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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살해를 규탄한다

이란 테헤란에서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피살됐다. 7월 31일(현지 시각) 하마스는 성명을 내어 이스마일 하니예가 “시오니스트의 급습”으로 피살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저항 지도자를 또다시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사전에 이 계획을 알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

알자지라는 이렇게 보도했다. “하니예는 이란의 새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의 취임식에 참석하려고 테헤란을 방문 중이었는데, 그가 머물던 숙소에 로켓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 수도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하니예 살해는 확전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범죄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분쇄하지 못해 무리수를 쓰고 있음도 보여 준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예 피살과 관련해 논평을 내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자들을 여러 차례 살해한 전력이 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 전쟁을 벌이면서,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하마스 지도자가 어디에 있든 그들을 상대로 행동하라고 모사드에 지시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올해 1월에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자인 살레흐 알아루리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드론 공습으로 살해했다.

이스라엘 극우들은 하니예 피살에 환호하고 있다. 이스라엘 문화유산부 장관 아미하이 엘리야후는 X(트위터)에 하니예 암살로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다”며 “자비는 없다”고 썼다.

가자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하니예는 카타르, 이집트, 미국 등이 관여하는 휴전 협상에 하마스 대표로 참여해 왔다. 그래서 AP 통신은 “그의 사망이 휴전 협상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니예 살해는 이란 정부를 도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이란 대통령 취임 시점에 맞춰 테헤란에서 하니예를 공격했다. 테헤란에 있는 중동전략연구센터의 아바스 아슬라니 연구원은 이렇게 지적했다. “테헤란에서 일어난 일[하니예 피살]은 이란 보안기구에 나쁜 일이었고, 그래서 이란은 어떻게든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알자지라〉 7월 31일 자 기사)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 고위 인사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을 두고 “이란에 대한 선전 포고”라고 말했다(〈뉴욕 타임스〉 7월 31일 자 기사).

네타냐후는 테헤란에서 하니예를 암살해 이란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그 동맹 세력들을 상대로 벌이는 충돌에 서방을 더 깊숙이 끌어들이고자 하는 듯하다.

앞서 7월 24일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며 하마스와 헤즈볼라, 심지어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등 이스라엘에 맞서는 모든 세력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승리하도록 미국 등 서방이 계속 지원해야 중동에서 ‘악의 축’인 이란을 제압할 수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이번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도자도 동시에 겨냥했다. 하니예를 공격하기 직전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살해한 것이다. 이 공습으로 아파트 건물의 최소 5개층이 파괴됐다. 레바논 보건부는 3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CNN은 미국이 사전에 베이루트 공습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슈크르는 2019년 미국 국무부에 의해 현상금 500만 달러가 걸린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수배된 바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쟁이 더 확대돼 중동 전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우려해 왔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경비견”인 이스라엘을 끝까지 지원하는 것 외에는 자국의 패권을 지킬 다른 수가 없다고 여긴다. 이스라엘이 확전 위험을 높이고 있음에도, 미국은 이스라엘을 계속 비호하고 지원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벌인 일련의 공격은 헤즈볼라의 대응 수위도 높일 수 있다. 대응과 맞대응이 오가면서 레바논 남쪽 국경의 불안정이 더 급격하게 고조될 수 있는 것이다.

하니예 살해는 이스라엘이 무모하고 야만적인 짓을 계속 벌일 것임을 다시금 보여 준다. 그 선택으로 인해 중동에 아무리 더 큰 환란이 닥칠지라도 말이다.

거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굳건히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


이스마일 하니예는 누구인가

이스마일 하니예는 1962년 가자지구 알샤티 난민촌에서 태어나, 1987년에 시작된 제1차 인티파다에 참여해 이스라엘에 맞서 싸웠다.

이스라엘은 그를 여러 차례 감옥에 가뒀다. 마지막으로 3년을 복역한 하니예는 1992년에 여러 하마스 지도자와 투사들과 함께 레바논으로 추방당했다.

1993년 오슬로 협정 체결 후 그는 가자지구로 돌아와, 하마스 창립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의 보좌관이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야신과 하니예를 암살 타깃으로 노렸다. 이 둘은 2003년 9월 이스라엘이 공습하기 직전에 건물을 탈출해 가까스로 살아남기도 했다. 그러나 야신은 결국 몇 개월 뒤에 암살당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의회 선거에서 하마스가 승리하면서 하니예는 팔레스타인 당국(PA)의 총리가 됐지만, 미국·이스라엘·이집트가 파타와 함께 음모를 꾸며 쿠데타를 획책하면서 그의 총리직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2017년 하니예는 하마스 정치국의 책임자가 됐다. 그러자 미국은 곧 그를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올해 4월 이스라엘군은 이스마일 하니예의 아들 3명과 손주 4명을 폭격으로 죽였다. 당시 하니예는 그들의 죽음이 휴전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밝혔다. “협상 중에 내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해서, 하마스가 요구를 양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망상이다.”

이 기사는 7월 31일에 발행한 것이고 8월 1일 일부 사실을 추가해 개정·증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