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을 둘러싼 쟁점들
[4월 19일에 열린 ‘APEC 대응 기획단 회의’에서 제출된 자료입니다.]
제출자 : 다함께 김어진(2005년 4월 19일)
1. 2001년부터 성격이 변화하기 시작한 APEC
· 1989년 출범한 아펙이 사실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아펙 회원국들 일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 계기는 2001년 상하이 회담이었다. 이 때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한다는 선언이 채택되었다. 아펙이 자유무역만이 아니라 안보에 관한 실질적인 목소리를 냄으로써 아태 지역에서 중요한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 저들 내의 중론이 되었다.
· 2003년 태국에서 ‘인간안보’의 개념이 채택되고 APEC 반테러대책반(CTTF)이 구성됐다. 다섯 차례 회의를 통해 해상보안 강화, 대테러 역량 강화 등 12개 국제협약 가입 권고 수정 문안에 합의했다. 군사주의를 여러 구체적·실질적 조치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CTTF의 내용을 보면 그것을 우리는 감히 테러방지법의 국제판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비슷한 내용이 상당히 많다)
· 아펙의 방향 설정과 관련해서 G-8을 선례로 삼자는 주장도 꽤 널리 퍼져 있다.
⇒ APEC의 변화한 성격을 염두한다면 반부시야말로 APEC 반대 투쟁의 중요한 초점이 될 필요가 있음.
2. WTO/FTA 체결의 구원투수로서의 APEC
· 1993년 UR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을 때 클린턴이 주최한 시애틀에서의 APEC 정상회담은 WTO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 WTO DDA ‘타결 기원’은 최근 APEC 회담의 주요 메뉴.
⇒ WTO와 FTA가 낳는 영향에 반대한다면 반APEC
3. 반환경의 도구로서의 APEC
1) 최근 APEC은 교토의정서 거부의 도구가 되고 있다.
’APEC 비즈니스와 기후변화 워크숍’이라는 주제로 4월 11일부터 4월 13일까지 하얏트 호텔에서 APEC 기후변화워크숍이 열림. 미국·일본·호주·한국이 공동주최했고 20개국 약 1백여 명의 정부 관료와 기업들의 참가 속에서 진행됨.
공동주최국들은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사실상 반대한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대표적으로 미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면서도 정작 교토협약 비준을 거부하고 2000년 이래 꾸준히 교토협약의 내용을 후퇴시키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한국 정부도 이 날 워크숍에서 교토협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밝혔다.
앨런 옥슬리 APEC 연구센터 이사장(전GATT 의장)은 ‘기후변화협약과 APEC, 한국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위와 같은 입장을 두둔했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 증가가 지구 온난화와 재앙을 초래한다는 가설은 최근 연구 결과,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명났다"고 주장하는 친기업 반환경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2) APEC은 그 동안 환경규제 조항들은 자유무역의 장벽이라고 규정해 왔다.
예를 들어, 중국 양쯔강 상류 지역에서 벌목을 금지한 산림보호 정책을 자유무역 위반이라고 비난한다. 양쯔강이 홍수 범람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사실이 아펙을 주도하는 자들한테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 반환경은 반부시이며 반APEC이기도 하다는 점.
4. APEC―곡물메이저의 놀이터
· APEC의 기업자문위원회는 1998년 APEC 식량체계(APEC Food System : AFS)를 제안함. 내용은 WTO와 일관되지 않은 비관세조치의 단계적 폐지, 수출보조금 철폐, 유전자조작식품에 관한 정책(GMO에 관한 규제완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마디로 곡물메이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위의 내용을 만든 자는 다름 아닌 거대 다국적 곡물기업 카길의 부사장 로빈 존슨이었고 그는 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출하는 대기업들의 바람을 요약한 보고서를 아펙 회의에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아시아 시장을 보루로 여기는 농산물 관련 다국적기업들한테는 거의 성경으로 통한다.
⇒ 곡물 메이저들의 아시아 이윤몰이에 반대한다면 반APEC
5. APEC―사유화 찬양 도구 그리고 조기자유화 조치
· 1996년 아펙 정상회의 때 정상들은 “역내의 무역·투자·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기자유화 대상 분야”를 발굴을 결의했다.
다음 밴쿠버 정상회의 때에는 15개 분야를 조기자유화 대상 분야로 선정했다. 수산물, 환경제품 및 서비스, 화학, 임산물, 보석, 에너지, 의료장비, 정보통신, 종자, 비료, 항공산업 등.
· 특히 아펙은 2002년 OECD와 함께 규제개혁 합동회의를 열어 “발전설비 민영화, 전력 도매시장의 개혁”에 관한 특별한 주문을 하기도 했다.
· 지적재산권에 관한 각별한 강조도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