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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해 제국주의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킨다
윤석열의 나토 지지는 세계 불안정 증대에 일조하는 것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7월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다. 러시아군은 7월 9일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대규모로 공습해 나토 정상회의를 향해 시위를 벌였다.

나토 회원국 지도자들은 정상회의를 통해 (나토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수 있고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은 항복일 뿐이라고 자국민을 납득시키기 위해 외견상 단합된 모습을 보여 주려 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짓을 우크라이나에서 되풀이하려는 나토 지도자들 ⓒ출처 NATO

그러나 자국민을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가령 대부분의 미국인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지지한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2023년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퍼센트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즉각 휴전을 지지했다. 8퍼센트만이 반대했고, 24퍼센트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등 나토 지도자들은 평화 협상을 거듭 반대하며 전쟁을 지속할 방안들을 계속 논의했다. 미국 등 나토는 외교와 협상이 아니라 장기전을 벌여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전쟁 실패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협상 테이블 위치는 더욱 불리해졌다.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전선은 2022년 가을 이후 그 모양이 거의 변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군은 점령 지역을 탄탄하게 요새화한 상태이고, 우크라이나군은 탄약 고갈을 호소한다.

나토의 전략은 실은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패배를 당해 협상할 것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러시아와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나토가 원치 않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이다.

따라서 나토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진짜 평화를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에 모이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6월 13일 나토 국방장관 회의는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재정 지원 약속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독일 비스바덴 미군 기지에 군수 지원 사령부를 설치하는 것이다(‘나토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 NSATU).

나토군 총사령관이자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인 크리스토퍼 캐볼리(3성 장군)가 사령부를 지휘한다. 비스바덴 미군 기지에서 무기 지원과 군사 훈련을 담당해 온 미 당국자 700여 명이 이 기구에 흡수된다.

NSATU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보내는 것이자 ‘트럼프 효과 방지’(Trump proof)의 일환이다.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 이보 대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당장은 물론 미래에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와 나토를 결속시킴으로써 트럼프의 영향을 배제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약속하도록 하는 것이다.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연간 430억 달러 수준의 군사 지원을 유지한다는 서약에 나토 정상들이 서명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는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나오는 “전쟁은 평화다!”는 구절을 따서 이렇게 말했다. “역설적인 상황은 우리가 더 오래 계획을 세우고 더 오래 [전쟁에] 전념할수록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1984년》에서 전쟁은 이기려고 하는 행위가 아니라 강대국 간 힘의 균형과 현상 유지를 위한 수단이다.

총알받이

러시아의 주요 전쟁 목표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중립인 만큼, 나토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미국과 독일 등은 신중한 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들과 영국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결국 미국 등 나토는 20년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한 짓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당시 미국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탈레반]은 우리가 떠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당신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그로부터 10년 뒤 미국은 탈레반에 패배해 아프가니스탄에서 굴욕적으로 철수했다.

우크라이나가 아프가니스탄과 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 등 나토는 그때와 똑같은 가정을 하고 있고, 아마도 동일한 결과를 낼 공산이 크다. 나토의 기본적 가정은 나토 회원국의 엄청난 국내총생산(GDP) 규모, 과대한 국방 예산, 값비싼 첨단 무기 등이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등 나토가 마침내 아프가니스탄에서 패배를 자인했을 때, 그 대가를 피로 치른 것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한 지 3년도 안 된 2024년 2월 15일,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나토를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 동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우크라이나인들은 더는 나토의 총알받이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1991년 국경을 회복할 때까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계속 싸워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2022년 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퍼센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길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2023년 여름 60퍼센트로 하락했다. 그 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실패하자 우크라이나 국민의 44퍼센트가 러시아와의 협상을 찬성했다. 48퍼센트만이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워야 한다고 답했다.

다른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엘리트와 관료가 몰려 있는 키예프(키이우)에서조차 우크라이나군의 승리에 대한 믿음이 현저히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징집 문제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쟁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사례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완전한 악몽입니다. 1년 전 같았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미안하지만 지쳤습니다. 전쟁에 지원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오래 전에 지원했고, 이제는 돈으로도 사람들을 유인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지금은 징병을 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웃으시겠지만 우리 해병대원 중에는 수영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려 1만 1000명의 우크라이나 남성이 전쟁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우크라이나 접경 7개 국 중 하나인 루마니아로 불법 입국했다.

미국 등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략적으로 계속 밀리고 있다. 그러나 서방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일관된 전략의 일환이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목적이 돼 버린 듯하다.

중·러 견제를 위해 나토는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연계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는 중국이 러시아에 이중 용도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일본, 한국,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상을 환영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이들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 정상들이 참석한다.

이는 중·러를 견제하기 위해 나토와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밀착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한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을 꼽았다.

또한 나토 회원국들을 미국과 중·러의 경쟁에 끌어들이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이런 움직임에 반발했다. “나토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역내 국가들에 분명 위협이다. 우리는 이에 대응해야 하고, 그리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첨단 살상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온다

서방 제국주의에 줄 서는 윤석열 ⓒ출처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는 진작부터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 왔다.

미 주방위군 사병이 유출한 미 국방부 기밀 문서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4월 155밀리미터 포탄 33만 발을 항공편과 선박편으로 나눠 우크라이나에 우회 제공했다.

그런데 이해영 교수는 체코 언론 〈믈라타 프론타 드네스〉가 2022년 9월 한국산 대공미사일이 체코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우회 수출됐음을 보도했다는 기사를 인용했다(〈더칼럼니스트〉, 6월 30일 자).

이해영 교수는 같은 글에서 러시아 측 소식통을 인용해 얼마 전 화재로 대형 참사가 난 아리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는 드론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는 아리셀이 생산하는 일차 전지는 자폭용 드론에 사용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드론은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탄 다음으로 효율적인 무기다.

이해영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윤석열 정부는 포탄뿐 아니라 대공미사일과 무기용 드론의 배터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장호진은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면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제한 없이 다양한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첨단 무기 제공은 미래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