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반미자주파의 민중전선 전략의 모순
—
계급 협력으로는 우익을 제압할 수 없다
〈노동자 연대〉 구독
반미자주파는 한국 최대의 좌파 세력이자 노동운동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울러 미국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 헌신한다.
그러나 반미자주파의 민중전선 전략은 극우와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제시되지만, 후자를 패퇴시키지 못한다. 민중전선 전략의 계급 협조주의가 후자를 패퇴시킬 진정한 동력인 노동계급의 반자본주의적 투쟁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지정학적 위기가 깊어지고 제국주의와 극우가 발흥하는 지금, 계급 협력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
이 글에서는 이재명 정부 하에서 반미자주파의 민중전선 전략이 어떻게 노동계급의 계급투쟁의 발목을 잡는지 살펴본다.
민중전선의 핵심 문제
먼저 고전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민중전선 전략의 핵심 문제를 간략히 짚어 본다.
민중전선은 우파에 맞서 좌파 정당이 자유주의 정당과 맺는 전략적 동맹이다. 노동계급, 중간계급, ‘진보적’(자유주의적) 자본가 계급 부분이 동맹해 선거에서 승리하고, 이를 통해 좌파가 그들과의 연립정부에 참여하거나 (형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채) 그 정부를 지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민중전선의 핵심 문제는 단순히 부르주아(공공연히 자본주의적인) 정당과 동맹을 맺는다는 사실에만 그치지 않는다. 계급 이해가 상충하는 동맹을 유지하려면 노동계급의 요구와 투쟁을 동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묶어 둬야 한다는 자기 제한적 지향이 핵심 문제다.
좌파 정당이 부르주아 자유주의 정당과 동맹하는 민중전선 전략에서는 부르주아 동맹을 자극하거나 선거 연합에 차질을 줄 수 있는 대규모·급진적 대중 투쟁, 특히 계급 동맹을 흔들 수 있는 계급투쟁을 스스로 자제하는 논리가 작동한다.
민중전선 전략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집권과 개혁을 추구하는 개혁주의 전략이다. 이 전략 하에서는 선거 승리와 기존 국가 기구의 개혁이 최우선 목표가 된다. 시위, 행진, 점거, 파업 같은 노동계급 대중의 독자적 행동보다 지도부 간 협상, 선거 출마, 국회 활동, 정부 정책이 중시된다.
따라서 민중전선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본주의 정치 질서를 존중하는 ‘책임 있는 공당’으로 처신해야 한다는 압박과 유혹이 갈수록 커진다. 결국 자본주의 질서에 도전하기보다 이를 ‘정상화’하고 관리하는 정치 세력으로 안주하며, 자국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논리가 내면화된다.
민중전선이 가동되면 그 전략을 채택한 좌파 정당의 당원과 선거 당선자는 늘어나기 쉽다. 그러나 반동에 맞서 싸울 진정한 동력인 노동계급 대중의 투쟁력은 오히려 약화된다.
요컨대 민중전선 전략은 노동계급의 독립적 운동을 부차화하고 자본주의 정당과의 동맹에 종속시킨다.
노동계급의 의식은 투쟁 경험 속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발전한다. 이 점에서 민중전선 전략은 노동계급의 계급의식이 성장할 기회를 가로막는다.
반미자주파 경향은 민중전선 전략으로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을 이루고 미국 제국주의의 압박에 맞서려 한다.
그러나 그 선의와 달리 민중전선 전략은 반동에 맞설 진정한 동력인 노동계급의 좌파적 투쟁이 일관되게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하나씩 살펴본다.
노동자 투쟁: 계급투쟁의 성장보다 중재와 대화를 추구한다
민중전선은 자유주의 정부 및 자유주의 정당과의 협력을 중시한다. 그에 따라 노동운동에서 정부 중재, 사회적 대화, 입법을 통한 해결을 앞세우며 그들로부터 독립적인 투쟁을 자제하도록 압박한다.
반미자주파 경향은 세계의 주요 모순을 노동계급 대 자본가 계급이 아니라 한국 국민(민중) 대 미국 제국주의로 본다. 이에 따라 계급을 초월한 한국인 공통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노동계급과 ‘애국적’ 자본가 계급의 전략적 동맹인 민중전선은 민족의 이익을 위해 정당화된다.
민주노총이 밝힌 올해 8월 15일 노동자 대회의 취지는 좌파 민족주의가 노동운동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주권이 없는 나라에서 노동권의 완전한 보장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민족 자주가 제1의 과제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미 반세기 전에 독자적인 자본 축적 중심을 형성했다는 점, 오늘날에는 세계 13위 경제력과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주권을 문제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서유럽과 일본이 미국 정부에 의해 ‘주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최근 진보당 내 ‘사람과세상’ 경향이 한국을 ‘식민지 반(半)자본주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은 타당하다. 수십 년 뒤늦은 지적이지만 말이다.
좌파 민족주의와 민중전선 전략에서는 민족 자주(‘국익’)가 우선시되며 노동계급의 독자적 이익을 (국익에 비해) 부차화하거나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가 생겨난다.(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연속혁명 전략은 민족 해방 과제를 해결할 능력도 노동계급에 있다고 본다. 연속혁명론에 대해서는 최일붕의 ‘연속혁명론: 2단계 혁명의 함정을 넘어 21세기 사회변혁을 설계하다’를 보시오.)
물론 반미자주파 활동가들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투쟁에 나설 때 헌신적으로 기여해 왔다. 그들은 노동조합에서 만만치 않은 조직력과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민주노총 집행부 안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반미자주파의 민중전선 전략은 계급 협조주의에 갇힌 탓에 노동계급의 투쟁과 연대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확대되도록 돕지 못한다.(그와 정반대 기능을 한다.)
또한 계급 협조주의에 따라 정부의 중재와 개입을 촉구하는 데 그치기 일쑤였다(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를 놓고 그렇듯이).
1)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성과급(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자 삼성전자 사용자뿐 아니라 지배계급은 커다란 위기감을 느꼈다. 파업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보수파와 친기업 언론은 삼성전자 노조를 맹비난했다. 이재명 정부는 “파업은 절대 안 된다”며 사용자와 노동자를 압박했고, 특히 파업 예정일 직전에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위협하며 노동자들을 협박했다.
지배계급이 ‘계급 대 계급’의 구도로 이데올로기 총공세를 펴는 첨예한 상황에서, 진보당은 “국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한다”며 삼성전자 노동자 파업 지지하기를 회피했다. 반도체 산업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국익)을 의식한 결과였다. 긴급조정권 발동에는 반대했으나, 노동자를 겁박한 정부를 규탄하지도 않았다. 대신 정부에 중재와 개입을 주문했을 뿐이다.
김재연 전 진보당 대표는 평택시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투쟁을 지지하는 일을 회피했다.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을 확고히 지지하는 것은 ‘국익’을 중시하며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를 유지하려는 전략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은 타 부문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투쟁을 자극했다. 친기업 언론은 ‘하투’ 확산을 우려했다. 그런 점에서 만일 초기부터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에 좌파와 노동운동의 지지와 연대가 구축됐다면, 임금 인상을 비롯한 노동계급의 생활비 만회 투쟁이 더욱 확산하고 보편화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좌파 다수도 고임금 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삼성전자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기를 회피했다.
2) 홈플러스 대량 해고 위기
홈플러스 대량 해고 위기에서도 민중전선 전략은 정부에 기대를 걸며 기층 투쟁을 회피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진보당은 민주노총 집행부에서는 물론 홈플러스노조와 마트노조 지도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홈플러스 위기가 불거진 뒤 노조 지도부들은 현장 조합원과 노동운동의 동력을 활성화하려 하지 않았다.
김재연 전 대표를 비롯한 진보당 지도부도 이재명 정부에 실질적 압력을 가할 대중 투쟁을 호소하기보다 정부를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제 경쟁력과 국익을 중시하는 정부에 기대를 거는 동안, 노동자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지킬 투쟁을 발전시킬 기회는 사라졌다.
이렇게 간부들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당) 설득에 골몰하는 투쟁 방법은 기층 노동자들의 수동성을 조장하고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정부 개입을 강제할 유일한 수단을 회피했다는 게 문제다. 민주노총과 진보당은 점포 폐업과 대량 실직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도 일터 점거 투쟁을 확대하려는 일을 하지 않았다. 또한 홈플러스를 무상 국유화해 일자리를 보장하라며 시장 논리에 도전하는 요구와 투쟁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3) CU 화물 노동자 투쟁
CU 화물 노동자 투쟁에서는 고 서광석 노동자 사망 이후 민주노총과 좌파 조직들이 투쟁과 연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화물연대는 전 조합원 파업을 예고하고 진천 물류센터 봉쇄를 강화했으며, 4월 25일 진주 연대 집회에는 9000여 명이 모였다. 민주노총도 노동절 대회를 이 투쟁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월 29일 사측과의 잠정 합의로, 예정된 투쟁은 실행되지 않은 채 종료됐다. 물론 단호한 투쟁과 연대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특수고용·하청 노동자들의 집단 투쟁과 연대가 원청의 양보를 강제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다만 예고됐던 전 조합원 파업과 노동절 연대 행동까지 이어졌다면 생계비 위기에 맞선 노동자 투쟁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이재명 정부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적극 개입한 것도 이런 투쟁 확산 가능성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진보당과 반미자주파 매체들은 합의를 환영했지만, 투쟁의 기세를 이어 노동자들의 생계비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은 하지 않았다. 이는 당시 민주노총 지도부가 정부와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고, 진보당 역시 노동계 지도부를 ‘국정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는 정부의 행보를 환영하던 맥락과도 맞물려 있었다.
4)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 문제에서는 민주당이 노동자들의 요구에서 후퇴한 책임에 대한 진보당과 민주노총의 기회주의적 침묵이 있었다.
민주노총과 진보당은 노란봉투법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단 한 글자도 후퇴해서는 안 된다”며 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4일 후퇴한 법안이 통과되자 민주노총은 이를 “20년 투쟁의 결실”이라며 “가슴 뜨겁게 환영”했고, 진보당도 “노동자의 피와 땀, 눈물의 결실”이라며 환영했다(정의당도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물론 완전하지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사용자들의 압력을 받아 노동자 요구를 삭감한 책임을 흐리고 후퇴한 법안에 노동운동과 진보 정당의 지지를 부여하는 나쁜 효과를 냈다. “이번 개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덧붙였지만, 이미 역사적 승리로 선언한 법을 다시 개정하기 위한 대중적 압력을 조직하기는 훨씬 어렵다.
사실 진보당은(그리고 정의당도)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나 근로시간 유연화 문제 등 민주당의 친기업적 행보에 대해 소극적 비판에 그쳤다.
진보당의 영향력이 더 커져 민주당과 진보당이 협력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노동계급의 독립적 투쟁을 억제해야 한다는 압력과 유혹도 커질 것이다.
제국주의 문제: ‘NO 트럼프’는 당연하고 이재명 정부에 맞선 투쟁이 필요하다
반미자주파 활동가들은 미국 제국주의 반대에 진심이다. 오래도록 한미동맹과 한미(일) 연합훈련, 주한미군 주둔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반미자주파 경향의 민족주의 정치는 오늘날 제국주의 체제에 효과적으로 맞설 대안이 될 수 없다.
반미자주파 경향은 미국 제국주의(와 국내 친미 세력)에 맞선 민족적 단결을 추구하고, 이는 계급 연합 전략(민중전선)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민중전선 전략도 민족주의를 강화한다. 계급 협력을 추구하는 민중전선 전략은 계급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국민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국익과 자주 국방 등이 그것이다.
이런 노선에는 자국 자본주의 지지와 애국주의로 나아가는 논리가 내재돼 있다. 한 사례로, 1930년대 프랑스 공산당은 혁명적 정당이었지만 민중전선 속에서 프랑스 자본주의의 이익을 지지하고 애국주의를 받아들이고 군비 증강을 지지했다.
반미자주파 경향의 주장과 실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미 무역·안보 협상에서 반미 자주파 경향은 미국의 관세 위협, 대규모 투자와 무기 구매 요구, 동맹 현대화를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굴욕적’ 협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반미자주파 경향의 이재명 정부 비판에는 계급적 관점은 실종돼 있고 국익적 관점이 자리잡고 있다. 한미 무역 협상으로 한국 지배계급이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보지 못했고, 미국 대신 한국에 투자하라며 사실상 한국 자본주의를 방어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 지배자들은 압박을 받으면서도 ‘동맹 현대화’를 이용해 이익을 얻어 왔다. 이 점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제국주의 경쟁 체제 속에서 한미동맹 현대화에 협력하는 동시에 나름의 ‘자율성’도 추구하면서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고, 달라진 한국의 국력과 위상 속에서 아류 제국주의를 지향하고 있다(아직은 그 영향력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미국과 갈등도 하고 협력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 트럼프”는 당연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한미동맹 현대화를 이용해 한국 지배계급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그것에 맞서는 것이 단연 중요하다. 제국주의 질서에 적응하며 지배계급의 독자적 이익을 추구하는 한국 국가의 ‘자주’와 ‘자율성’에는 어떠한 진보성도, 노동계급의 이익도 없다.
그러나 반미자주파 경향은 자주적 국익과 자주 국방을 촉구하며 이재명 정부의 비판적 조언자 구실을 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자본주의의 운영 방향에 대해 훈수두는 셈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아류제국주의 지향 속에서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군비 증강을 하고 K-방산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제국주의 경쟁 격화에 뛰어드는 것이다. 게다가 군비 증강은 노동계급의 복지에 쓸 수 있는 재정을 잠식한다.
물론 지난해 이재명이 트럼프에게 핵추진잠수함 도입 약속을 받아냈을 때 진보당과 반미자주파 매체들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진보당은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국회 논의를 주문했을 뿐,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이재명 정부의 군비 증강의 핵심적 일부임을 폭로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반미자주파 매체들의 핵잠수함 도입에 대한 비판의 강도와 빈도는 이후 점점 줄었다.
올해 5월 26일 이재명 정부는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장보고 N사업’으로 명명해 개발 사업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핵잠수함 도입을 비판해 왔던 반미자주파 경향에서는 그에 걸맞은 반대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진보당과 〈자주시보〉에서는 장보고 N사업 공식화 이후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찾기 어렵고, 〈민중의소리〉에서도 명시적 비판은 나오지 않았다.
〈민플러스〉는 핵추진잠수함 자체에 반대하기보다 미국이 이를 한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이용하는 것을 비판하고, 한국의 핵연료 확보와 자주성을 강조하는 국익론적 관점이 두드러졌다.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반미자주파 경향의 비판도 국익론에 기초한 비판이었다. 반미자주파 경향이 마스가 프로젝트를 비판한 기준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이득을 얻는가’였다. 정작 이재명 정부도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지배계급의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한편, 진보당은 이재명 정부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이나 UAE에 대한 천궁-2 지원은 비판했지만, 이재명 정부가 무기 산업(K-방산)을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비판하지 않고 있다. 좀 더 선명한 입장인 〈민플러스〉와 〈자주시보〉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무기 산업 지원 자체에 대한 비판은 찾기 어렵다.
반미자주파 경향은 대미 종속적 군사력 증강이 아닌 진정한 자주 국방을 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자주 국방 요구는 군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에서(그것도 가장 치열한 곳 중 하나인 아시아에서) 불가피하게 ‘방위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 앞에 무력해진다. 궁극적으로 한국 자본주의 국가의 무장력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질서에 적응하며 지배계급의 이익을 도모하는 한국 정부에 맞서야 한다. 가령 ‘군비가 아니라 복지를! 군비가 아니라 임금 인상을!’ 슬로건 아래 계급투쟁을 중심에 둔 반제국주의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국가 대 국가의 관점: 국제주의의 실종
제국주의 문제에서 반미자주파 경향의 또 다른 문제점은 계급은 실종돼 있고 국가 대 국가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즉, 진영론이 노동계급 국제주의를 대체한다.
진영론은 그 논리상 한 제국주의에 반대하며 다른 제국주의를 지지하는 것이다. 반미자주파 경향이 중국과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확장에 대해서는 보아넘기거나 지지하는 까닭이다.
중국·러시아 같은 비서방 강대국이 미국에 맞설 균형추(또는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북·중·러 밀착을 반제국주의의 일환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강대국들 간 경쟁 체제다. 그 틀 안에서 중국과 러시아도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행동한다. 그런 국가들이 반제국주의라는 것은 터무니없다. 가령 두 강대국이 팔레스타인인들의 민족 해방 투쟁을 위해 도대체 뭘 했나?
또한 반미자주파 경향은 북한 국가의 군비 증강을 불가피성을 넘어 미덕으로 칭송한다.
그러나 북한은 나름대로 중·러 제국주의와 협력하는 것을 통해 자국 자본축적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북·중·러 협력은 한·미·일 협력과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긴장을 키운다.
물론 북한의 핵무기 등 군비 증강이 미국 제국주의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국 노동계급을 대량 학살할 핵무기를 사회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제국주의 체제는 그 시스템을 이루는 경쟁 국가들의 군사력이 아니라, 그 체제 전체를 떠받치는 국제 노동계급의 아래로부터의 투쟁과 연대로만 무너뜨릴 수 있다.
진영론은 ‘반미’ 국가에서 벌어지는 노동계급 대중의 저항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가령 반미자주파 활동가들은 올해 1월 이란 정권에 맞서 일어난 이란 대중 시위를 외세에게 조종당하는 소요로 규정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비상계엄 반대 등 민주주의 투쟁은 지지하면서 이란, 베네수엘라 등지의 대중이 벌이는 민주주의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것에 일관성은 없다.
‘반미’ 국가에서 지배계급에 맞서 일어나는 대중 저항을 좌파가 지지하지 않거나 반대할 때, 극우가 그것을 좌파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키는 데 이용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두 국가’ 선언
한편, 북한이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것이 자아내고 있는 반미자주파 경향 내 분화를 주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과거 서유럽 공산당들의 역사적 사례를 돌아봐야 한다. 소련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게 되면서, 소련 입장에서는 서유럽 공산당들이 소련의 이익을 위해 각국 정부를 압박해야 할 필요성이 거의 사라지게 됐다. 이는 서유럽 공산당들이 자국 국가의 이익을 지지하고 사회민주주의 정당처럼 변모하는 민족주의적 흐름(유러코뮤니즘)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최근 북한은 중국 제국주의와 러시아 제국주의에 밀착하고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국제적 위상과 함께 정권의 자신감도 높아졌다. 그런 배경 속에서 북한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을 적대하지 않도록 남한 국가에 압력을 가하는 남한 내 운동의 필요성이 전보다 덜해졌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반미자주파 경향 내에서도 유러코뮤니즘과 본질이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가령 반미자주파 경향 사이에서 한국의 자주 국방 지지 주장이 늘고 있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민중전선 전략과 국익 추구는 그런 변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 배척 문제
계급보다 민족을 우선하는 민족주의는 외교·군사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는 ‘내국인 일자리’를 우선시하며 같은 노동계급인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의 이해관계를 대립시키는 정치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김종훈 당시 울산 동구청장은(현 진보당 대표. 이하 구청장로 호칭) 조선업 이주노동자 유입 확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주노동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김 구청장과 진보당은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서 사과했지만, 이주노동자 유입 반대 입장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얼마 뒤인 12월 22일 김 구청장은 민주당 의원 김태선, 거제시장 변광용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내국인 채용 확대, 이주노동자 쿼터 조정”을 요구했다. 함의상 내국인 노동자의 실업과 고용불안의 책임을 이주노동자에게 돌린 것이다.
김 당시 구청장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진보당 대 국민의힘’ 구도를 만드는 데 이주노동자 추가 유입 반대를 이용한 듯하다. 즉, 국힘을 이주노동자 추가 유입 지지 편으로, 민주당-진보당을 한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이주노동자 추가 유입을 반대하는 편으로 구도화한다는 것이다. 민중전선과 선거주의에 따른 기회주의다.
김 현 진보당 대표의 이주노동자 배척 행보는 좌파 민족주의와 민중전선 정치가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단결을 거부하고 오히려 노동계급의 분열을 조장하는 인종차별적 입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민중전선으로는 내란 청산과 극우 제압을 해낼 수 없다
진보당의 민중전선 전략의 핵심 목표 하나는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극우를 제압하는 것이다. 고전적 민중전선 전략 역시 대중의 반파시즘 염원에 대한 스탈린주의적 대안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은 민중전선으로는 극우·파시즘을 제압할 수 없음을 입증했다. 이것은 현재 한국에서도 적용된다.
본지는 이재명 정부의 내란 청산은 매우 미흡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전망했다.(최일붕의 ‘이재명 정부는 내란 세력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 마르크스주의의 전망’을 보시오.)
실제로 이재명 정부는 쿠데타 세력의 전면적 숙정을 의식적으로 피했고, 내란 청산은 윤석열과 김용현 등 쿠데타의 극소수 핵심 주도자들만 처벌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 사이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진행되는 한편, 추경호·이진숙 등 쿠데타 지지자들이 지방선거의 관제고지에서 승리했다. 게다가 극우 운동은 선관위의 부패를 기회 삼아 새롭게 재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진 데는 이재명 정부의 책임이 단연 크지만, 대선 이후 극우에 맞선 대중 동원을 방기한 주요 좌파 정당들의 책임도 크다.
여기서는 최대 좌파이고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이 있는 반미자주파 경향의 민중전선 전략 문제를 다룬다. 물론 내란 청산 과제를 경시하는 일부 좌파들과 달리 반미자주파 경향 대다수는 내란 청산 문제를 중시한다.
민중전선 전략은 윤석열 탄핵 운동에서부터 문제적이었다. 윤석열의 쿠데타 미수 이후 윤석열 탄핵 운동을 주도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민중전선 전략에 따라 운동의 투쟁성을 민주당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묶어 뒀고,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간 민주당과 보폭을 맞췄다. 노동계급의 힘을 발휘할 총파업 제안은 물론 채택하지 않았다.(김문성의 ‘윤석열 퇴진 운동을 이끌고 있는 비상행동 정치’를 보시오.)
대선을 앞두고 반미자주파와 NGO들은 좌파적 포퓰리즘 운동 ‘광장시민연대’를 결성해 당시 야5당(민주당·진보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과 함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로도 민중전선을 지속하자는 합의문을 작성했다. 국정 하위 파트너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진보당은 협치의 기회를 얻으려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려 해 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말 출범한 사회대개혁위원회에 진보당계와 NGO 활동가들이 여럿 들어갔다. 물론 총리실 산하 자문기구가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낼 힘은 없다(그런 자리이니 진보당에게 허용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적 상징성이 중요하고 그것이 문제다.
이재명 정부와 동맹하는 민중전선 전략은 비록 선의일지라도 환상이다. 자본주의 국가기구가 중립적이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다는 환상, 행정부 핵심을 비롯한 지배계급을 설득해 낼 수 있다는 환상, 자본주의 국가기구를 ‘민주 개혁’으로 점진적으로 개조할 수 있다는 환상.
신석진 진보정책연구원장은 우파에 맞서기 위해 “진보당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사회대개혁을 갈망하는 51퍼센트의 광범위한 개혁적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좌파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 (못 미더워 하면서도) 기대를 갖고 있는 대중을 추수할 것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모순과 근본적 한계를 폭로하면서 대중의 독립적 행동과 투쟁을 고무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행동과 의식이 급진화하도록 도울 수 있다.
물론 진보당은 이재명 정부의 불철저함을 종종 비판한다. 이런 경우 매서운 비판은 흔히 자신들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라는 채근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지속하고, 선거와 공식 정치에서 민주당 왼쪽의 선택지로 발돋움하는 것을 추구한다.
가령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을 장관 후보자에 지명했을 때, 진보당은 지명 철회를 요구하다가 이혜훈의 사과 이후 비판의 초점이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겨갔고, 이왕 “협치”와 “통합”을 하려면 우파뿐 아니라 (진보당 같은) 좌파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정부는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기 전에는 오른쪽으로만 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과 최근 김경자 사회 수석 임명처럼 왼쪽을 달래는 인선도 웬만하면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전체가 가는 실천 방향을 봐야 한다.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은 계속 지지부진할 것이고 지방선거 이후 지지율 하락과 중도보수 확장 전략 속에서 더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럴수록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에 분노해 광장에 나섰던 진보 대중 사이에서 실망과 환멸이 점점 커질 것이고, 그런 상황은 극우가 더한층 성장할 토양이 될 것이다.
극우에 맞서는 (민중전선이 아니라) 공동전선이 필요하다
진보당은 12.3 계엄의 밤에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 좌파의 하나였다. 그러나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를 계기로 부상한 극우에 대항하는 대중적 노동자 투쟁을 건설하는 것에 좀체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대신 정부·여당이 중도 세력으로서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질서를 ‘정상화’하는 것에 협력했다.
그 노선에 따라 국회와 법을 이용해 극우에 대응하는 것을 훨씬 중시한다. 하나는 선관위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등 현 정치 시스템을 ‘정상 상태’로 돌려놓는 것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혐오표현 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지는 국가 규제를 통해 극우의 혐오표현에 맞서는 것이 어떤 위험성과 미련함이 있는지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극우에 대한 국가 규제 요구는 좌파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최일붕의 ‘혐오표현에 맞서야 한다. 그러나 국가 규제에 기대서는 안 된다’를 보시오.)
극우의 부상은 자본주의 체제의 복합 위기와 중도 정치의 실패를 토양으로 삼는다. 극우 세력은 체제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중도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불만을 이용해 세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극우는 개혁 염원 대중의 투쟁력이 약화될수록 활개치고, 좌파의 도전을 받지 않을수록 성장한다.
극우를 제압하려면 노동계급의 독립적 행동을 자유주의 중도 세력과의 동맹에 종속시키는 민중전선 전략이 아니라, 극우에 맞서는 좌파와 노동운동의 광범한 공동행동, 즉 반극우 공동전선을 건설해야 한다.
맺으며
반미자주파 경향 대부분을 포괄하는 상위 연합 조직 진보당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전국적 선거 연대를 거부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진보당 신임 대표 선거에서 양 후보 모두 “자강”을 강조한 배경이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민중전선에서 좌파가 배신당하는 일은 많았다. 근본적으로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계급 간 동맹은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1936년 프랑스 공산당과 사회당은 자유주의적 중간계급 정당인 급진당과 동맹해 노동자 운동을 억제하고 “공화국”에 봉사했다. 그러나 대자본이 1936년의 노동자 공장점거 운동이라는 대위기에서 회복하자 급진당은 공산당·사회당과 결별했다.
이를 두고 트로츠키는 공산당과 사회당이 부르주아 동맹에게 외면받게 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꼬집었다. “계급투쟁에서는 은혜에 대한 보답이 없다.”
진보당의 당세가 성장하고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처럼 민중전선이 재가동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바로 민중전선 전략으로는 극우와 제국주의 등 반동을 결정적으로 패퇴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트로츠키는 정치 동맹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 할 민중전선의 역학을 ‘힘의 평행사변형’에 빗대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중전선 정치에서는 1+1이 2가 아니라 0이 된다고 지적했다.
“힘의 평행사변형 법칙은 정치에도 적용된다. 그러한 평행사변형에서, 성분 힘들이 서로 더 많이 갈라질수록 합력(合力)은 더 짧아진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정치적 동맹자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길 때, 그 합력은 영(零)과 같아질 수도 있다.”
트로츠키의 ‘힘의 평행사변형’ 비유는 현재 반미자주파 경향의 민중전선 전략을 비판하는 데에도 적용된다. 계급 협력의 정치로는 반동을 제압할 힘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본지 독자들은 계급 협력이 아닌 계급 투쟁의 정치를 추구하며 급진적인 투쟁과 연대를 건설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한편, 북한이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것에서 말미암은 반미자주파 경향 내 변화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과거 서유럽 공산당들의 역사적 사례를 돌아봐야 한다. 소련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게 되면서, 소련 입장에서는 서유럽 공산당들이 소련의 이익을 위해 각국 정부를 압박해야 할 필요성이 거의 사라지게 됐다. 이는 서유럽 공산당들이 자국 국가의 이익을 지지하고 사회민주주의 정당처럼 변모하는 흐름(유러코뮤니즘)을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의 하나였다.
최근 북한은 중국 제국주의와 러시아 제국주의에 밀착하고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국제적 위상과 자신감이 높아졌다. 그런 배경 속에서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고 남북 교류·협력 기구를 청산했다. 북한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을 적대하지 않도록 남한 국가에 압력을 가하는 남한 내 운동의 필요성이 전보다 덜해졌을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반미자주파 경향 내에서도 유러코뮤니즘과 비슷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민중전선 전략과 국익 추구는 그런 변화의 가능성을 더욱 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