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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경찰 폭력은 윤석열의 정치 위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5월 25일 경찰은 금속노조가 3년째 열어 온 대법원 앞 야간 문화제를 돌연 불법 집회로 규정해 강제 해산했다.

며칠 뒤인 31일 한국노총의 고공 농성(아래 사진)과 민주노총의 양회동 열사 분향소가 폭력 진압당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그만큼 대규모 항의 운동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31일 고공 농성 중인 금속 노동자를 구타하는 경찰 ⓒ출처 한국노총 금속노련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물대포 재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6년 만에 캡사이신 분사기도 집회 현장에 등장했다.

〈조선일보〉는 노동자가 짓밟힌 현장을 두고 “경찰다운 경찰이 불러온 평화”라며 노골적으로 윤석열과 경찰 폭력을 응원했다.

이처럼 윤석열은 집회·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통해 우파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나름의 효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윤석열의 강공책은 윤석열 정부가 처한 위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저변에서 부글부글 끓는 반정부 정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하반기에 대규모 항의로 분출될까 봐 부심하고 있다.

3~4월 20퍼센트대까지 추락했던 윤석열 지지율이 최근 회복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정 평가가 50퍼센트를 훌쩍 넘는다. 부정 평가 안에서도 “매우 잘못한다”가 “잘못하는 편”의 곱절을 넘는다.(관련 기사: ‘윤석열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본지 6월 2일자)

6월 4일 대구시장 홍준표조차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윤석열 지지율은 정상이 아니다. 지금쯤이면 한 60퍼센트는 돼야 한다.”

윤석열 정치 위기의 근저에는 물가와 공공요금 인상, 실업 방치, 전세 사기 피해자 방치 등 경제 위기 고통 전가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있다.

친미 안보 노선도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문제, 미·일의 자국 우선주의 문제 등으로 모순이 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과 경제 지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건설노조가 정부 탄압에 대한 저항으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파업 집회를 열자 윤석열이 집회·시위 강경 대응을 지시한 것이다.

반정부 분위기의 확산을 강압으로 차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싸울 자신이 없지 않은 대중의 불만과 저항을 경찰 폭력으로 억누르려는 시도는 결국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의 노동운동 탄압은 운동의 위축과 분열을 노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저항 옥죄기를 생계 위기, 평화 위협 친서방 정책 등과 연결시켜 대정부 투쟁을 전면화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폭력성 — 경찰의 고칠 수 없는 본질

7미터 고공, 좁은 망루 위에 선 노동자 한 명을 무장한 경찰 여러 명이 곤봉으로 마구 때려 진압하는 등 최근 경찰의 폭력 만행은 충격적이다.

저항하는 사람들을 겨누는 경찰의 잔인한 폭력은 독재 정권 때나 벌어지던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단지 몇 가지 사례만 들면 아래와 같다.

2001년 김대중 정부의 경찰은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벌이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을 진압했다. 진압에 항의하며 윗옷을 벗고 연좌한 노동자들 위를 기습해 방패와 곤봉으로 내리찍고 군홧발로 짓밟으며 쓸어버리는 장면은 지옥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2009년 8월 이명박 정부의 경찰은 정리해고에 맞서 공장을 점거한 쌍용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연대 단체들에게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다. 특히, 완전 무장한 경찰특공대가 공장 옥상에서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집단 구타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2019년 문재인 정부의 경찰은 농성 중이던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을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여성 노동자들이 상의를 벗고 처절하게 저항했다.

이러한 경찰 폭력은 한국의 일만도 아니다. 200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G8 반대 시위에서, 2009년 영국에서 열린 G20 반대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게 구타나 총격을 당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9년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정부의 경찰이 ‘노란 조끼’ 시위대에 야만적인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의 최루탄에 시위 참가자의 손이 날아간 사건도 있었다. 이때 창설된 시위 진압 특별조직 ‘브라브엠’은 올해 벌어진 연금 개악 반대 시위에서도 권총, 최루탄, 확장형 봉으로 무장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시위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지만, 이처럼 일부 국민이 정부나 기업주에 도전하기 시작하면 인정사정없는 태도로 돌변해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그 국민들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경찰의 억압성과 폭력성은 경찰이 현 사회에서 수행하는 본연의 구실과 관계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극소수인 지배자들이 대다수인 평범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계급 사회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지독하게 불평등하고 비민주적이다.

이런 사회에서 지배자들은 다수를 지배하기 위해 동의와 강제를 모두 필요로 한다.

경찰은 바로 ‘강제’의 핵심적 수단 중 하나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찰, 군대, 교도소 같은 폭력 기구의 강제력 없이는 한순간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은 노동자 등 서민층의 삶과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들을 추진하려 하고, 이걸로는 대중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경찰의 강압에 더 의존하려 한다.

그 속에서 벌어진 최근 경찰의 만행들은 경찰이 개혁할 수 있는 기구가 아닌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할 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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