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운 아펙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인터뷰
Q. 이번 반아펙 반부시 투쟁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입니까?
A. 아펙 찬양과 홍보 일변도인 제도언론의 홍수 속에서, 또한 지역발전이라는 허상 속에서 일부 시민운동 세력조차 아펙 유치에 앞장서고 또 아펙 반대 투쟁 가담을 주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주력군인 농민들의 경우 쌀개방안 국회 비준 반대 투쟁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었고, 또 노동자들의 경우도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직후 평일 투쟁이라는 점에서 동력 집결에 불리한 상황이었으며, 학생들의 경우도 총학 선거 기간이라는 매우 어려운 여건이었습니다.
이런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전국 방방곡곡과 각 부문에서 참가한 동지들의 열성과 헌신 덕분에, 아펙을 반대하는 투쟁, 특히 전쟁광이자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배후핵 심인 부시를 반대하는 강력한 투쟁을 부산 시민들, 한국 국민들, 그리고 전세계 민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이번 투쟁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WTO 개방을 미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언론과 여론을 일방적으로 몰아가려던 저들의 획책에 강력한 투쟁을 통한 쐐기를 박을 수 있었고, 나아가 부시의 침략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WTO 개방의 문제점을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려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의미있었습니다.
부시는 바로 얼마 전 미국의 안방인 남미에서도 강력한 투쟁대오에 부딪혔고, 또 이번에 한국 땅에서도 거대한 민중들의 투쟁에 봉착함으로써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거센 민중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이런 의미있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과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노동자, 농민 등 기층 대중조직 내부 대중의 교양과 의식화가 미흡한 상태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각 지역, 특히 각 시군단위까지 순회하면서 아펙반대 부시고발대회를 개최했지만 참가 시군의 숫자나 규모 등에서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수준이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대중들의 교양과 의식화를 위한 대중적 홍보물이 버튼, 스티커, 각종 포스터, 해설 자료집, 전단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되었고 동영상CD ‘아펙기동대’까지 준비됐지만, 여전히 그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저런 이유로 외국 활동가들의 투쟁 참여가 다소 미진하였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국제적 반전·반신자유주의 세계화 투쟁에서 한국이 기여해야 할 몫을 고려해 볼 때 국제연대 사업 역량의 양성과 확충이라는 과제가 확인된 셈입니다.
Q. 반아펙 투쟁이 한국 운동에 미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A. 여러 부문과 지역이 힘을 모아 반미·반부시·반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반WTO라는 공통의 투쟁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한 점, 그리고 적어도 몇 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추진한 기획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12월의 WTO 홍콩 각료회담 저지 투쟁의 성공적 수행을 거쳐, 반미·반전·반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반WTO투쟁의 총집중을 위한 조직 발전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조직적·투쟁적 기초의 일부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사이 각 기층 대중조직이 자신의 고유한 과제를 갖고 각 부문별로 거대한 대중투쟁을 진행해 온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에 각 기층 대중조직들의 고유한 과제를 넘어서는 공통의 정치적 과제를 걸고 공동투쟁을 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Q. ‘다함께’의 아펙 반대 활동에 대해 평가해 주십시오.
A.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동지들의 헌신에 힘입어 이번 투쟁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실에 파견된 다함께 동지들의 열성적인 헌신은 이번 투쟁 성사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특히 잘 조직된 대오로, 또 잘 준비된 피켓 등의 홍보물로 질서정연하고 효과적인 투쟁을 수행함으로써 모범적인 투쟁 대오였다고 많은 지역과 단체에서 감탄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연대 투쟁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투쟁의 또 한 단계 상승을 위해서는 연대·연합 조직의 질적 상승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과제별, 사안별 연대 수준을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상승시키는데 적극적이고도 주도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원문을 한글 파일로 첨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