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팔레스타인 연대 11차 집회·행진: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에 항의해 연대 규모가 더 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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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오후 2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11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이 열렸다. 이 집회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했다.
한국인, 팔레스타인인, 아랍인들은 물론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 수백 명이 참가했다. 청년들이 많이 참가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날 집회는 일주일간의 교전 중지가 끝나고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재개된 지 하루 만에 열렸다. 12월 1일 이스라엘군은 하루 만에 400곳을 공습했고 가자 주민 8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가자 남부로도 확대 중이다. 어제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서만 50곳이 공격당했다. 라파흐 국경 검문소가 차단되면서 구호 물품 반입도 막혔다.
따라서 이날 집회는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 재개에 즉각 항의하는 의미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점령이 종식될 때까지 팔레스타인 연대를 더 강력하게 건설하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집회 분위기는 활기찼고 자신감이 있었다.
첫 발언에 나선 팔레스타인 유학생 나리만 씨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강하고 힘있게 규탄했다.
“저들은 수십억 달러짜리 신무기를 어린아이와 여성에게 시험하는 자들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그저 죽어도 되는 목숨이 아닙니다. 미래의 희망이며, 앞으로 새 세상을 건설해 나갈 사람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을 살해하는 이스라엘이야말로 테러리스트입니다.”
나리만 씨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한국 정부에도 일침을 가했다.
“당신들은 일제 식민 지배로 고통받은 역사가 있는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정부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 청소하는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 있습니까!”
민중 가수 최도은 씨는 연대의 마음을 담은 노래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학살이 중지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래 ‘가자’를 특별히 준비해 불렀다.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벌이는 대학생 김태양 씨와 리네사 씨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다.
김태양 씨는 5년 전 예멘 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이슬람과 중동에 대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인종차별, 인종 학살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5년 전 제가 겪은 것처럼, 전 세계가 진실에 눈뜨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방 제국주의를 테러리스트로, 팔레스타인인을 저항 투사로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진실을 끊임없이 말해야 합니다.”
서울시립대 교환 학생인 알바니아계 네덜란드인 유학생 리네사 씨도 학내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을 한 경험을 얘기했다.
“저희는 대학에서 홍보전을 벌이고 팔레스타인인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릴레이 대자보를 부착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하면서 진지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많은 수가 오늘 집회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손잡고 행진합시다. 그리고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을 위한 정의와 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쏟읍시다!”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다음 주에 학생들은 이스라엘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규탄하는 행동을 할 예정이다.
진보적 변호사들의 국제 단체인 ‘국제민주법률가협회’의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도 소개됐다.
이 성명은 20년 이상 국가보안법 사건 피해자들을 변호해 온 장경욱 변호사가 주최 측에 전해 준 것이었다. 장경욱 변호사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따로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어, 사회자가 이를 소개했다.
이집트인 의사 모나 씨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역사를 폭로하며 이스라엘을 격하게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60년 전에도 한 마을에서만 여성과 아이 수백 명을 학살했습니다. 그때 하마스는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은 종교 간 싸움이 아닙니다. 땅의 원래 주인과 땅을 뺏는 사람 사이의 전쟁입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는 오늘과 같은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벌어지는 전쟁은 가치관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식민 점령, 인종 학살, 인종차별에 맞선 자유와 정의의 투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식민 점령과 억압이 승리한다면 이는 자유·평등·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험일 것입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 사거리, 종로, 명동을 거쳐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이 큰 북을 두드리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행진 분위기는 매우 활기차고 열정적이었다.
행진 대열이 종로로 들어서자 많은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행진 대열을 지켜봤다. 대열을 핸드폰으로 촬영하거나 반갑게 손을 흔들며 연대를 표시하는 시민이 꽤 있었다.
이윽고 행진 대열은 인파로 가득한 명동 골목을 지나갔다. 빌딩 사이로 참가자들의 구호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많은 한국인·외국인이 구호를 따라 외치고 미소를 띠며 대열을 촬영했다. 행진 대열에 합류해 함께 행진한 관광객들도 있었다.
명동 거리를 나온 대열은 을지로입구와 서울광장을 거쳐 다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다음 주 토요일에도 다시 모이기로 했다.
또, 주최 측은 12월 16일 서울에서, 17일 부산에서 집중 행동의 날이 준비되고 있다고 알리며, 이 행동을 위해 최대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만만찮은 저항에 부딪혀 있다. 국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유례없이 빠르게 부상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이 국제적 연대의 일부다. 그렇기에 연말연시에도 운동을 성장시키려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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