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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서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
카멀라 해리스도 인종 학살 공범이라고 비판하다

7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4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제4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특징을 보여 주듯 다양한 국적과 인종,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참가해 집회에 다채로움을 더했다.

스콜성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활기차게 집회를 이어 갔다. 집회 사전 부스에서 이집트인 커뮤니티가 준비한 달콤 시원한 히비스커스차는 더위를 가시게 하는 청량제 구실을 했다.

이날 집회가 열리기 사흘 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미국 의회에서 역겨운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미국 정부에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바이든 정부와 미국의 의회는 박수로 화답했다.

네타냐후가 미국에서 박수만 받은 것은 아니다. 10만 명이 미국 의회 밖에서 대규모 규탄 시위를 벌였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유대인들은 국회의사당 로비를 점거하기도 했다.

한국의 시위 참가자들은 미국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지지를 보내며 바이든 정부와 미국 의회를 소리 높여 규탄했다.

7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4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첫 발언은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가 했다. 나리만 씨는 네타냐후와 그의 친구인 아랍 정권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점령에 협력해 온 팔레스타인 당국(PA)도 규탄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서 나리만 씨는 자신의 지인이자 3월 8일 한국에서 열렸던 팔레스타인인 여성들에게 연대하는 집회에 연대 메시지를 보냈던 가자지구의 17살 소녀 탈라 씨의 소식을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탈라 씨의 아버지와 두 동생이 죽고, 그 자신도 크게 다쳐 병원에 있다고 한다.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에서 이런 일들[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들]을 끝까지 계속하겠다고 연설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의회는 이런 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에 정의는 없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화를 위해 싸우는 이들은, 네타냐후가 이른바 ‘민의의 전당’을 방문해 거기서 연설하는 데에 맞서 싸운 사람들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왼쪽부터 팔레스타인 유학생 나리만 씨, 미국인 스튜어트 씨, KT민주동지회 이원준 씨가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다음 발언은 미국인 스튜어트 씨가 했다. 스튜어트 씨는 바이든을 대신해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이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의 위선을 폭로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를 비롯한 의원 수십 명이 네타냐후의 연설을 보이콧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무기 선적을 당장 금지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지 않는 한 그들의 이런 제스처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해리스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인종청소를 규탄하거나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온주의를 굳게 지지하는 바이든을 따라 이스라엘을 감싸 왔습니다.

“바이든은 최근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며 해리스를 지지했습니다. 그의 후보 사퇴는 단지 그가 늙어서만이 아닙니다. 명백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지난 몇 달 동안 바이든을 압박하고 바이든이 인종 학살을 지원한다는 것을 미국 대중에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이든에게 그랬던 것과 꼭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인종 학살을 멈추라고 해리스와 미국 권력층을 계속 압박해야 합니다.”

7월 27일 오후 폭우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마지막 발언은 KT에서 민주적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노력하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해 온 KT민주동지회 이원준 씨가 했다.

“지난 24일 학살자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 사망자는 사실상 없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9개월 동안 4만여 명이 죽어갔고 이 중에서 3분의 2가 어린아이와 여성이었습니다. 더구나 의학 전문 저널 《랜싯》의 보고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망자 수가 18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데도 민간인 사망자가 없다니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린아이들까지 모두 테러리스트입니까? 그리고 도대체 사람도 아니라는 것입니까?

“카멀라 해리스는 네타냐후의 의회 연설 후에 [그와] 회담을 가지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표명했습니다. 해리스는 민간인 피해와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립 서비스’에 불과합니다. 진정으로 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멈추면 되지 않겠습니까?”

“조 바이든 테러리스트!”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주한 미국 대사관, 인사동길을 거쳐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에서는 “조 바이든 테러리스트!“가 가장 인기 있는 구호였다. 네타냐후의 미국 방문으로 미국 지배자들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의 핵심 공범이라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기 때문이다.

집회와 행진 중간에 갑작스런 소나기가 퍼부어 쫄딱 젖었음에도 참가자들은 높은 기세를 유지했고 활력이 넘쳤다.

이런 행진에 거리의 많은 사람들이 지지와 호응을 보냈다.

몇몇 사람들이 멀리서 행진 대열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와 행진에 동참하기도 했다. 인사동길을 지날 땐 지나가는 시민들이 함께 “프리 팔레스타인” 구호를 외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집회·행진은 서울뿐 아니라 인천, 수원, 원주, 울산, 부산 등지에서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두 지역에서 새롭게 닻을 올렸다.

서울 집회와 같은 날 대구에서도 성공적인 첫 집회가 열렸다. 다음 날인 7월 28일(일) 오후 2시에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한편, 8월 15일(목) 오후 2시에는 서울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집중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최측은 한국이 일제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날, 많은 사람이 모여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독립을 함께 외치자고 호소했다.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폭우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폭우 속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7월 27일 오후 한 시민이 폭우를 뚫고 행진하는 대열에 두 손가락 브이(V)를 들어 연대를 표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