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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이렇게 생각한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부상과 본지 지지자의 참가 필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려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몇 주째 거리로 나오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전례없는 규모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이미 여러 나라의 권력자들에게 큰 곤란을 안겨 주고 있다.

운동 내 능동적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12월 2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집회 ⓒ조승진

무엇보다, 서방 권력자들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서방 권력자들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반(反)러시아 연대를 촉구하면서 ‘민족자결권’ 수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스라엘을 확고하게 지지하면서 그 위선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미국의 국제적 위신은 더한층 나빠졌다. 이번 전쟁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미국이 입은 타격은 이미 상당하다.

중동 권력자들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으로 난처한 상황이다. 그들은 말로라도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형제자매들”을 위한다고 해야 하는 처지다. 중동의 많은 나라에서는 정치 시위가 사실상 금지돼 있었는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는 그런 철권통치에 균열을 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중동 권력자들의 약점이다.

2011년 아랍 혁명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군부 독재 상태에 있는 이집트에서는 수년 만에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서 “민중은 정권의 몰락을 원한다”는 이집트 혁명의 구호를 다시 외치기도 했다.

튀르키예에서도 시위대는 카메라 앞에서만 거칠게 말하는 대통령 에르도안에게 이스라엘과의 모든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전례 없는 규모로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 나라 권력자들이 수년간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혐오로 몰고 범죄화하는 운동을 벌여 왔는데도 말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정부의 금지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11월 11일 무려 8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그 결과 극우적인 내무장관(수엘라 브레버먼)을 해임케 하는 성과를 거뒀다. 야당인 노동당에서도 당 지도부의 이스라엘 지지에 상당한 반발이 일고 있다.

급진적

현재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이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억압은 이 세계의 온갖 부조리와 불의를 대표한다.

실제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식민 점령이 75년 이상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제국주의 열강이 그를 지원하고 수많은 국가들이 거기에 보조를 맞췄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근저에는 급진적 반(反)제국주의 잠재력이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휴전 요구로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휴전을 거부하며 가자지구에 어마어마한 죽음과 파괴를 몰고 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휴전 요구가 자칫 팔레스타인 측도 겨냥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2006년 레바논의 이슬람 정당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을 격퇴시킨 바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압도한 것이 아니라 끈질기게 살아남음으로써 그럴 수 있었다. 이것이 대중의 지지를 받는 게릴라 전쟁의 논리다.

하마스도 살아남는 것이 곧 승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마스는 살아남을 공산이 크다. 네타냐후는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하지만, 완전한 승리는 달성 불가능할 것이다.

설사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더 전투적인 저항 운동이 등장할 것이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집트 시나이 사막으로 몰아내려는 이스라엘의 전략은 인종 청소 프로젝트인 시온주의의 발로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자신도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절박함의 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첨예한 상황에서 양측에 똑같이 휴전을 촉구하는 추상적인 평화주의는 운동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은 휴전 요구를 넘어선 더 급진적인 요구를 제출해 왔다. 팔레스타인인의 무장 저항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 중단을 요구하고, 10월 7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대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운동 참가자들 다수의 정서와도 공명하는 것이다. 실제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을 넘어 그 저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급진적 경향이 운동 내에 상당히 존재한다.

특히, 아랍계나 무슬림 청년 사이에서 그런 급진화가 두드러진다. 그동안 주류 언론들에서 수동적 존재로 묘사됐던 무슬림 여성들이 시위의 선두에 서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과 그들의 활동은 혁명적 좌파가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만큼 본지 지지자는 팔레스타인을 흔들림 없이 지지할 근거와 팔레스타인 독립을 이룰 일관된 대안을 제시하며 운동 안의 능동적인 부분과 관계를 맺으려 해야 한다.

한편, 친이스라엘 세력의 반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공격 패턴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이 테러리즘을 지지하는 것이라거나, 이스라엘 비판이 유대인 혐오라고 공격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여기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그리고 유대인 혐오가 극우의 화두인 만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유대인 혐오에도 비타협적이어야 한다.

이번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은 길고 모질게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본지 지지자들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참을성 있게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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