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이 소책자는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첫째,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의 성격과 내용을 분석한다. 이 정부가 왜 그토록 필사적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지 설명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전술들을 살펴보고 있다. 둘째, ‘노동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다룬다. 박근혜의 공격에 맞서는 효과적인 전술들을 다루면서, 신자유주의 시기 노동운동을 둘러싼 논의들과 우리 운동의 약점도 살펴보고 있다. 셋째,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관련해 시기별로 중요한 투쟁들을 평가하며 교훈을 이끌어 낸다.
투쟁의 고비마다 우리 측을 약화시켰던 문제들은 앞으로의 ‘노동개혁’ 저지 투쟁에서도 거듭 등장할 공산이 크다. 가령, ‘철밥통·노동귀족 이기주의’를 앞세운 저들의 이간질에 정규직 양보론으로 대처하기, 주로 개악의 일방성을 부각하며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에 매달리기, 박근혜의 정치 위기를 반격의 기회로 보기보다 숨고를 시간으로 여기기, 전체 투쟁전선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산별 또는 대기업 노조 지도자의 배신이나 투쟁 회피 등이 그런 문제들이었다.
이런 문제들에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조합 내 투사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투쟁의 진퇴가 주로 결정될 수 있다. ‘결의된 소수만이라도 질기게 싸우자’는 전투성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노동계급의 강력한 잠재력을 발휘케 하는 원칙과 전술을 지금 여기의 투쟁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경제 위기는 전례 없이 깊고 길게 지속되고 있다. 그런 만큼 박근혜 정부는 매우 단호하고 집요하게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활동가들이 더 치열하게 지난 투쟁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투쟁 성공에 자신의 땀을 보태고자 애써야 할 이유다. 이 소책자가 이런 노력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이 소책자에 담긴 분석은 단지 필자만의 직관과 통찰력에 따른 것은 아니다. 여러 노동운동 활동가들과의 토론이 필자의 고민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줬다. 또, 날카로운 논쟁도 마다하지 않으며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키고자 함께 애쓴 노동자연대 조직노동자운동팀 팀원들, 매번 늦은 원고 마감에도 꼼꼼히 논평해주고 교열을 봐준 최일붕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그리고 기층 현장에서 굳건하게 원칙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노동자 회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지은이 김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