중국과 (그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유럽연합을 상대로 벌이는 무역전쟁이 그 결과다.

둘째, “문화 전쟁”이다. “문화 전쟁”은, 1992년 공화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 출마해 [당시 현직 대통령 조지 H W 부시를 상대로] 패배한 우파 정치인 팻 뷰캐넌이 전당대회에서 선포했던 것이다. 이는 1960~1970년대 대중 투쟁으로 이룬 개혁들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개혁들은 미국 자본주의를 전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1861~1865년 남북전쟁 후의 약속대로 모든 국민에게 시민적 권리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국 남부에서 벌어진 흑인 평등권 투쟁이 대표적 사례다.

또,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대법원 판결은 여성운동의 기념비적 승리였다.

뷰캐넌은 1992년 연설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빌 클린턴이 “여성의 요구만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 동성애자 권리를 인정하며, 종교계 학교를 차별하고, 여성을 전투부대에 들이려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런 쟁점들은 특히 기독교 우파들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트럼프는 기독교 우파의 지지를 받으려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특히 보수 인사들을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한 것이 그렇다.

9월 18일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인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사망하자 트럼프는 우파가 6 대 3으로 다수가 되도록 연방대법원을 구성할 기회를 갖게 됐다. 그리 되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이데올로기의 셋째 차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로 자본주의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좌파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 말이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17일 ‘백악관 미국사 컨퍼런스’에서 한 연설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났다.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좌익 폭도들이 우리 건국 주역들의 동상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역사적 기념물을 훼손하고, 폭력과 무정부 상태를 조장하고 있다.

“극좌 시위대가 ‘미국은 위대했던 적이 없다’고 외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교육 제도에 좌파 이데올로기가 침투한 탓이라며 마르크스주의 역사가 하워드 진(1922~2010)을 언급했다.

“미국 대학가에 비판적 인종 이론(CRT)이 범람하고 있다. 이는 마르크스주의의 교리로, 미국이 사악하고 인종차별적인 국가이고, 어린이들조차 억압의 공모자이며, 미국 사회 전체가 급진적으로 변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상이다.”

영향력

지당한 말이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마르크스주의자들을 비롯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학자들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적 뿌리를 자세히 기록해 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학자들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트럼프가 거론한 트위터 게시글은 “비판적 인종 이론”을 “서구 문명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라고 비난하지만 이는 완전히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하지만 올여름에 부상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상황을 바꿔 놓았다. 이 전투적 운동은 미국이 “탈인종” 사회라는 주장이 거짓임을 들춰냈다.

트럼프는 이 운동을 기회 삼아 법질서 확립을 부르짖고 있다.

좌파에 대한 트럼프의 이데올로기적 공격은,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안티파” 활동가들을 비난하고 경찰과 자기 지지자들 모두를 부추겨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를 물리적으로 공격하도록 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런 부추김 때문에 총격 사망 사건이 최소 세 건 벌어졌다.

트럼프의 전술은 선거의 판돈을 키우는 것이고 그래서 바이든을 “좌파 문화혁명” 동조자로 낙인찍으려 한다. 그러나 이런 전술에는 트럼프 자신의 전투적 거리 운동[‘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운동]을 이데올로기적으로 탄탄하게 만드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이미 주류 집단들 사이에는 공포가 만연해 있는데, 트럼프가 11월 선거에서 패배할 듯하면 무장한 지지자들을 동원해 대통령직을 지키려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합법적 방식으로든 비합법적 방식으로든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그의 기회주의적 동기에 따라 트럼프는 흩어져 있고 파편화돼 있으며 뚜렷한 지향도 없던 극우를 진정한 파시즘 운동의 단초가 될지도 모를 무엇인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트럼프가 남길 최악의 유산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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