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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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극우 폭도들이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에 항의해 서부지법에서 폭동을 벌인 지 반 년이 됐다.
그날 서부지법 폭동자들은 한층 한층 올라가며 건물을 미친 듯이 때려 부쉈고, 일부는 구속영장 발부 판사를 잡겠다며 판사실을 뒤지고 다녔다. 56명이 당일 현장에서 체포됐고, 총 112명이 기소됐다.
서부지법 폭동은 쿠데타 미수 후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등이 윤석열의 친위 군사 쿠데타 기도의 정당성을 강변하며 극우 대중을 선동한 결과였다.
윤석열 자신이 체포·구속에 저항하며 “애국 시민이 나서 달라”고 선동했다. 다수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광화문, 여의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극우들을 격려하고 “진짜 내란범은 이재명”이라며 증오심을 부추겼다.
무력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정치적 반대파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려 한 윤석열의 쿠데타 기도가 정당하다면, 그 윤석열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운동과 압력(“반국가세력”)을 향한 또 다른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명백한 폭동 범죄에 대한 재판은 내란죄 재판 못지 않게 천천히 진행돼 왔다. 기소된 자들의 절반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도, 반 년 동안 1심 선고를 받은 것이 15명에 불과하다. 8월 1일에야 49명이 1심 선고를 받는다.
선고는 죄질에 비해 너무 관대하다. 소요죄 적용이 가능한 법원 폭동(내란수괴 피의자를 지지해 그를 구속시킨 판사, 공수처 검사·수사관 등에 대한 위해를 가하려고 건물을 파괴하거나 방화를 기도한 행위)에 대해 경찰·검찰 모두 소요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2015년 경찰의 과잉 진압(그날 경찰의 물대포 조준 사격으로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다)에 맞서 도심에서 경찰과 충돌한 박근혜 퇴진 전국민중총궐기 주도자들에게 경찰은 소요죄를 적용했었다. 그 혐의는 박근혜 정권이 쫓겨난 뒤에야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 구형은 최고 5년(방화 미수)을 넘지 않는다.
현장 체포된 극우 유튜버 김모는 폭동을 생중계하며 건물에 따라 들어가 폭력을 계속 선동하다가 체포됐는데도 검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공수처 차량을 포위했던 자들 8명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9명은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극우의 과격성
판결도 관대하다. 이미 판결을 받은 15명 중 5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여기엔 MBC 취재진을 폭행한 자도 포함됐다.
징역형 3년 반이 지금껏 최고 형량인데, 소화기로 출입 통제 장치를 부수는 등 건물 파손에 앞장섰던 ‘녹색점퍼남’ 딱 1명만이다.
이 자는 ‘전땅크’라는 별명을 가진 자로 MZ자유결사대 회원이었다. MZ자유결사대는 이날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입건된 임원진 중에는 국민의힘 경남도당 간부인 청년도 있었다. MZ자유결사대에는 범죄단체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MZ자유결사대 단장 이모는 그 자신이 건물 파손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회원들의 건물 난입과 폭력을 부추겼는데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폭동 시각이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라 다친 법원 직원은 없는 게 당연했다.
무엇보다, 당일 폭동을 배후에서 선동한 전광훈에 대한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다. 기소는커녕 소환 조사 소식도 없다. 그날 폭동에서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두 명이 주요 구실을 했는데, 한 명은 겨우 3년형을 받았다.(한 명은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데, 구형이 3년뿐이다.)
윤상현이 훈방을 장담한 서부지법 월담자 22명 중 21명이 실제로 당시 훈방되기도 했다. 그런데 윤상현, 윤상현과 통화한 강남경찰서장 등은 전혀 이 일로 수사받지 않고 있다.
반면, 검찰은 극우에 반대하는 취지로 폭동을 취재하려 한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에게는 징역형을 구형했다. 그의 작품 세계와 박찬욱·김성수 감독, 영화계 단체들의 구명 운동도 무시했다.
12년 전, 단지 모여서 비공개 정치 토론을 했을 뿐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을 박근혜 정권은 내란을 선동했다는 죄목을 걸어 8년, 9년씩 징역형을 선고하고 통진당을 헌법재판소를 통해 해산시켰다.
그런데 1500명이나 되는 실탄 무장 군인이 출동한 군사 쿠데타를 지지해 폭동을 일으킨 자들에게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 일은 그저 평화적인 집회·시위나 홍보 활동밖에 없는 청주, 제주, 창원, 서울 지역 평화 활동가들이 사실관계도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사람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1심에서 15년, 12년씩을 선고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억압적 국가기관들의 극우 감싸기에 기가 막힐 뿐이다. 이 활동가들은 2심에서 감형을 받은 것이 무려 3~9년씩의 징역형이다.
이런 행위와 대비되는 불공평한 솜방망이 처벌은 국가기관이 본질적으로 (과격하지만 체제 수호파인) 극우를 감싼다는 것을 보여 준다. 좌파와 민주주의 염원 대중이 쿠데타 세력 처단과 숙정을 요구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쿠데타 지지자들의 암약
정권이 바뀌고도 극우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부정선거 음모론 정치인(모스 탄)을 끌어들여 미국 극우의 지원을 받고 국내에서도 다시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서부지법 폭동 직후 폭동 가담자들을 무료 변론하겠다고 나섰던 전직 총리 황교안은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을 내세우는 신당을 창당했다. 윤상현 등 국힘 의원들은 부정선거음모론자 전한길을 국회로 불러 토론회를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부지법 폭동 극우에 대한 관대한 판결은 극우가 더 자신있게 자신의 과격성을 과시하며 불만에 찬 청년들을 포섭하기 쉽게 해 준다.
더구나 윤석열 등 내란죄 재판 지연과 기습 석방 건에서 보았듯 법원,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 곳곳에서 쿠데타 지지자들이 암약하고 있다.
윤석열이 재구속된 뒤에도 특검 조사를 거부하며, 지지자들에게 굴복하지 말고 싸울 것을 사실상 선동하고 있는데도 서울구치소장은 특검의 강제 구인 지시를 거부했다. 서울구치소장 김현우는 지난해 윤석열이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킨 자로, 윤석열이 서울구치소에 1차 구속수감된 직후 최상목에 의해 서울구치소장에 임명됐다.
윤석열을 강제 구인해 윤석열과 그 지지자들 모두의 기를 꺾어야 하는 것처럼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도 중형 선고를 압박해야 한다. 그래야 쿠데타 지지 극우 세력을 조금이라도 기를 꺾고 분열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