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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이 열리다

7월 27일 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첫 집회와 행진이 성공적으로 열렸다. 폭염 경보 속에서도 이스라엘 규탄과 팔레스타인 연대의 목소리가 대구 동성로 일대에 울려 퍼졌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호주,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내국인 40여 명이 참가했다. 경북대를 다니는 한 무슬림 학생은 이스라엘 규탄 팻말을 직접 만들어 왔다.

대구에서 처음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안우춘

내국인 참가자도 다양했다. 6·23 전국 집중 행동의 날 상경 버스에 탑승했던 노동자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모임 소속인 교사,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활동을 해 온 지역 활동가 등이 참가했다.

집회 발언자와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대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게 된 것을 무척 반겼다. 그리고 서로 북돋웠다.

첫 발언에 나선 김미경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와 우리 나라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는 이스라엘 규탄 행동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가 열리게 돼 벅차고 기쁩니다.

“제게는 세 살이 돼 가는 손녀가 있습니다. 정말 사랑스러운 손녀를 보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수없이 죽어 나가는 어린이들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귀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생명들이 죽어 나간다는 사실에 마음과 몸이 떨립니다.

“이 집회가 앞으로도 계속돼 아무 죄 없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미경 씨는 몇 년 전 정년 퇴직한 전교조 교사이자, 대구에서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이번 대구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조직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시작

호주 출신 영어 교사인 제이든 씨는 호주에서 벌어지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소개하고, 거대한 운동도 작은 저항에서 시작된다며 집회 참가자들을 북돋웠다.

“(호주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수천 명이 41주 연속으로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 등 여러 도시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때로는 전국에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내일도 42주째를 맞이하는 행진에 수천 명이 함께할 것입니다.

“어떤 저항 운동도, 거리에 수십만 명이 모이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을 모으기 위한 이런 일들로 시작합니다.

“5년 전 제가 다니던 대학에서 우리는 시온주의자들의 언어적·물리적 공격을 받았습니다. 대학 당국은 우리 동아리의 등록을 취소하고, 저와 제 동료들을 정학과 퇴학으로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운동도, 베트남에서 전쟁을 끝냈던 운동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여기 서 있는 여러분은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합니다. 대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러나 우리는 전쟁 반대라는 국제적 전통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온 참가자 ⓒ안우춘

가자지구에 가족이 있는 재한 팔레스타인인 마르얌 씨는 대구 집회에 직접 참석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그러지 못했다. 대신 음성 메시지를 보내 줬다. 그는 감사함과 함께 이 운동이 지속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가자지구에 전달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 주민을 더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의 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행동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아 주십시오.”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국채보상운동 공원과 대백 광장 등 동성로 일대를 활력있고 힘차게 행진했다.

행진 대열은 큰 관심을 받았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과 영상을 찍는 사람이 여럿 있었고, 몇몇 외국인들은 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한 참가자는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는 것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인종 학살을 지켜보며 정말 답답했습니다. 오늘과 같은 일이 필요했습니다.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에도 이번 집회에 아쉽게 참가하지 못했다며 다음 집회 일정을 묻는 내외국인들이 있었다.

집회 주최 측은 8월 15일 광복절에 서울에서 열리는 집중 행동의 날에 적극 참가하자고 호소했고, 대구에서는 8월 말에 2차 집회와 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의 7월 27일 대구 집회 및 행진 모습 ⓒ안우춘, 정성휘
7월 27일 집회 후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했다 ⓒ안우춘
7월 27일 집회 후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했다 ⓒ안우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