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이혜훈 논란에서 좌우 눈치 보는 진보당

이 기사를 읽기 전에 “이혜훈 장관 지명 논란: 이재명은 “내란 청산”에 진지하지 않다”를 읽으시오.

이재명이 이혜훈을 예산 장관 후보로 지명한 직후, 진보당 지도부는 이혜훈 장관 지명을 철회하라고 옳게 요구했다.

특히, 전종덕 의원은 “내란 청산의 정신을 완전히 부정하고 짓밟는 행위”이고 “내란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시민들의 희망을 배반하는 일”라고 통렬히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계엄을 옹호했던 인사를 ‘묻지마식 실용’이나 ‘통합’으로 미화한다면, 과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란 청산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혜훈의 ‘사과’ 이후 발표된 진보당의 논평들을 보면, 과연 이혜훈 지명 철회를 관철시키려 하는지 의문스럽다.

우선, 비판의 초점이 이재명 정부에서 국힘으로 옮아갔다. 국힘의 교활함과 위선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나, 이 문제에선 이혜훈을 지명한 인사권자가 가장 비판받아야 한다.

물론 국힘의 위선은 역겹지만, 쿠데타 지지자를 유능하다고 감싸며 고집스레 장관에 앉히려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규탄은 오히려 커져야 마땅하다.

특히, 이혜훈의 사과 당일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이 “늦어도 너무 늦었으나, 더 많은 고백과 진심어린 반성들이 쏟아져나와야 [한다]”고 한 것은, 진보당의 기존 지명 철회 요구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낸다.

이재명이 “무지개” 운운하며 이혜훈 지명을 “통합”이라고 정당화한 것에 대해서도 진보당은 이렇게 응답했다.

“빨간색을 넘어 주황·노랑·초록·남색·보라 등 다른 색들로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대통령의 말은 비로소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 무지개가 파란색과 빨간색 단 두 가지 색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홍성규 대변인)

이혜훈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이왕 “협치”와 “통합”을 하려면 (진보당 같은) 좌파도 포함시키라는 주문이다. 요컨대, 진보당은 지명 철회 입장을 형식적으로 바꾸지는 않았지만, 이혜훈 지명에 대한 비판 강도는 크게 약해진 것이다.

좌파가 이재명 정부의 배신적 타협을 폭로·규탄하기를 회피한다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대중의 환멸은 좌파에 대한 환멸로까지 번지게 되고, 결국 우파가 반사이익을 얻을 위험이 커질 것이다.

진보당은 민중전선 전략에 따라 민주당과의 전략적 연대를 추구하며 이재명 정부하에서 협치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내려고 한다. 최근 출범한 사회대개혁위원회도 그 사례다.

국가기관 내 지위(부차적이나마)를 얻고 정부 운영에 일부(부수적으로나마) 참여함으로써 진보당은 이재명 정부를 왼쪽으로 견인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좌파를 국정 ‘파트너’로 진지하게 여기리라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지금도 좌파에게는 상징적일 뿐 미미한 기회를 주고, 우파에게는 통 큰 양보를 하고 있다.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총리실 산하의 상징적 자문 기구에 불과한데, 윤어게인 이혜훈에게는 가장 중요한 경제 장관 자리를 주고 있다.

최근 국힘의 유승민은 대선 전에 이재명 측으로부터 총리직을 제안받았는데 거절했다고 토로했다. 윤석열 정권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진보당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파트너로 인정받으려 하면 할수록 진보당이 비판을 자제해야 할 일이 늘어날 것이고, 자칫 민주당의 부패 이미지를 나눠 가지게 된다. 이재명 정부가 왼쪽으로 견인되기보다 진보당이 오른쪽으로 견인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