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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이재명 정부 팔레스타인과 중동 전쟁 이주민·난민 긴 글

미국 대신 유럽과 함께하는 호르무즈 파병도 똑같이 이란 전쟁 참전이다

트럼프의 파병 요구를 거절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현실적 방안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국제 연합체에 합류하는 것”(〈경향신문〉, 9월 6일 자)이라는 주장이 꽤 흔하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국방위원회 간사 김병주 의원은 “파병에는 아주 신중[해야] 하지만, 나중에 항행의 자유와 우리 상선을 보호한다면 프랑스·영국 이런 나라들과 협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KBS 〈전격시사〉, 9월 9일)

“모든 전쟁 활동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반드시 전투와 관련돼 있다.”(클라우제비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파견된 영국 구축함과 프랑스 군수지원함 ⓒ출처 영국 해군

그러나 미군과 달리 영·프 주도 다국적군은 괜찮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우선, 상대국인 이란은 유럽 국가들의 개입도 거듭 규탄해 왔다. 영·프가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계획을 밝힌 직후인 5월 10일,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렇게 말했다.

“외세가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군함을 파견·주둔시키는 일체의 행위는 위기 격화와 항로의 군사화다.

“프랑스 당국자들은 정세가 평온해진 뒤에 기뢰 제거 및 선박 호위에 나서겠다고 한다. 그들에게 상기시킨다. 이 해협의 안전은 전시든 평시든 이란이슬람공화국만이 담보할 수 있고 우리는 타국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김병주 의원이 말하는 ‘나중’의 파병까지 이란은 이미 거부한 것이다.

파병 검토를 밝힌 한국을 향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9월 7일 한글로 올린 경고문도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영·프는 전쟁의 바깥에 있지 않다

영·프의 호르무즈 해협 개입은 미군의 직접적 전쟁 행위와 구별되기는 하지만, 제국주의적 개입이라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영·프·독을 위시한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을 억제한다는 목표를 미국과 공유한다. 영·프·독은 지난해 9월 대이란 제재를 10년 만에 부활시킨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전쟁 개전 직후 영·프·독(E3)이 발표한 2월 28일 공동성명은 전쟁을 일으킨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을 삼간 채 이란의 보복 대응만 규탄했다.

다음날 발표한 E3 공동성명에서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 능력을 그 원점에서 파괴할 방어적 행동”을 위협했다. “미사일·드론의 발사 원점을 파괴할 방어적 행동”이라는 형용모순은 그들의 위선을 잘 보여 준다.

영·독·이탈리아 등은 미군에게 기지를 내줘 미군 비행기들이 그 기지들에서 약 5,000번이나 출격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UAE에 있는 자국 군기지 방어를 명목으로 이란에 맞서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그리스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참여했다.

유럽 측은 이런 활동이 미군과 분리된 ‘방어적’인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방어는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고, 명백히 미군을 돕는 행위다.

‘상선 보호’도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과 봉쇄에 맞서는 최강의 카드(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으로, 전혀 중립적인 활동이 아니다.

미국과 거리를 두는 진짜 이유

지금 영·프가 미국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유럽의 가치가 트럼프와 달라서가 아니라 이해관계 때문이다.

영·프 등 유럽 국가들은 각자 중동 각국의 지배자들과 인적·경제적·정치적·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자본은 영국 금융계(‘시티’)의 대표적인 큰손 고객이다. 영국은 1935년 바레인이 아직 보호령이었을 때 설치한 해군기지를 지금도 갖고 있다. 프랑스는 UAE에 중동 거점 기지를 설치하고 라팔 전투기 80대를 판매할 만큼 UAE 지배자들과 긴밀하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런 이해관계가 미국과 자동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서로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미국은 중동에서 패권을 행사하며 유럽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자신을 중심으로 조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력 쇠락과 ‘테러와의 전쟁’ 실패 탓에 중동에서 이해관계를 조율시키는 데에 갈수록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트럼프의 이란 전쟁은 미국의 약화를 결정적으로 드러냈다.

유럽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고 중동에 새로운 안보 질서를 구축할 계획과 능력이 적어도 트럼프에게는 없다고 본다.

독일 총리 메르츠는 이렇게 일갈했다. “이란은 협상 능력이 매우 뛰어나거나 협상을 안 할 능력이 매우 뛰어난 듯하다. … 한 국가[미국]가 통째로 이란 지도부에 농락당하고 있다.”

또한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확대가 아니라 이란에서 전쟁을 일으켜 군사 자원과 집중력을 분산시킨 것에도 불만을 품고 있다.

이것이 영·프 등이 미국과 따로 군사 행동에 나서고 있는 진정한 이유다.

그러나 영·프 주도 다국적군과 미국이 공유하는 핵심 이해관계가 있다. 바로 억압적인 걸프 군주국 방어, 항로 통제, 중동에서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를 보장해 줄 안보 질서를 다잡고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 지지와 이란 적대가 변함없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만에 하나 한국군이 미군 대신 영·프 주도 다국적군에 합류한다 하더라도, 제국주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전쟁에 군대를 보태는 것이라는 점은 매한가지다. 더 안전하다는 주장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참전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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