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간 네타냐후, 학살 지속과 서방 제국주의 이익 수호 공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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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시위대, “학살 전범 네타냐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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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권력층에게서는 환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서는 규탄을 받고 있다.
7월 24일(현지 시각)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네타냐후는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지속하고 중동에서 서방 제국주의의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연설했다.
“이것은 야만과 문명의 충돌이다.” 네타냐후는 서방 제국주의의 언어로 말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고무받아 “완전한 승리”를 재다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적 역량과 가자지구 통치를 분쇄하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다.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에 맞선 모든 세력이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비방했다. 하마스도, 레바논 헤즈볼라도,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이란을 이롭게 하는 바보들”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승리해야 미국이 중동에서 이란(‘새로운 악의 축’)을 억제하는 데에 유리하다는 것을 부각한 것이다. “우리의 적은 미국의 적이며 우리의 승리가 미국의 승리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국가들 사이의 안보 동맹이 강화돼야 한다고 네타냐후가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 속에 있다. 이는 미국이 최근 몇 년간 중동에서 추진한 전술과 연관 있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을 견제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굳히려고 아랍 동맹국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 왔다. 전임 트럼프 정부는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바레인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도록 주선했고, 바이든 정부는 이를 더 발전시켜 사우디-이스라엘 간 수교 추진에 적극 관여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주도하에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스라엘을 잇는 ‘경제회랑’을 구축하는 양해각서가 체결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전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공격으로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지원하는 미국에게 이제 이 과정을 재개하자고 촉구한 것이다.
네타냐후의 연설은 52분 동안 52번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친(親)트럼프 성향 공화당 의원들이 떠들썩하게 바람을 잡는 동안 양당 의원들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규탄
반면, 네타냐후는 미국에 도착한 23일부터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줄기찬 규탄과 항의에 직면해 왔다.
네타냐후가 미국에 도착한 7월 23일 ‘평화를 지지하는 유대인들의 목소리(JVP)’ 활동가 500여 명은 미국 국회의사당 로비를 점거했다. JVP는 지난해 10월 7일 공격 직후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며 뉴욕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을 점거하는 등 전투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조직해 온 단체다.
“우리 중 다수는 인종 학살 피해자의 후손이다. 우리 조부모님들은 이런 시기에 방관이야말로 가장 나쁜 일이라고 가르치셨다.” 점거 참가자 리브 쿠닌스-베르코위츠가 알자지라에 전한 말이다.
활동가이자 유대교 사제인 애비 스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학살이 벌어지는 와중에 미국은 수십억 달러어치 무기를 이스라엘에 보내고 있다.
“우리는 사상 최악의 만행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려고 여기에 왔다.”
2021년 1월 6일 극우가 국회의사당에 난입할 때는 무력했던 의회 경비대는 JVP가 점거를 시작하자마자 로비를 침탈했다.
항의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청년운동(PYM)’ 등 전투적 청년 단체들은 네타냐후를 따라 다니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청년들은 네타냐후가 머무는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의 해당 층에 벌레를 풀고 화재경보기를 울리는 항의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7월 2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네타냐후를 규탄하고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지원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전역의 100여 개 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이날 시위에는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가했다.
“인종 학살자 네타냐후를 고발한다!” “무기 지원 당장 완전 멈춰라!”
대규모 시위대가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행진을 벌이자, 수도 워싱턴 DC뿐 아니라 뉴욕 등 여러 곳에서 동원된 시위 진압 부대들이 시위대를 공격했다. 거리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부상자가 여럿 나왔다.
그러나 미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기세가 꺾이지 않고 추후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24일 시위에 참가한 한 활동가는 외신에 이렇게 전했다. “계속 거리로 나와야 하고 나올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분명히 기록된 이번 인종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입니다.”
네타냐후는 바이든, 해리스, 트럼프를 잇달아 만나고 이스라엘로 돌아가 인종 학살을 계속할 것이다. 그에 맞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계속돼야 한다.
카멀라 해리스, 이스라엘 지원해 온 또 다른 장본인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카멀라 해리스와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7월 24일 의회에 불참했다. 바이든 사임 전부터 민주당 대선 선거운동에 충실히 복무해 온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미국 민주사회당(DSA) 하원의원들 대부분도 해리스를 따라 움직였다.
해리스는 바로 다음 날인 25일 네타냐후와 만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해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해리스가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정책에 크게 비판적으로 선회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한겨레〉)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진실이 아니다. 해리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전쟁할 권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방법에 대해서만 말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에게는 자위권이 있다. 자위의 방법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말이다.”
이런 말은 바이든도 했던 말이다. 그럼에도 해리스의 발언이 혹시나 오해를 살까 봐, 백악관 대변인 존 커비는 이 만남 직후에 기자회견을 갖고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 특히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정책의 충실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커비는, 해리스가 바이든의 충실한 파트너로서 가자 전쟁 발발 이래로 바이든-네타냐후 간 대화 거의 모두에 배석했다고도 밝혔다(〈워싱턴 포스트〉).
해리스는 바이든과 함께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지원해 온 바이든의 충실한 파트너다. 그런 해리스가 선거를 앞두고 네타냐후와 짐짓 거리를 두는 양하는 것는 광범한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의식한 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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