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계속되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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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시위가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11월 25일 최소 30만 명이 런던 집회에 모였다. 다음 집중 집회는 12월 9일로 예고돼 있다.
영국의 활동가들은 거리 시위뿐 아니라 작업장과 학교 안으로 연대 행동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여러 대학교와 중등학교에서 노동조합원인 강사/교사들과 학생들이 집회를 조직하고 있다. 보건 노동자들은 자기가 일하는 병원에서 중식 시위를 진행한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기업 앞에서도 노조 활동가들은 항의 행동을 하며, 그곳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11월 25일 10만 명이 수도 오타와에 모였는데,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로는 캐나다 역사상 최대였다. ‘인종 학살에 반대하는 유대인들’도 이날 시위에 적극 동원했다.
시위를 함께 조직한 주요 단체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 청년 운동(PYM)’의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의사당 언덕을 에워싼 것은 [총리] 쥐스탱 트뤼도나 캐나다 정부의 도덕성에 기대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대중 운동을 일으켜서 정부가 입장을 바꾸도록 강제하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시위들이 보여 주는 것은 시온주의자들이 청년 세대를 잃었다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몬트리올에서는 수천 명이 고속도로를 한 시간 넘게 봉쇄하는 등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12월 2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어린이 행진’이 열렸다. ‘팔레스타인을 위하는 어린이들’ 등 수천 명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규탄했다.
‘블랙 프라이데이’(11월 24일)에 여러 도시 대형 쇼핑몰에서 기습 시위가 있었고, 해마다 성대하게 진행되는 주요 도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서도 항의가 터져 나왔다. 뉴욕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는데 주요 조직자인 팔레스타인인 대학생 널딘 키스와니는 이렇게 말했다.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위해야 한다. 트리 점등식에 가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왔습니다. … 우리가 왜 ‘훼방꾼’입니까? 우리도 엄연히 이 사회의 일원이고, 이 도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위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18~34세 응답자의 70퍼센트가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지가 잘못됐다고 응답할 만큼 청년들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정서가 강하다.
힐러리 클린턴이 교수를 맡고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도 그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그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을 강경하게 지지해 왔다.
미국에서는 여러 노조들이 휴전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켜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2월 1일에는 전미자동차노조(UAW)도 휴전을 요구했다.
호주에서는 12월 2일 시드니에서 1만 명, 멜버른에서도 수천 명이 주말 시위를 이어 갔다. 11월 23일에는 여러 도시에서 고등학생 수천 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영국과 미국 학생들의 행동에서 영감을 얻었다.
11월 21일에는 이스라엘 해운회사 짐(Zim) 소속 선박이 항구에 입항했다는 소식에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들과 노동자 약 500명이 긴급 행동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여러 명이 머리가 깨졌고, 20여 명이 연행됐지만, 결국 당일과 다음 날까지 선적을 막을 수 있었다. 해당 선박은 이미 11월 초부터 시위 탓에 입항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2주 가까이 머물러야 했고 해운회사는 큰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수천 명이 모였고, 대선 후보였던 장뤽 멜랑숑도 참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수만 명이 시위를 이어 갔다.
요르단은 인구의 절반가량이 팔레스타인인 난민으로 이뤄진 나라로 시위 자유가 엄격하게 제약된다. 교전 중지가 끝나던 12월 1일, 수도 암만에서는 무슬림형제단 계열의 원내 정당이 소집한 집회가 열려 수천 명이 참가했다.
그 시위에서는 팔레스타인 깃발뿐 아니라 하마스 깃발과 총을 흔드는 참가자들도 여럿 있었다. 또 “우리의 선택은 저항”이라는 영어 팻말을 들고서 동료 팔레스타인인들의 무장 저항에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11월 30일자 기사는 요르단 상황을 우려했다.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대중적 분노가 터져 나오는 상황은, 미국 원조에 크게 의존하는 요르단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요르단 왕정은 미국·이스라엘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국내 불안에 대처해야 한다.
“많은 요르단인들은 왕정이 미국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것이, 사회 안전망을 약화시킨 신자유주의적 경제 개혁 및 긴축 정책과 관련 있다고 여긴다. 이번 전쟁 이전에도 경제는 나빠지고 있었고, 실업률은 23퍼센트였고, 부패가 만연하다는 생각에 불만이 광범해서 당국은 탄압을 늘리던 중이었다.
“이번 전쟁으로 거리가 다시 하나가 되고 있다.”
요르단 왕정은 반대 여론 속에서도 2년간 추진해 온 이스라엘과의 ‘전력-담수 교환 협정’을 중단한다고 11월 16일에 발표하기도 했다. 요르단은 10월에도 대중의 불만을 의식해서 바이든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고,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요르단에서 떠나 있도록 해야 했다.
이집트에서는 가자지구 봉쇄에 협조하는 당국에 맞선 항의가 엄혹한 탄압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29일 언론노조 건물 앞에서는 허가 받지 않은 집회가 열렸다. 수십 명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충실하게 지원하는 이집트 지배자들을 규탄했다.
그 다음 날에는 라파흐 검문소를 통해 인도주의적 물품 반입을 하려 했던 외국 활동가들이 외무부 건물 앞에서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 현수막을 펼쳤고 곧 추방당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출입을 계속 가로막는 이집트 당국에 항의하려 한 것이었다.
또한 이집트 곳곳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벽화가 기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 인근 도시 이스마일리아에서는 하마스의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의 초상이 벽화로 등장해 당국이 다음 날 황급하게 지워버려야 했다.
이집트 활동가 호쌈 엘하말라위는 아부 오베이다가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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