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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저항이 시작되다
연행자를 석방하라 / 이명박 OUT
이명박의 ‘재벌천국 서민지옥’ 건설과 ‘역사 거꾸로 돌리기’에 맞선 거리의 반란이 시작됐다. 지난 주말, 지칠 줄 모르고 “이명박 퇴진/하야”, “독재 타도”를 외치는 분노의 물결이 서울 도심을 휘젓고 뒤흔들어 놓았다. 열정에 넘치는 청소년과 청년, 학생, 여성이 중심인 이 반란의 물결은 나아가 나라 전체에 충격을 던졌다.
이들은 취임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보수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근래 보기 드문 저항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활화산 같은 투지, 머리를 맞대고 투쟁의 방향을 토론하는 민주주의를 보여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진정으로 이명박 정부의 머리통을 박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더구나 이들은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깜짝 놀란 이명박 정부는 무자비한 폭력으로 이 반란의 싹을 자르려 한다. 특히 오늘(26일) 새벽에는 전국에서 전경차 3백 대 규모의 병력, 살수차와 기동대, 경찰특공대까지 목격됐다. 경찰은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구호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하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여성들까지 머리채를 휘어잡고 사지를 잡아 바닥에 질질 끌며 연행했고, 아이를 안은 어머니와 할아버지와 어린아이, 장애인까지 방패로 밀쳤다. 피가 잔뜩 묻은 옷을 입은 채 구급차에 실려가는 시민, 방패에 이마가 찢긴 여고생, 피흘리며 기절한 대학생 등이 목격됐다. 지난 주말 이틀 간 이명박 정부는 모두 70여 명을 연행했다.
야만적 폭력과 탄압으로 거리의 반란을 짓밟고 있는 이명박의 충실한 ‘찌라시’ 조중동은 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불법 폭력’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가두시위대는 폭력 사용을 오히려 반대하고 평화적으로 행진했다.
사실, 촛불에 기름을 부어서 반란에 불을 붙인 것은 바로 이명박과 조중동이다. 이들은 거의 한달 동안 평화롭고 끈기있게 촛불을 켠 사람들을 본 척도 않고 거듭 우롱했다.
중고등학교에 ‘촛불 계엄령’을 내렸고, 우리의 눈, 귀, 입을 막기 위한 언론·방송·인터넷 검열과 통제도 시작했다. 미친 소에 이어서 재벌과 강부자만 배불리고 돈 없는 서민들은 죽으라는 한미FTA 비준 추진, 대운하 강행, 전기료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 예고, 공공부문 민영화, 종부세 인하 등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모든 책임은 이명박에게 있다
요컨대 이명박은 ‘미안하지만 미친 소는 수입할 거고 너희는 먹어야 한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로 반란에 불을 댕겼다. 이런 이명박의 탄압과 염장 지르기에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이병렬 씨가 “이명박 타도”를 외치며 분신하는 일도 벌어졌다.
게다가 한미FTA 추진, 이라크 파병 등으로 이명박 불도저의 길을 닦아 준 개혁사기꾼이자 배신자들인 민주당에게 이명박 견제를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정운천 해임건의안 부결을 자초해 오히려 촛불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회창과 손 잡으며 “나는 ‘창조적 보수’”라고 보수적 본색을 드러낸 문국현도 마찬가지다. 2002년 여중생 압사 항의 시위나 2004년 노무현 탄핵 반대 시위 때처럼 이 분노를 표출할 선거가 눈 앞에 있지도 않지만, 선거에서 이명박에 맞서 지지할 대안도 거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임기가 아직 4년 9개월이나 남았다’는 무시무시한 괴담에 진저리를 치던 사람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이명박 퇴진·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명박 퇴임 시계’를 한없이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기를 거부하고 직접 자기 손으로 이명박을 끄집어 내리겠다는 것이다. 이 위대하고 정당하고 역사적인 반란에 동참하는 것이 이명박과 미친 소, 미친 정책들에 반대하는 사람 모두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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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에 동참하라!
마치 4·19나 6월 항쟁의 시작을 보는 듯한 지금 거리의 반란은 우리의 가슴을 고동치게 하고 있다. 이 사회에서 억눌려 왔고, 투쟁의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놀랄 만한 투지를 갖고 저 밑바닥에 감춰져 있던 분노와 열정을 폭발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명박과 지배자들이 등줄기에서 식은 땀을 흐르게 하고 있다. 〈조선일보〉 주필 강천석은 “거리의 촛불은 …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선다”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역사를 돌아봐도 조직 좌파들이 관성과 타성에 얽매여 굼뜨고 있을 때, 투쟁 경험과 전통이 부족한 자생적 대중이 오히려 관성에 얽매이지 않고 앞장서서 반란을 이끈 경우가 많았다.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이명박이 촛불을 못 본 척하며 며칠 내로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상황에서 더는 앉아있을 수만 없다는 타당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청계광장에 갇혀서 발언과 공연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고 위세등등한 거리 행진을 통해 힘을 느끼고 과시하고 해방감을 느껴 보자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1천7백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동투쟁기구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 반란에 지지를 보내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자생적 대중의 반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쟁 경험과 전통이 있는 조직 대중의 동참이 매우 중요하다.
대책회의 지도부는 마치 1987년 6월항쟁 때 범국민운동본부처럼 이 반란의 정치적 상징 구실을 해야 한다.
대책회의 소속 단체들도 이 저항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지금 국회 안에서 유일하게 이 운동의 목소리를 대변할 자격이 있고 그래 왔던 민주노동당도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선언한 “장외 투쟁”은 말뿐이어선 안 되고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훌륭한 강기갑 의원만 내세울 게 아니라 지도부 전체와 모든 간부들이 총동원돼야 한다.
한총련, 한대련 등 학생운동 조직들도 5월 31일로 잡혀있는 대학생 행동의 날을 앞당겨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미친 소 고시가 바로 내일모레 아닌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 조직 노동자들의 조직적 동참이다. 이 반란의 목표인 미친 소와 미친 정책, 나아가 미친 이명박 정부 OUT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강력한 수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것은 바로 주요 기간산업과 수출 대기업 들의 생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조직 노동자들의 힘이다.
이 점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 청계광장 노숙 농성을 할 때가 아니라, 조직 노동자들의 조직적 동참을 지도하고 파업 건설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명박과 정면 승부”, “파업에 준하는 투쟁”, “이제 투쟁은 민주노총 몫”이라는 말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주말(24일)에도 ‘공공부문 사유화·시장화 저지 집회’에 모인 4만 명의 노동자들이 여의도가 아니라 광화문 근처에서 집회를 하고 행진해서 촛불집회에 합류했다면 정말 멋졌을 것이다. 지금처럼 거의 10년 만에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투쟁·파업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나중에 하겠다는 ‘전기·가스를 끊는 파업’은 생뚱맞다. 노동조합 운동 속의 좌파들도 전혀 이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민주노총의 지도자들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노동조합 등 조직 대중의 동참은 미조직 대중의 투쟁 경험·전통 부족의 약점을 메워주며 이 반란이 더 효과적으로 번져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명박이 일사불란한 지휘 속에 검찰과 경찰, 국정원, 전국의 전경 병력들을 집중시켜 반란의 싹을 자르려 하듯이, 우리도 민주적 토론 끝에 효과적 전술을 결정한 후에는 통일된 행동 속에 우리의 힘을 집중해서 투쟁의 효과를 더욱 높여야 한다. 저들의 각개격파와 프락치(경찰 첩자) 등을 통한 교란 작전을 피하기 위해 지금 거리의 반란에 필요한 것은 분명한 방향·지휘와 효과적 전술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이태 박사는 이명박이 대운하 강행을 위해 “영혼 없는 과학자가 되라고 몰아치고 있다”고 용기있게 고발했다. 이명박의 ‘재벌천국 서민지옥’에서 영혼 없는 시민으로 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고, 30개월은커녕 3개월도 안 됐지만 벌써 미쳐버린 대통령의 리콜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위대한 역사적 반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그 중요한 일부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