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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제한된 확전 전황

미국은 중동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을 지원한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나스랄라(헤즈볼라 지도자) 살해를 축하했고 레바논 공격을 지지한다.

그리고 지금 레바논 대통령 선출에 개입하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은 카타르·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에게 레바논의 새 대통령 선출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은 레바논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즉, 레바논 정치 시스템에서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키려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이 상황에서 바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헤즈볼라가 레바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지배력과 통제력을 깨뜨리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 안보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기회로 보고 있다.

“호흐스타인[미국의 중동 특사], 맥거크[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 등 미국의 고위급 국가 안보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을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한다. 향후 수년간 중동을 더 나은 방향으로 재편할 때라는 것이다.”(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9월 30일 자)

1968년 베트남의 벤째 전투에서 “우리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도시를 불태웠다”고 선언한 전투 지휘관의 말처럼 역겨운 제국주의적 언사다.

1968년 뗏 공세 때 미군은 베트콩을 격퇴하기 위해 인구 7만 5000여 명의 도시 벤째를 폭격해 민간인 528명을 죽이고 주택 5000채를 파괴했다(미군은 328명, 남베트남 정부군은 150명 사망했다).

서방은 이스라엘의 확전을 지지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미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한 뒤 절치부심해 왔다. 그래서 지금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쟁을 전력을 보강해 중동에 복귀할 기회로 보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 틈에 팔레스타인에서 인종 학살을 격화시킬 자유재량권을 얻었다.

미국이 가자 인종 학살과 이란·레바논 공격 확대를 직접 기획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면서 미사일과 탄약 등 무기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미국이 자신의 중동 지배력 유지 전략에서 이스라엘에 점점 더 의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달리 말해, 미국은 자신의 중동 영향력 문제를 이스라엘의 전쟁 성패와 동일시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면 자신에게도 또 다른 전략적 패배가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참에 자신들이 과거에 패배한 전쟁들(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2006년 레바논 전쟁)의 악몽을 떨쳐 버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승인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레바논·이란에 구축한 세 전선 모두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군사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란의 약화, 중동 영향력 강화는 미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중동 전쟁을 일정 규모 이하로 통제하며 전면전을 피하려고 한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10월 9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한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사실상 승인했다.

바이든은 10월 18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언제, 어떻게 보복할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명시적으로 지지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NBC 방송은 이스라엘이 공격 목표 후보군을 이란의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로 좁혔다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10월 12일 자).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표적으로 삼을 대상을 좁혔다고 믿고 있으며 그 대상은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라고 설명한다.”

그에 앞서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자국의 핵 시설을 공격하면 핵 교리를 수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이란의 핵 교리는 평화적 목적으로만 핵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돼 있다.

이란 정부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면 “테헤란은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주요 정유 공장 3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 국영방송 RT, 10월 10일 자).

며칠 뒤 미국은 이스라엘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포대와 운용 병력 약 10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사드 배치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이란이 대응해야 할 정도로 매우 포괄적일 것”이라고 미국이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후다(〈워싱턴 포스트〉, 10월 13일 자).

이 기사에서 미국 육군 예비역 장교인 해리스 만은 적절한 질문을 던졌다. “사드 포대가 배치되고 이스라엘이 미국 방공포병의 보호를 받게 되면 네타냐후가 민감한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이유가 있을까요?”

2019년 이스라엘에 배치된 사드 미사일 ⓒ출처 미 공군

네타냐후가 바이든과 전화 통화를 하는 동안에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이스라엘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은] 치명적이고 정확하며 무엇보다 놀라울 것이다. … [이란은 다가올 이스라엘의 대응] 결과를 보고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 자신은 핵 시설과 정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0월 15일 다음 같은 성명을 냈다. “우리는 미국 정부의 생각을 경청하지만,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적 필요에 근거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스라엘이 언제 이란을 공격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트럼프가 선거 한복판에서 “그것[이란 핵 시설]이야말로 타격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가” 하고 목소리를 높인 터라 미국 대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고, 아니면 이스라엘의 고갈되는 방공 요격미사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네탸나후가 가자지구에 가한 “무자비한 공격”을 레바논으로 확대하는 것을 지지했다. 그리고 이란 공격에 대해서도 청신호를 보냈다.


전쟁 목표 달성 실패로 광분해 인종학살을 하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궤멸시키지 못하자 광분해 날뛰며 인종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40만 명이 물·식량·의약품 등을 공급받지 못한 채 갇혀 있다. 그중 절반이 어린이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은 식량 반입을 막고 쉴 새 없이 포격하고 있다. 민간인들의 대피소로 사용되는 학교, 난민촌, 병원을 계속 폭격해 수많은 무덤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팔레스타인인 최소 87명을 학살했다.

이스라엘의 알아크사 병원 공격 사진은 참혹하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을 “정밀 타격”(실은 “표적 공격”이다)을 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들을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본지 521호 ‘이스라엘, 가자지구 병원에서 환자를 산 채로 불태우다’를 보시오.)

이스라엘 폭격으로 가자지구 병원에서 산 채로 불타 죽은 19세 가자 청년, 샤반 알달루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에서 ‘굶겨 죽이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 작전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퇴역 장성이자 국가안보위원회 전 위원장인 지오라 에일란드가 제안한 “장군의 계획”이다.

이 작전은 가자 북부에서 하마스 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포위 작전이다. 민간인 소개령을 내린 뒤 떠나지 않은 자는 모두 무장 세력으로 간주해 사살하거나 굶겨 죽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계획에는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분할하고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을 무기한 통제하면서 하마스가 배제된 새로운 행정 및 통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군대가 철수했던 가자 북부에 다시 돌아와 죽음의 씨앗을 뿌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스라엘군은 자체의 인명 피해를 막으려고 로봇에 폭발물을 대거 실어 건물 안으로 보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미처 인지하지도 못하는 새에 폭파시키고 있다.

또, 포로가 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아 지뢰나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을 만한 곳에 먼저 들여보냈다(〈뉴욕 타임스〉, 10월 14일 자).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과 정착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올리브 수확을 가로막고 살인적인 작전을 펼쳐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거 체포하고 있다.


가자와 레바논의 맹렬한 저항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포대와 운용 병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의 경비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저항 세력을 군사적으로 제압하지 못하면서 커다란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10월 16일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은 오히려 저항 의지를 보여 줬다. 알자지라와 인터뷰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신와르의 죽음이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선 저항이 끝났음을 뜻하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약 40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가둬 놓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인근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육군 소령 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이래 지금까지 사망한 이스라엘 군인은 734명이고, 부상자는 4700명이다.

가자지구를 침공한 지 1년 넘었지만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허점

이스라엘은 9월 23일 이후 레바논을 공격해 레바논인 1500명 이상을 죽였다. 부상자는 4500명이 넘었다.

그러나 레바논 전황은 이스라엘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연거푸 뚫렸다. 앞서 하이파 항구가 로켓 공격에 뚫렸던 데 이어 비냐미나 군 기지도 헤즈볼라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4명이 사망하고 6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이 지상전이 아닌 폭격으로 입은 피해 중 최대 규모였다. 헤즈볼라는 “드론이 떼를 지어서” 공격했다고 밝혔다.

다른 곳에서도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허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군 요격미사일이 고갈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배치 방식과 우선순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파이낸셜 타임스〉, 10월 15일 자)

한편,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벌이는 지상전은 헤즈볼라의 매복에 걸려 저지되고 있다. 10월 17일 현재 레바논 남부 지상전에서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43명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배치된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유니필)에게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유니필이 이에 응하지 않자, 이스라엘은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탱크로 포격하며 유니필의 시설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유니필 공격 때문에 유럽연합 내 이스라엘 동맹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유니필에 파병한 한국 등 40여 개국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엔 평화유지군은 이스라엘 군대의 범죄를 막지 못한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이스라엘이 1년 동안 가자지구(레바논)에서 학살을 벌일 때도 그랬지만,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자신을 겨냥한 지금도 결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균열

그러나 이스라엘의 레바논 확전은 서방 제국주의 진영에 또다시 균열을 내고 있다.

이런 균열은 서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시 자국 영공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전했다. 또, 미군이 자국 영공 안에서 이란 공격을 막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원유 시설 공격을 막아 달라는 뜻도 미국에 전했다.

요르단·이집트 정부도 걱정이 태산이다. 두 독재 정권의 외무장관들은 10월 9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물론 두 정권이 레바논인들의 고통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두 정권 모두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걱정한다.

“저항은 결코 죽지 않는다” 10월 18일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출처 Jo24

요르단은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살해한 10월 18일에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집트 엘시시 정권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혹독하게 탄압하고 있지만, 이집트 사회는 펄펄 끓는 가마솥 같은 상태다.

전쟁 확대를 통해 “전진”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구상은 기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에게 또 다른 막다른 골목을 만들어 낼 것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중동 정권들이 겪는 균열을 자양분 삼아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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