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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쿠데타 기도와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이렇게 생각한다(교정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심화되는 제국주의 위기와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현재 팔레스타인에서는 이례적인 인종 학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에도 이스라엘은 2007년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래 여러 차례 그곳을 공격한 바 있다. 그 공격은 흔히 짧은 기간에 많은 팔레스타인인 사상자를 낸 뒤 휴전 합의나 포로 교환 등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지금 전쟁은 이런 패턴을 벗어나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죽음과 파괴의 규모도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10월 7일 이래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수는 3만 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고, 가자지구 인구의 대부분인 거의 200만 명이 피란민이 됐다. 이제 이스라엘은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라파흐를 공격하려 한다.

이는 네타냐후의 극우 이스라엘 정부가 ‘제2의 나크바’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의 대부분이나 적어도 일부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려는 듯하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강대국들은 이를 한껏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서방 제국주의가 보이고 있는 더 큰 패턴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들의 권력, 특히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이데올로기의 헤게모니가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서방은 기존의 우위를 지키려고 더욱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위기 속에서 벌어진 이번 전쟁은 그 위기를 더 첨예하게 만들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커다란 지지를 받고 있고, 제국주의자들은 이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이기고 있지 않다.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전쟁은 중동 통제력이 약화된 서방 제국주의의 위기를 보여 준다 ⓒ출처 WHO

미국 등 서방 강대국들이 국제적으로 더 고립되고 있다는 것이 갈수록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방의 고립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이번 전쟁에서 서방의 고립은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과 그에 대한 반응이나, 브라질 대통령 룰라가 강경하게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도 이스라엘이 인종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미국이 이를 문제 삼았음에도 그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금 상황을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제국주의의 위기가 뚜렷하게 보인다. 당시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활동하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을 축출하기 위해 레바논을 봉쇄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융단 폭격하자 레이건은 당시 이스라엘 총리 메나헴 베긴에게 전화를 걸어 폭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고, 베긴은 즉시 이를 따랐다.(그러자 당시 레이건은 “내게 그런 힘이 있는지 몰랐다”고 감탄했다.) 그 후 레이건은 미국 해병대를 베이루트에 보내어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의 철수 과정을 이끌었다. 그러나 해병대가 자살폭탄 공격을 당하자 레이건은 미군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에게서 이런 유연함을 볼 수 없다. 중동 통제력이 약화돼 온 만큼 이스라엘의 구실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 말고는 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제국주의적 미국 지배력의 상대적 약화는 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이에 첨예한 모순을 낳고 있다. 최근 바이든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례적인 발언이다. 라파흐를 공격하면 레드 라인을 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연설에서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했다. 무기와 자금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임시 부두 건설 계획도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바이든은 가자시티에서 47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미군 수천 명을 투입해 구호 물자를 들일 임시 부두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그것을 짓는 데는 6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가자지구에 구호 물자를 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이스라엘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어처구니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굶주리는 가자 주민들에게 알량한 식량을 공중 투하하지만, 이스라엘 전투기가 날아와 미국이 준 폭탄을 가자지구에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휴전은 합의되지 않을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미국은 이스라엘에 이렇게 요구했을 것이다. ‘휴전하지 않으면 무기 지원도 자금 지원도 끊을 것이다.’ 1990년대에 이스라엘이 오슬로협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좌절시키려 하자 조지 부시 1세 정부도 바로 그렇게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압박하기를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조만간 라파흐를 공격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운동을 더 키워야 한다.

한편,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유례없는 규모로 성장한 것도 제국주의 위기의 한 측면이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 양극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양극화는 서방 제국주의 체제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은 이 체제가 낳는 불의의 상징이 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물음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당신은 누구 편인가?’ 즉,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원하는 강대국 정부들의 편인가, 아니면 그들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정서는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이에 서방 정부들은 이슬람 혐오적 언사와 인종차별적 정책, 집회·시위 자유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극우의 부상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극우는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약진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극우는 결코 저절로 성장한 것이 아니다. 서방 각국 정부의 인종차별적 정책이 극우가 성장할 토양을 제공해 온 것이다. 그런 곳의 혁명가들은 인종차별과 극우에 맞선 운동을 현재 강력하게 일어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연결시켜야 한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도 총선이 끝난 후에는 이주민·난민을 공격하고 그들의 집회·시위 자유를 억압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난민법 개악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이주민·난민이 적극적인 구실을 하고 있는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겨냥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지지자들은 이런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한편, 정치적 스펙트럼의 왼쪽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파장을 보여 주는 현상들이 있다. 서방의 주류 개혁주의 정당들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좌파당 등, 사민당보다 왼쪽에 있는 좌파 정치 조직들도 시온주의에 굴복했다. 그러나 가장 큰 규모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는 한사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가 기층 당원들의 상당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보궐선거에서는 2000년대에 노동당의 ‘테러와의 전쟁’ 지지에 반발하며 떠오른 인물인 조지 갤러웨이(영국 노동자당)가 노동당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다.(갤러웨이 자신은 여러 면에서 문제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승리는 노동당에 대한 분노를 반영한다.)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도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의 참여가 집회의 활력과 기세를 유지하는 데서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이미진

거의 반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그 규모와 수준이 나라에 따라 불균등하다. 하지만 몇몇 공통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운동은 새로운 참가자들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계속된 만행은 그 한 요인이다. 현재 가자 주민들은 아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스라엘이 라파흐 공격을 본격화하면 더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연대 운동의 중심에는 이 운동을 추동해 온 더 급진적이고 투쟁적인 사람들이 있다(팔연사, 즉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처럼). 이들은 많은 경우 아랍인과 무슬림일 때가 많다.

광범한 대중 동원이 벌어지고 있는 영국의 경우, 한편에는 광범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전쟁저지연합 등의 기존 주요 연합체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연합체들이 동원에 비교적 굼뜨고 상황의 긴급성에 충분히 조응하지 못하는 가운데, 더 급진적이고 더 젊고 대체로 무슬림들이 주도하는 단체들이 투쟁의 수위를 높이려고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 집단 속에서 혁명가들은 좀 더 투쟁적인 부위와 관계를 맺고 이들을 결집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기존 연합체들과 협력하면서도 말이다.

한국에서는 객관적 여건 때문에 영국만큼 대규모로 동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비슷한 양상도 볼 수 있다. 모든 주요 개혁주의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는 운동과, 더 급진적이고 더 활기찬 단체들과 혁명가들, 그리고 많은 외국인들(특히 아랍인들과 무슬림들)이 참가하고 있는 운동이 나란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 운동 모두 규모가 작고 고만고만하지만, 현재 더 활력과 스피릿, 기세를 보이고 규모가 좀더 크고 줄지 않는 쪽은 더 급진적이고 더 투쟁적이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무장 저항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쪽이다. 더 급진적이고 더 투쟁적인 메시지와 활기가 대오를 유지하고 성장하는 데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은 그런 기세의 차이를 낳는 데에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들은 한국에 오기 전에 살던 나라에서 혁명을 경험한 바 있고, 제국주의가 중동에서 겪고 있는 난맥상에서 다시 자신감을 얻고 있다.

노동자연대는 난민 운동 지지를 통해 이들과 관계를 맺어 온 덕분에 이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

또한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한 우리 국제사회주의 경향의 풍부한 이론적 전통도 진가를 발휘했다.(우리 경향의 창시자 이가엘 글룩슈타인 자신이 팔레스타인인이었다.) 그러한 이론적 전통 덕분에 우리는 예컨대 이슬람주의에 관해 편견을 갖지 않을 수 있었고, 10월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했을 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이를 확고하게 지지하고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 수 있었다.

이런 풍부한 이론적 전통은 새로운 소수 사람들이 혁명적 정치에 매력을 느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팔레스타인 독립의 열쇠이자 세 기둥, 즉 팔레스타인인들 자신의 저항(우리는 그들이 어떤 수단을 택하든 그 저항을 지지할 것이다), 중동 전역 노동자·빈민의 혁명적 행동, 시온주의 국가의 존속에 지원을 제공하는 자국 정부에 맞선 저항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세 기둥은 또한 소수를 혁명적 정치로 끄는 극이 될 수 있다. 운동의 규모는 나라마다 불균등하지만, 어느 나라에서 활동하든 혁명가들은 국제적 운동의 수위에 조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전 세계의 혁명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다.

1990년대에 조지 부시 1세 정부가 이스라엘을 압박한 것에 관한 사실 관계를 2024년 3월 21일에 바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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