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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명동에서 모스 탄의 연설과 행진이 항의를 받아 무산되다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이 방한 마지막 일정까지 거센 항의에 부딪혔다.

7월 18일 오후 7시 명동 중앙우체국 옆에서 ‘윤석열 비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퍼뜨리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은 당장 떠나라’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매우 긴급하게 공지됐는데도 50여 명이 참가했다.

모스 탄은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하는 (중국에 의한) 부정선거 음모론자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형사사법대사를 맡아 대북 압박에 복무했었다.

윤석열 파면과 구속으로 타격을 입은 한국 극우들은 모스 탄 방한을 계기로 사기 진작과 세 결집을 꾀하고 있다. 모스 탄은 특검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을 접견하려 했고, 윤석열은 접견이 좌절되자 구속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옥중 서한을 모스 탄에게 보냈다.

그러나 모스 탄은 가는 곳마다 규탄 행동에 직면해야 했다.

이날 여러 극우 단체들이 명동, 종각, 서울역에서 각자 집회를 하고 서울역으로 집결했다. 모스 탄은 명동 집회 연설 후 행진에 참가해 서울역에서 다시 연설할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이 아무 항의도 받지 않는다면 한국 극우는 더욱 마음 편하게 미국 극우와 연계를 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공신력 있는 주장처럼 포장하기도 쉬워질 것이다.

이에 명동 극우 집회 바로 옆에서 그들에 맞선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모스 탄은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나라,” “중국인 혐오, 부정 선거 음모론 중단하라,” “쿠데타 세력 척결하자.”

힘찬 구호와 함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이시헌 서울대 학생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2월 서울대학교에서 극우에 맞선 맞불 집회를 제안한 이시헌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섰다. 이시헌 씨는 16일 서울대 정문에서 열린 ‘모스 탄 방한 반대 긴급 대학생 행동’에도 참가했다.

“[모스 탄 서울대 강연 허용을] 교수님들이 문제 제기하자 서울대 당국은 대관을 취소했습니다. 애초에 대관을 허가해 준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극우 세력에게는 단 하나의 연단도 내어 줄 수 없습니다.

“극우 세력은 천안문 항쟁과 홍콩 항쟁을 입에 올리며 민주주의 운운하지만, 쿠데타를 옹호하는 자들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습니까?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최헌국 예수살기 목사도 발언에 나서 힘을 보탰다. 진보적인 ‘거리의 목사’로 약자와 정의를 위해 헌신해 온 그는, 모스 탄과 그를 지지하는 극우 개신교 세력을 통렬히 비판했다.

“모스 탄이 미국에서 신학 박사 공부까지 했다고 합니다. 온갖 거짓 혐오를 일삼고 부정 선거 음모론에 휩싸여 있는 자에게 신학 박사 학위까지 주는 학교가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저에게 ‘왜 우리를 이렇게 혐오하느냐’고 많이 묻습니다. 저는 한국인 전부가 그런 것이 아니다, 저[극우] 몰상식한 일부만 그런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자들이 어떻게 기독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중국인 혐오, 부정선거 음모론 중단하라!”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은평구 주민 김무석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김무석 씨는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 탄 강연 항의 규탄 행동에 참가한 경험을 전했다. 이 집회는 마포·은평·서대문 지역 촛불행동이 신속히 항의 행동을 발의해 열렸다.

“모스 탄이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이틀 만에 준비가 됐는데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저와 같은 은평구 주민들도 많이 참가했지만, 서울의 다른 지역이나 경기도에서 달려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스 탄은 항의 시위 때문에 은평제일교회 정문으로 드나들지 못했습니다.”

통쾌한 항의 시위 소식에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김광일 이주노동자 전문 노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김광일 이주노동자 전문 노무사도 발언했다. 김광일 노무사는 “진정으로 환영해야 될 사람들은 모스 탄 같은 극우 정치인이 아니라 그들이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계 이주민들과 이주노동자들”이라며 극우의 혐중 선동을 규탄했다.

이어 모스 탄이 가는 곳마다 항의받고 윤석열 접견 시도가 좌절된 것을 지적하며 “모스 탄을 불발탄으로 만들어 버리자!” 하고 기세를 올렸다.

지나던 시민들도 기자회견에 관심을 보였다. 기자회견 모습을 사진에 담고, ‘파이팅’을 외치고, 일부는 대열로 들어왔다.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오수민 노동자연대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오수민 노동자연대 활동가도 모스 탄과 그를 지지하는 극우의 반민주적 본색을 폭로했다.

“극우가 모스 탄에 열광하는 것은 트럼프가 브라질의 극우 정치인 보우소나루를 지원 사격해 준 것처럼 남한 정치에도 개입해서 윤석열을 구원해 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어떤 자입니까? 미국 국내외에서 모두 민주주의는 안중에 없고 무엇이 미국 패권에 유리한지만을 저울질하는 제국주의자입니다.”

“모스 탄이 한국에 다시 입국할 생각조차 못 하도록 우리의 항의를 계속 키워 나갑시다.”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극우 집회 사회자는 ‘7시 30분에 모스 탄 대사가 발언할 것이다’라며 시위대의 기대를 고조시켰다. 그런데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 모스 탄은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대, 은평제일교회, 그리고 오늘 명동까지 가는 곳마다 항의가 이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법하다.

모스 탄에게 시간을 넉넉히 주려고 발언자를 2명만 준비했는데, 모스 탄이 안 오자 극우 집회는 프로그램이 없어져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 일부는 항의 기자회견을 향해 신경질을 부렸다.

극우가 훼손한 세종호텔노조의 현수막 ⓒ최헌국 목사 제공

극우 시위대는 행진 중 명동에 위치한 세종호텔노동조합의 고공농성장 앞을 지나면서 노조가 도로변에 게시한 현수막 11개를 전부 찢어 놓고 가는 행패도 부렸다. 극우의 폭력성과 노동자 운동에 대한 적개심이 드러난 것이다. 노조 측은 현수막 훼손에 대해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날 윤석열이 신청한 구속적부심이 기각됐다. 만약 윤석열이 풀려났다면 극우들이 서울역 대규모 집중 집회에서 얼마나 사기충천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명동 극우 집회에서 모스 탄 발언과 행진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사회자가 알리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비호하는 모스 탄은 지금 당장 떠나라,” “쿠데타 세력 척결하자” 하고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심야 서울역 집회 분위기는 명동 때와 달랐다. 여기서도 일부 반우파 유튜버들이 모스 탄 규탄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극우 시위대 규모가 컸다.

여기서는 모스 탄이 발언했다. 모스 탄은 “끝까지 싸우면 상황이 역전될 것”이라며 싸우라고 독려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재명에 대한 예의 모욕적 가짜뉴스를 또다시 언급했다.

극우 시위대는 “USA”를 연호하며 광적으로 환호했다.

한국의 극우는 앞으로도 미국 극우와의 커넥션을 강화하고 트럼프의 지원을 끌어내 상황을 역전시키려 할 것이다. 극우에 맞선 공동 대항 행동이 계속 중요하다.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8일 오후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개최 장소 맞은편에 극우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8일 오후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윤석열을 비호하는 미국 극우 정치인 모스 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극우 집회 취재는 김문성 기자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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