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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이란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계급투쟁 간과한 진보당 대표 선거

진보당 당대표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고 있다.

울산 동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훈 후보와 전남도당 위원장으로 이번 6·3지방선거에서 순천시장에 출마했던 이성수 후보가 겨룬다.

다득표순으로 뽑는 최고위원에는 선출 정수인 5명(여성할당 2명 포함)이 딱 맞춰 출마해 전원 당선이 확정됐다. 연합 집행부를 구성하고 당대표만 경선을 치르는 셈이다.

2년 가까이 민중전선 전략 내에서의 전술들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기에 지도권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당내 단합을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김종훈 후보는 울산 지역 리더로 김재연 현 상임대표(의 그룹)와 다수파 공조를 해 왔다. 현 지도부는 2024년 총선과 대선에서 숙원이던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잇따라 성사시켰으나, 그 과정에서 연합 유지를 위해 여러 까다로운 문제들을 놓고 기회주의적으로 침묵했다는 비판을 당 안팎에서 받았다.

도전자 격인 이성수 후보가 속한 ‘사람과세상’은 민주당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저자세를 비판해 왔다. 사람과세상은 광주·전남을 주요 기반으로 전현직 의원과 지도부 출신 인사들이 이끄는 그룹으로 6·3지방선거 진보당 당선자 41명 중 27명이 광주·전남에서 나와 최근 위상이 올라갔다.

ⓒ출처 진보당

이성수 후보는 “민주당과 당당히 경쟁하는 대표 진보정당으로 자력에 기초한 수권 전략과 자강에 기초한 연대로 진보 집권”을 주장한다.

이 후보는 내란 청산보다 불평등과 양극화 타파가 민중에게 더 절실한 과제라며, “50만 당원” 가입 같은 자강책과 ‘반도체 초과이익 국민배당’ 같은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계급 간 재분배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진보당계는 민주당과의 연립정부도 진보 집권의 한 형태로 보았기에, ‘자력과 자강에 기초한 연대로 집권하자’는 주장이 독자 집권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력과 자강에 기초해야 연립정부 수준의 연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런 공약만으로는 현 지도부와의 실천적 차별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현 지도부는 독자 성장과 이재명 정부 비판이 민주당과의 연합 전략과 충돌하지 않도록 자기제한적 조절에 애를 써 왔을 뿐, 민주당에 대해 아예 침묵한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김종훈 후보는 “강한 진보”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2년 전 당대표 경선과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람과세상’ 후보들이 김재연 대표와 다수파를 비판하며 내세운 구호가 바로 “강한 진보”였다.

연합 당권파 스스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 선거 연대를 민주당이 거부한 것에 대응해 ‘자강, 자력’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본 듯하다. 그런 강조를 통해 당내 비판을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것이다. 사실 김종훈 후보의 그룹 자신이 “자강에 기초한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를 울산·부산·경남에서 추구해 왔다.

그런데 지역, 인물, 대안 정책을 강조하는 김종훈 후보의 “강한 진보”도 선거 대비에 초점이 있다. 김 후보는 총선이 1년 반밖에 안 남았다고 강조한다. 방금 전국 선거를 마쳤는데도 다음 전국 선거가 또다시 새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김종훈, 이성수 두 후보 모두 다음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20석) 구성을 목표로 제시한다. 하지만 진보당의 처지에서 민주당과의 선거 공조 없이는 불가능한 목표다.

민중전선과 선거주의

민중전선 전략은 우파에 맞서 좌파가 자유주의 세력과 연합하는 것이다. 이 전략의 모순은 우파와 자유주의 세력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재난과 불행의 뿌리인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을 지키는 데는 이해관계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민중전선 전략이 성공할수록 좌파는 발목이 잡힌다. 복합 위기 속에서 자유주의 세력은 우파와 종종 타협을 하고, 좌파는 그런 자유주의 세력을 달래고 붙잡으려고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발전할 수 있는 투쟁들을 스스로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급진좌파라도 민중전선 전략을 채택하면 개혁주의 특유의 자기제한적 전략에 사로잡힌다. 헌정질서의 안정 추구, 법치주의 준수, 경제 성장과 안보 중시 등에 타협하는 것 말이다.

두 후보가 내놓은 불평등 대책의 핵심은 반도체 산업 중심의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삼는 개혁안이다. 복합 위기 속에서 대중의 생활고가 깊어지는 가운데, 나름대로 계급 간 재분배를 하려는 노력이다.

이 후보가 ‘국민 배당’을 제시했다면, 김 후보는 국회에 가칭 ‘100조 위원회’를 만들어 초과 세수를 어떻게 사용할지 사회적 대화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초과 세수만 재원으로 삼는 것은 이윤에 대한 도전은 아니다. 또한 실현 방법도 개혁 입법을 위한 정치 협상에 머무는 수준이다.

김종훈 후보는 대안 정책과 대중 운동을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개혁 입법이 공중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지상전을 겸하자는 뜻이다. 이는 노동자 투쟁, 반극우 투쟁, 다양한 차별 폐지 투쟁을 서로 연결해 정치화시키며 정치 지형 자체를 개혁에 유리하게 변화시키려는 노선과는 다르다.

반도체 산업의 초과이익을 말하면서도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임금 투쟁을 외면한 사실은 두 후보 모두 마찬가지다. 홈플러스 문제에선 회생을 핑계로 점포들이 폐쇄돼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도 무상 국유화를 통한 고용 보장처럼 시장 질서에 도전하는 요구와 투쟁은 꺼렸다.

계급투쟁이 정치화(보편화)되지 못하면 노동계급 대중의 정치의식도 급진화될 기회를 얻지 못해 고양되기 어렵다. 오히려 자력 투쟁보다 위로부터의 개혁 선물을 기다리는 수동화가 만연해진다.

이럴 때 민중전선 좌파 정당은 급진적 목소리를 대변하며 대중을 선도하기보다 수동적인 개혁 염원층을 추수해야 한다는 압력을 크게 받는다.

진보당이 지방선거 평가에서 ‘지민비진’(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진보당)층을 더 적극적으로 포섭하고 만들어내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면서 차별화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것처럼 말이다.

그러려면 민주당에 너무 무비판적이어도 안 되고, 원칙적이고 강경하게 투쟁을 통한 비판도 피해야 한다. 그 사이에서 자기제한적 조절에 골머리를 앓고, 어떨 때는 필요한 비판을 속으로 삼킨다. 가령 대북 문제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진보당계 전체의 모순이 커져 가는데도 공개적으로는 비판을 아끼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주민 고용을 늘리지 말고 한국인 고용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역시 민족주의이자 선거주의의 발로로 보인다.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

이성수 후보는 윤석열이 내란죄 유죄가 나왔을 때 국힘 해산 청구 등을 했어야 했다며, 뒤늦게 선거에서 국힘 심판을 하자는 것은 국힘을 찍지 말자는 것, 즉 민주당을 도와주자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부터 김재연 대표와 현 집행부가 국힘 해체론, 국힘 해산 청구론에 반대하며 주장해 온 선거를 통한 내란 청산론에 대한 예리한 비판처럼 들린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불평등 타파와 내란 청산을 대립시키는 이 후보의 결론은 내란 청산 구호가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란 청산, 극우 반대, 사회대개혁은 서로 연결돼 있다.

국힘이 극우화해 당 자체로서 ‘윤어게인’ 구실을 해 왔고, 쿠데타 지지 세력이 아직도 국가기관 곳곳에서 반동의 재기를 노리며 암약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당을 압박해 사회 개혁의 장벽이자 경제 위기 고통 전가의 첨병 노릇을 한다.

문제는 민주당이 극우 세력과 투쟁하긴 하지만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 모두 불철저하다는 점이다. 경제 위기 고통 전가에는 사실상 사용자 편에 선다(삼성전자 임금 투쟁 때 노동자들을 협박했듯이). 민주당도 친자본주의 정당이기 때문이다.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는 대중 투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노동자 대중 투쟁이 개혁을 쟁취하는 진정한 동력이다.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려는 사용자들의 의지가 강해진 경제 침체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또한 대중 투쟁으로 조직노동자들, 민주당에 실망한 청년층, 마지못해 민주당에 투표하면서도 개혁을 염원하는 일부 계층을 단결시킬 수 있다.

따라서 두 과제를 대중 투쟁으로 연결시키려 하지 않고 오히려 분리시키고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정책적 차별화로 갈음하자는 것은 민중전선의 왼쪽 날개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수준의 제한적 차별화에 머물자는 말이다. 사회의 총체적 변혁이 아니라 땜질식 개혁으로 목표를 제한하는 셈이다.

최근 정치 상황에서 좌파가 주변화돼 개혁을 염원하는 대중에게 가시적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계급투쟁이 파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서 민주당과의 거리 두기(선거적 차별화)만 말하는 것으로는 좌파성을 입증할 수 없다. 민주당과 거리 두기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제 계급투쟁 전면화로만 달성될 수 있다.

요컨대 두 후보 모두 진보당의 전통적인 민중전선 전략에 충실하다. 두 후보 모두 말하지 않는 “자강과 자력”의 또 다른 길은 노동자 대중의 투쟁을 고양해 그것으로 차별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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