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서울):
가자에서 온 메시지: “여러분의 연대는 우리 저항의 연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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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집중 행동의 날' 참가를 호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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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하는 제57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에서 인종학살의 수위를 크게 높이고 있고, 레바논에서도 병원 등 민간인 지역을 의도적으로 폭격하는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를 규탄하며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스라엘, 테러리스트!”
또한 이날 오전에 이스라엘은 기어이 이란 수도 테헤란 등을 공격했다. 이는 중동 전체를 전쟁의 포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다. 사회자는 이스라엘과 이를 옹호하는 미국을 향한 규탄 행동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 살해 이후, 특히 중동에서 그의 저항 의지를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요르단, 모로코에서는 자국 정부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시위가 크게 일었다.
이날 집회에는 이집트인 참가자들도 신와르가 최후의 순간까지 저항하며 휘둘렀던 막대 모양의 조형물을 들고 나왔다.
첫 순서는 가자지구 주민 하메드 씨가 팔연사에 보내 온 음성 메시지를 듣는 것이었다. 집회 자원봉사자들은 하메드 씨가 보낸 사진을 들고 나왔다. 사진 속 사람들은 가자지구의 폐허 앞에서도 한국의 연대 시위에 감사를 전하는 메시지를 들고 있었다.
하메드 씨는 “가자 주민들은 SNS로 여러분의 행동을 지켜본다”며 자신의 어머니도 그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그의 어머니는 “이전까지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제 어머니도 다른 많은 이들처럼 여러분의 시위를 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전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보며,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기꺼이 우리와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아시기에, 어머니는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지으실 수 있습니다.”
하메드 씨는 한국의 시위대가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주는 의미를 역설했다.
“여러분이 조직하고 이끄는 이 집회는 상징적인 것 이상입니다. 우리가 홀로 싸우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여러분의 연대가 우리의 저항에 연료를 공급합니다. 여러분의 깃발 하나하나, 목소리 하나하나가 우리가 이 투쟁의 무게를 지탱하고 견딜 힘을 줍니다.
“우리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정의와 자유를 요구하는 전 세계 운동의 일부임을 알기에 여러분의 행동에서 크나큰 힘을 얻습니다.”
참가자들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숨죽여 메시지를 경청하고 박수로 화답했다. 감동적인 메시지에 눈시울을 붉히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한국인 대학생 박건우 씨는 “우리의 시위가 헛되지 않고,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하고 소감을 전했다.
팔연사 집회에 계속 참가해 온 알제리인 두니아 씨도 이렇게 말했다.
“평소 우리가 충분히 하고 있는 걸까, 팔레스타인인들이 외로이 싸운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고민도 들었는데, 우리의 목소리가 그들에게 닿았다니 큰 성취감을 느껴요.”
다음으로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이상윤 대표가 발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와 레바논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소상하게 전했다.
“이스라엘의 포위가 계속됨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수많은 민간인들이 잔해에 갇혀 있으며, 병자와 부상자들은 생명을 구하는 의료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에서도 민간인 사상과 파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스라엘의] 라피크 하리리 대학 병원 공격 이후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 공식 통계에 따르면, 1년 전 적대 행위가 확대된 이래로 레바논에서 2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2000여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상윤 대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이 정당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7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과 계속 마주해야 하며, 이들은 점령에 맞서 끝없는 저항을 이어갈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박수로 그의 주장에 지지를 보냈다.
다음 발언자는 재한 이집트인 고등학생 호세이파였다. 그는 최근 교보손글씨대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동포에게 고함’을 필사해서 입상했다. 또 그간 팔연사 집회에서 행진을 이끄는 데 동참해 왔고, 수상 소감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의 독립 운동 지지를 밝혔다.
호세이파는 안중근 의사와, 지난주에 살해된 신와르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조국의 자유 독립을 위해 희생한 안중근 의사는 애국에 대한 각오가 죽음에 임박해서도 한 점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그의 희생은 일제로 인해 억압 받던 동포들에게 독립의 씨앗을 심어 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전 세계가 신와르의 영웅적인 최후를 보았습니다. ... 평생을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저항해 온 그는 순교하면서 저항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 줬습니다.”
조선에서 독립 의병들도 대를 이어 저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명의 저항자가 죽어도 저항은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수천 명의 저항자가 태어나기 때문이죠.”
이 발언을 인상 깊게 들었다는 한 건설노조 조합원은, 호세이파가 여느 백일장 작품과 달리 저항 정신을 소재로 삼았다는 사실을 높이 사며 “어린 청년인데도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명동길 행진에 나섰다.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깃발, 힘찬 구호와 드럼 소리가 행진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확대되는 인종 학살을 규탄하며 “가자, 알쿠드스, 제닌, 툴카름, 베이루트” 등 이스라엘이 공격하고 있는 곳의 지명을 함께 외쳤다.
종각과 명동에서 행인들은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촬영하고 박수를 치거나 주먹을 들어 연대를 표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잔학하기 그지없는 인종청소 소식 때문인지, 명동성당 앞에서는 많은 한국인들이 행진 대열에 큰 호응을 보냈다.
행진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며 한참 동안 촬영하는 프랑스인 가족이 있었다. 그들에게 이유를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팔레스타인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면 슬픔에 빠지죠. 그러나 여러분의 시위를 보며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껴요. 정말 행복해요.”
팔연사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 온 소말리아 출신 국민대 대학원생 오마르는 이렇게 말했다. “가자지구 사람들의 고난이 끝나지 않는 가운데, 집회 참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에요.”
활력 있는 행진 끝에 참가자들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다음주 토요일(11월 2일)에 열릴 팔연사 집회에 참가하고, 특히 11월 10일(일)에 열릴 ‘집중 행동의 날’ 집회에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참가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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