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국제 행동의 날 해외 소식:
45개국 121개 도시에서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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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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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100일 넘게 자행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운동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
1월 13일 국제 행동의 날에 전 세계 45개국 121개 도시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다.
1·13 국제 행동의 날을 발의한 단체 중 하나인 영국의 연대체 ‘반핵군축운동(CND)’은 “영국·미국·캐나다·프랑스·독일·스위스·덴마크·남아공·나이지리아·가나·일본·인도네시아·한국·호주·브라질·요르단·튀르키예 등” 세계 여러 나라 주요 도시들에서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 여러 국적의 유학생·이주민들, 국내 시민사회단체 39곳이 함께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주최로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한국 집회 취재기 보기)
이날 대규모 행동은 불굴의 저항을 이어 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13일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세계가 행동했다”며 연대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글로벌 연대
특히 영국과 미국의 대규모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과 이를 군사적·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자국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10월 7일 이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글로벌 운동의 중심이었던 영국 런던에서는 이날 약 50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참가자들의 구성도 전보다 다채로워졌다. 청년, 학생, 좌파 단체, 기후 운동가들, 몇몇 노동조합 지부들이 저마다 배너를 들고 행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자지구와 예멘에 대한 폭격 중단을 요구했고, 연대 운동을 대규모로 단호하게 이어 가자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한 기후 운동가는 영국의 혁명적 좌파 언론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전했다.
“더 큰 행진을 더 자주 벌이고, 더 직접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 전쟁이 계속되는 한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가선 안 됩니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40만 명이 행진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강력 지원하는 미국 대통령 바이든에 대한 분노를 쏟아 냈다.
“바이든의 손에 피가 묻어 있다,” “가자를 죽이지 마라,” “제노사이드 조(인종 학살자 바이든), 너에게 줄 표는 없다!”
11월 말 백악관이 콕 집어서 불평한 단어 “제노사이드 조”는 이날 시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 워싱턴 D.C. 시위를 주최한 ‘코드핑크’의 공동 설립자 메데아 벤야민은,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지원하는 한 “제노사이드 조” 구호 역시 계속 외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워싱턴 D.C. 집중 집회 외에도 크고 작은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도심 시위에 앞서 항만 노동자들과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대가 새벽부터 항만을 봉쇄하고 이스라엘행 선박의 출항을 막았다.
“제노사이드 조”
프랑스 파리에서도 수천 명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 구호를 법으로 금지하려 하고 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등 운동을 집요하게 공격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13일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 외쳤다.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 “가자에서 파리까지, 저항!”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시위대 수만 명이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시위 주최 단체의 하나인 ‘인종 학살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은, 1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장기 구금돼 있다고 지적하며 “모든 팔레스타인인 즉각 석방” 구호도 내걸었다.
최근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인종 학살 혐의로 제소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시위가 여럿 벌어졌다. 요하네스버그 시위에 참가한 남아공 ‘보이콧·투자철회·제재 운동(BDS)’의 지도적 활동가 로샨 다두는 알자지라에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멈추고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충분한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는 것을 볼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올 것입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요르단의 암만,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11일 밤 미국과 영국의 폭격을 당한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폭격 바로 다음 날 무려 100만 명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예멘인들은 폭격에 위축되기는커녕 더한층 격렬한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영국 공습 규탄!” 구호가 쩌렁쩌렁 울리는 영상이 SNS에 널리 공유됐다. 시위 참가자 압달라 하산은 외신에 이렇게 밝혔다.
“미국이나 영국의 폭격은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9년 동안 폭격당해 왔어요. … 우리는 목숨을 다 바쳐 팔레스타인인들 편에 설 것입니다.”
사나 시위 주최 측은 이날 호데이다와 이브에서도 시위가 열렸다고 외신에 밝혔다.
1·13 국제 행동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향후 계획들이 발표된 나라들도 있다.
영국에서는 2월 7일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기 위한 일터·학교 집중 행동의 날로 삼고 행동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는 흑인 평등권 운동의 지도자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탄생을 기념하는 주간(1월 셋째 주)을 기해 뉴욕·로스앤젤레스·워싱턴 D.C.·샌디에이고 등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속속 잡히고 있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가 계속돼야 한다. 다음(18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1월 20일(토) 오후 2시 서울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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