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에서 재벌개혁을 주요 투쟁 의제로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재벌개혁론은 양극화나 불평등 심화 같은 한국 경제의 주요 문제가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때문에 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으로 피해를 받는 노동자와 중소기업주가 함께하는 ‘반재벌 동맹’을 구성해 재벌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전략을 내놓는다.
1부에서는 민주노총이 정책 대의원대회에 제출한 재벌개혁론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재벌개혁론이 주장하는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과 ‘재벌의 초과이윤(독점이윤) 획득’이 실제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본다. 실제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실은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이 아니라 ‘자본으로의 경제력 집중’이다. 또한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이 현실이 아니라면 중소기업주들을 포함하는 ‘반재벌 동맹’도 오히려 노동자 운동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주장한다.
3부에서는 재벌개혁론 전략이 낳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다룬다. ‘재벌 개혁과 노동개악을 맞바꾸자’거나 ‘노동개악 반대가 아니라 재벌 개혁을 앞세우자’는 등 노동자 투쟁을 중심에 두는 게 아니라 국민적 호평을 얻는 데 주력하는 포퓰리즘 전략은 재벌에 맞서 싸우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다. 또한, 최근 재벌에 대한 규제 강화 조처로서 많이 제기되는 독일식 노조 경영 참여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보론 1에서는 장하준 교수 등이 주장하는 ‘재벌과의 타협론’뿐 아니라 김상조 교수 등이 주장하는 ‘재벌 개혁, 중소기업 동맹론’을 다룬다. 이런 주장들 모두 노동자가 자본의 일부와 동맹해야 한다는 계급타협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약점을 갖고 있다.
보론 2에서는 사내유보금 환수 운동에 대해 살펴본다. 재벌의 사내유보금 환수와 재벌 사회화·국유화 운동이 재벌개혁론보다 훨씬 급진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노동운동 수준에서 이를 주요 요구로 채택하려는 것은 오히려 노동개악 반대, 임금 인상 같은 노동자들의 당면한 투쟁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지은이 강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