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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9개월째로 접어든 지금, 그에 맞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여러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7월 초 아랍 나라들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요르단 주재 유럽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요르단과 중동 전역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암만 거리를 가득 메운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 ⓒ출처 refugeesps.net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7월 5일 금요일 수천 명이 행진했다. 그다음 날 저녁에도 암만과 요르단 몇몇 주요 도시들에서 거리 시위가 밤늦게까지 벌어졌다.

“10월 7일 이후에 시위에 나오기 시작한 한 활동가에 따르면, 시위에 참가하면 체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시위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한다.”(〈가디언〉)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매주 금요일 대규모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7월 5일 시위는 규모가 수십만 명에 이르렀다. 시위 참가자 라드완은 AP통신에 이렇게 전했다. “우리 예멘인들은 우리 [후티 정부의] 군대, 미사일, 해군이 이미 달성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란다. 오늘 우리는 팔레스타인인 동포들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모로코 항구 도시 탕헤르에서도 7월 7일 수만 명 규모의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이스라엘 국적 선박이 탕헤르 항구에 기항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애초 예상보다 몇 배로 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대는 “가자지구는 혼자가 아니다” 하고 외쳤고, 모로코 왕가에 이스라엘과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했다. 모로코 왕가는 2020년 트럼프 정부가 주선한 ‘아브라함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야수의 심장’ 미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뉴욕·애틀랜타 등 여러 대도시에서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는 독립 기념도 없다!” 하고 외쳤다. 뉴욕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독립기념일 행사 장소까지 도달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었다.

이날 시위의 주요 메시지 중 하나는 “7월 24일에 워싱턴 DC를 멈춰 버리자”는 것이었다. 24일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방미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인데, 이를 규탄하며 미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국회의사당 인근에 결집해 시위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뉴욕시립대학교 학생들(CUNY4Palestine)’,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는 학생들(SJP)’ 캘리포니아대학교 지부(SJP-UC)를 비롯해 각지의 지역 단체와 연대체 99곳(7월 8일 현재)이 이날 행동을 공동 주최한다.

미국의 캠퍼스 점거 운동 단체들 몇몇은 여름방학에도 쉬지 않고 지역에서 운동을 건설하고 있다.

SJP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지회(SJP-UCLA)는 7월 2일에 LA 시청 앞 광장에 농성장을 차렸다.

SJP-UCLA 학생들은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LA 시의회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다. 이날 시의회에 LA 시경과 이스라엘군 사이의 훈련 교류 협약을 연장하는 안건이 상정됐기 때문이었다.

의회 경비대 등이 시위대를 건물 밖으로 밀어내자, 시위대는 시청 앞 광장에서 하루 동안 농성했다.

SJP-UCLA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그간 방치하던 주민들의 긴급한 필요에 대처하는 것보다 200만 달러를 들여 LA에서 시온주의 보안 병력을 훈련시키는 것을 더 우선하고 있다.

“200만 달러 중 35만 달러는 민간 보안 기업 ‘매건 앰’에 할당됐다. ‘매건 앰’은 4월 28일과 30일에 시온주의자들이 UCLA 농성장을 습격할 때 병력을 파견해 시온주의자들을 지키고 농성장 공격을 거들었다.”

7월 8일 SJP-UCLA는 UCLA 캠퍼스를 ‘민중의 대학’으로 선포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집회, 캠페인, 토론회 등을 벌이기로 했다.

컬럼비아대학교·시카고대학교·인디애나주립대학교·마이애미대학교에서도 농성 학생들은 학교 당국의 징계 철회 및 고소 협박 중단을 요구하며 캠퍼스 안팎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운동을 키우고 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미국과 함께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선두에 서 있는 영국에서도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7월 6일 토요일 런던에서는 10만 명 규모의 전국 집중 집회가 열렸다.

영상 7월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전국 집중 집회 ⓒ정선영

이틀 전 7월 4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참패하고, 노동당 전 대표 제러미 코빈 등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무소속 후보 5명이 당선했다.(관련 기사 ‘영국 총선 결과: 보수당의 역사적 참패. 그러나 노동당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NHS(국민보건서비스) 노동자는 이렇게 전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차기 총리인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헛소리다.

“계속 행동하고, 운동을 키우고 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다른 참가자 리엄도 이렇게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에 영향을 미치는 건 투표가 아니다.

“의회에 맡겨 둘 수 없다. 우리 자신이 행동해야 한다.”

30개 넘는 대학으로 번진 영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캠퍼스 농성도 일부 계속되고 있다. 여름방학 내내 농성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카디프대학교의 활동가 커스티는 이렇게 전했다. “농성장에 함께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면서 우리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굳게 단결해 있다.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그 어느 때보다 잔학해지고 있는 지금, 우리도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와 삶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9월 새 학기에 농성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리즈대학교 학생들은 그간의 농성과 운동 덕분에 “이제 필요할 때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 행동을 벌이기에 이전보다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 있다”(리즈대학교 학생 활동가 이지)고 한다.

이어서 이지는 이렇게 전했다. “우리 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 학생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체제에 맞서 들고일어날 수 있도록 고무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더 확산시키고 강력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하자.

7월 6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행진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