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등학생들의 반란과 노동자들의 긴축 반대 파업
—
첫 파고일 뿐 반란은 계속될 것이다
〈노동자 연대〉 구독
나는 지난주에 이렇게 썼다. “프랑스에서 투쟁이 격화할 것이라 전망한다. 모든 일의 맥락을 바꿔 놓을 폭발적인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 그 과정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9월 29일 화요일 프랑스에서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행진하던 바로 그때, 고등학생들은 형편없는 생활·학습 환경에 항의해 수백 곳을 봉쇄했다.
정부가 보낸 신호에 따라 경찰은 학생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내무장관 로랑 누네즈는 이렇게 말했다. “전국에서 440명이 연행됐다. 아직 최종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중 3분의 2가 유치장 구금됐다고 보고받았다.”
학생들의 반란은 며칠 전에 시작됐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9월 30일 노르망디의 학교를 담은 이 영상(링크)을 보라.
그 전날 경찰 폭력을 담은 영상(링크)도 있다.
그러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암울한 미래에 맞서 용감하게 행동에 나섰다. 파리의 폴엘뤼아르 고등학교에서는 한 반에 35명이 넘는 학생들이 빽빽이 들어차 수업을 받는다. 조립식 건물인 교실은 여름에는 찜통 같고 겨울에는 얼음장 같다. 그런데도 이 학교 예산은 올해 또다시 삭감됐다.
졸업반 학생 니우마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우리 같은 방리외[노동계급·이주민이 많이 사는 파리 외곽 교외 지역] 학생들에게 이 교육 체제는 완전히 망가졌어요. 우리는 형편없는 조립식 건물에서 공부해요. 교사 정원도 채워지지 않고, 교육보조원도 부족해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고등학생들의 투쟁은 파리 등 수도권 전역과 릴·리옹·몽펠리에로 번졌고, 노르망디·브르타뉴·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등지의 학교로도 확산됐다.
화요일이 끝날 무렵까지 시위에 영향을 받았거나 그 영향이 이어지는 학교가 416곳이었고, 그중 약 100곳은 전면 또는 부분 봉쇄됐다(교육부 집계).
노동총동맹(CGT) 사무총장 소피 비네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이 항의하는 것은 우리가 항의하는 것과 똑같다!”
옳은 말이다! 투쟁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경찰이 학생들을 폭행하는 영상은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그중에서도 파리 인근 생투앵로몬의 샤토데플뤼슈 고등학교 학생의 사례는 특히 끔찍하다. 영상을 보면, 경찰은 학교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한 학생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14살인 이 학생은 턱뼈 여러 군데가 부러지고 이가 깨져 여전히 입원 중이다.
생드니 시의원이자 [혁명적 좌파 단체] ‘연속혁명’ 소속 변호사인 엘사 마르셀은 이렇게 말했다. “중무장한 경찰 앞에 나서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있는 학생들은 14살, 15살, 16살 고등학생·청소년들입니다. 제가 변호한 청소년들은 생드니 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밤중에 유치장에 들이닥쳐 자신들의 뺨을 때리고 구타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방금 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코앞에서 발사된 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입이 찢어진 14살 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그 아이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이것은 노동계급 동네를 공포에 떨도록 만들고 청년들의 정치적 분노를 짓누르기 위한 작전입니다.”
여러 학교에서 학교 노동자들이 학생들에 연대해 파업에 나서고 교문 봉쇄에 함께했다. 파리 교외 지역인 생드니에서는 교사와 교육보조원들이 경찰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
화요일 공식 일정은, 총리 세바스티앵 르코르뉘가 추진하는 540억 유로 규모의 긴축안과 공공부문 임금 동결에 반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행진과 파업이었다. 예산안은 10월 1일 목요일부터 공개되는데, 그때 구체적인 삭감 내용이 드러날 것이다.
CGT에 따르면, 프랑스 전역에서 180건 넘는 집회가 열려 30만 명 넘게 시위에 참가했고, 파리에서만 7만 명이 모였다. 마르세유에서는 3만 명, 보르도에서는 1만 명, 리옹에서는 8,000명, 툴루즈와 낭트에서는 각각 7,000명, 루앙와 렌에서는 각각 5,000명이 모였다.
소방관 노조 대변인은 파리에서 소방관 8,000명이 시위에 나섰고 전국적으로는 “아마 절반 이상은 파업 중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소방관들도 시위에 합류해 “우리의 문제와 우리의 요구는 동일하다. 우리는 올여름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동은 여러 노동조합(CGT·CFDT·FO·UNSA·FSU·Solidaires·CFE-CGC·FA-FP)이 공동으로 호소한 것인데,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다음 스텝”이 없다. 이번 행동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날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저마다의 구체적 요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로지르는 공통의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생들의 반란, “전쟁이 아니라 임금 인상”이라고 쓰인 팻말들, 파시스트들을 향해 널리 표출된 증오가 그것이다.
이번 동원을 발판 삼아 더 큰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분노가 커지고 있고 투쟁의 전선이 다양해지고 있다. 앞으로 계획된 행동도 많다. 10월 5일 여성차별과 성폭력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 시위, 10월 6일 에너지 노동자들의 파업, 10월 8일 [프랑스 석유 기업] 토탈 노동자들의 파업, 10월 14일 연금 동결에 반대하는 연금생활자들의 행동, 10월 24일 국민연합(RN) 전당대회에 맞선 반파시즘 시위.
그러나 잠재적으로 가장 크게 결집할 날은 10월 17일이다. 이 날은 연료비 등 많은 문제를 둘러싼 행동의 날로 예정돼 있다.
이는 투쟁이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불복종프랑스(LFI)가 힘을 보여 주다
여느 정치인이었다면 고등학생들을 지지하는 데서 꽁무니를 뺐을 것이다. 불복종프랑스(LFI) 지도자 장뤼크 멜랑숑이 그러지 않은 것은 높이 살 만한 일이다. 멜랑숑은 이렇게 말했다.
“항의에 나선 고등학생들은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르코르뉘 정부가 탄압을 지시했습니다. 이런 잔혹함은 무책임하며 명백히 인종차별적 색채를 띱니다. 우리 청년들에게서 손 떼십시오. 선출직 공직자들과 불복종프랑스 활동가들은 가능한 모든 곳에서 개입하십시오.”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 불복종파는 고등학교 교문 앞에서 우리 아이들을 경찰의 잔혹 행위로부터 지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들이여, 활동가들이여, 한데 모여 저들을 막읍시다!”
거의 모든 대선 여론조사에서 멜랑숑은 르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고무적인 성과다.
‘JLM’이라고 불리는 멜랑숑은 이런 추세를 이어 가려면 활동가들의 에너지와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만큼 영리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35세 미만 응답자의 47퍼센트가 멜랑숑을 지지했다. 같은 연령층에서 2위를 한 르펜의 지지율 22퍼센트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여론조사들은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멜랑숑이 결선 투표에서 르펜에게 크게 진다는 결과도 보여 준다. 자유주의나 사회민주주의 후보가 르펜을 꺾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내년 4월[대선 1차 투표]이 다가올수록 선거 논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 자유주의 세력과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단일 후보로 결집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멜랑숑은 기존 체제 안에서 변화를 쟁취하는 데 온통 관심을 쏟는 인물이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는 선거 논리에 굴복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그는 사회민주주의 세력 중 더 우파적인 쪽에도 손을 내밀 공산이 크다.
‘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논쟁은 먼 미래에나 따질 난해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의 전략·전술에 관한 문제다. 불복종프랑스는 10월 17일을 위해 힘껏 동원해야 한다. 이것이 선거 셈법보다 더 중요하다.
국민연합(RN)의 핵심에는 유대인 배척이 있다
이번 주 파시스트들의 선거운동이 좌파 웹사이트 〈메디아파르트〉의 탐사 보도로 크게 흔들렸다. 〈메디아파르트〉는 국민연합의 현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가 유대인 배척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드러냈다. 바르델라는 마린 르펜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이 총리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국민연합은 자신이 파시즘 뿌리와 단절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오랫동안 애써 왔다. 국민연합의 뿌리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프랑스인들과 나치 친위대 출신들이 함께 세운 정당에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과거와 무관한 정당한 정치 세력인 양 행세하려 한다.
〈메디아파르트〉는 다음을 폭로했다. 바르델라는 “유죄 판결을 받은 유대인 배척 활동가 알랭 소랄의 이론에 완전히 동의하며, 예컨대 ‘세계 질서’를 통제하려는 유대인의 음모가 존재한다는 음모론을 옹호한다.”
바르델라는 “은행은 모두 유대인 소유다”, “유대인은 다른 민족들을 지배하고 짓밟고 강탈하려 한다” 같은 비방을 되풀이한다.
시온주의와 집단 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 국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은 걸핏하면 유대인을 배척한다는 비방을 듣는다. 이번 〈메디아파르트〉의 폭로는 진정한 유대인 배척자는 바로 파시스트들임을 확인시켜 준다.
〈메디아파르트〉의 보도에 국민연합은 격분했고, 〈메디아파르트〉가 방탄조끼를 구비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마린 르펜은 의회에서 “〈메디아파르트〉에 케블라[방탄복 소재] 방탄복을 입으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런 르펜 옆에는 바르델라와, 보수 정당 ‘공화국을 위한 우파연합(UDR)’ 소속 동맹자 에리크 시오티가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