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주로 컨테이너선, 벌크선(원목이나 곡물을 운반하는 화물선), LNG선, 특수선(잠수함, 군함 등)을 설계하고 만드는 조선소다. 한진그룹이 1989년 ‘조선중공업 주 식회사’의 조선부문을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산 영도조선소, 부산 다대포, 울산, 인천 율도 등 네 곳에 공장이 있고, 이 중 영도조선소가 본 공장이다. 필리핀에도 수빅조선소가 있는데, 그 규모가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의 약 10배에 달한다. 낮은 인건비를 발판 삼아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측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국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총 2천8백여 명이다. 이 중 노동조합원은 절반이 조금 넘는 1천5백여 명이다.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50세가 될 정도로 높고, 근 무경력도 평균 20년이나 된다. 지난 수년간 신규채용 없이 비정규직만 대폭 늘려왔던 것이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왔는데, 1990년에 생산직 노동자 전체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2.8퍼센트에 불과했다면 2006년에는 비정규직 규모가 정규직에 비해 3배나 많았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인상적인 투쟁의 경험을 갖고 있다. 1991년, 1994년, 2003년에 노동자들은 수십 일이 넘는 전면 파업, 점거파업, 크레인 고공농성 등으로 한국 노동조합운동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리고 2010년 현재, 사측의 구조조정 공격에 맞서 다시금 전면 파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한진중공업 사측은 전체 노동자의 30퍼센트에 달하는 1천여 명의 인력감축 방안을 노조에 통보했다. 세계 조선시장의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구조조정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한진중공업 사장 이재용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조조정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대규모 인력감축과 임금·노동조건 후퇴를 통해 “국내 영도조선소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효율성 증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도조선소는 구조조정과 설비투자를 거쳐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 중심으로 슬림화하고, 수빅조선소는 낮은 인건비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저가 수주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진중공업 사측은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4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사 를 떠났고, 비정규직 노동자 1천2백여 명이 쫓겨났다. 급기야 사측은 지난 2월 2일 3백52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했고, 오는 3월 5일 해고자 명단통보를 앞두고 있다.
노동자들은 “도대체 왜 우리가 위기의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항의를 시작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2달여 간 대규모 집회와 부분파업, 시민 홍보전, 서울 상경투쟁 등을 이어가며 투쟁수위를 높여 왔다. 부산지역의 47개 단체들도 시민대책위를 구성하고, 공장 앞 농성과 규탄 시위, 10만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인상적인 연대를 건설해 왔다.
이런 투쟁과 연대에 밀려 사측은 한 차례 정리해고 명단 통보를 연기했고, 최근 교섭에서 정리해고 대신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하겠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대폭적인 양보를 압박하면서 “물량이 없으면 정리해고밖 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조가 제시한 양보안까지 거부했고, 현장에선 이미 6백여 명의 대상자 명단이 관리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 기 시작했다. 최근 사측은 이제 사태가 “금속노조와 전경련의 싸움”이 됐다 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월 18일 “더 이상 분담할 고통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선언했 다. 노조는 △구조조정 중단 △조합원들의 고용 보장 등의 요구를 내걸고 26일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장 조합원들도 “[양보를 통한] 협상 이 아니라 싸워서 구조조정을 포기시켜야 한다”며 투지를 높이고 있다.
지금 조선사들은 뻔뻔스럽게도 노동자들에게 경영위기의 책임을 고스란 히 떠맡으라고 한다. 한진중공업뿐만 아니라,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도 감원과 대규모 전환배치를 시작했고,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도크 하나를 폐쇄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상태인 SLS조선도 임금체불 등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이 져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그동안 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기업주들에게 부를 안겨준 일등공신이 다. 지난 10년간의 호황 속에서 한진중공업은 영업실적이 가장 좋기로 소문난 업체였다. 그만큼 노동자들의 피와 땀 어린 희생이 뒤따랐다.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말했던 것처럼, “교도소 짬밥보다 못한 냄새 나는 깡 보리밥에 쥐똥이 섞여 나오던 도시락 그냥 물 말아 먹고, 불똥 맞아 타들어간 작업복[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넝마처럼 기워 입고, 한겨울에도 찬물로 고양이 세수해 가며” 일했던 한국 조선 노동자들의 고난이 한국을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으로 만들었 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자랑하는 필리핀 수빅조선소도 “노동자들의 무덤” 위에 세워졌다. 각종 산재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이 줄을 잇고, 상시적 고용 불안과 낮은 임금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이 즐비한다. 필리핀 노동부 관리는 한 청문회에서 “한진중공업 시설을 조사한 결과 4천 건 이상의 사고가 보고됐다”고, “2백49헥타르에 이르는 조선 시설에 의사가 없고, 단지 세 명의 간호사가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담당하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경제 위기가 시작되자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지난해에만 평균 1천2백만 원씩 임금을 삭감 당했고, 이미 비정규직을 포함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해고됐다.
반면, 한진중공업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서 엄청난 이윤을 챙겼다. 한진중공업 회장 조남호 일가는 2009년에만 주식 배당금으로 1백20 억 원을 받았고, 올해에도 순이익의 절반가량에 이르는 34억 원을 주식 배당금으로 챙겼다. 한진중공업 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연간 2억 4천만 원 수준(2008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7배나 인상됐다.
조남호는 2008년에 자신의 아들 조원국을 선반수주 국제담당 상무 자리에 앉혔고, 지난해 수주는 0건이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우리가 아니라, 무능한 3세 경영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정당한 비판을 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호황 때는 자기들끼리 돈 잔치를 벌이며 노동자들을 쥐어짜더니, 위기가 닥치자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라’고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자신들은 여전히 막대한 부를 챙기면서 말이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그동안 벌어들인 막대한 부를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데 써야 한다. 정신 나간 탐욕과 이윤몰이로 위기를 만든 장본인 들이 바로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자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정부와 보수 언론, 기업주 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도 이런 강요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압력은 노동자들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 속에서 ‘노조 가 일정하게 양보해야 현실적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도 싹트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최근 “구조조정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실리도 명분도 다 잃을 수 있다”며 양보안을 내놨다. 사측의 책임을 전제하면서도, 조합원들의 고용 유지비용 1백50억 중 50억을 노조가 부담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노조의 양보안은 사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이런 일은 지난해 쌍용차 파업에서도 거듭 반복됐다. 노조는 몇 차례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노조는 임금과 노동조건 후퇴라는 대폭적인 양보로 해고를 막았지만, 바로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대량해고에 직면했다. 이런 사례는 양보가 결코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노조의 양보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구실을 한다. 노동자들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비난에 취약하게 만들고, 투쟁의 정당 성에 확신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측과 보수 언론들의 전방위적 고통 강요 속에서 정치적 확신까지 흔들리면, 싸울 힘도 약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양보를 통한 타협에 매달리지 말고, 투쟁으로 확실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최근 현 사태가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 재계와 노동계 [사이의] 문제”라고 했다.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 유연화’의 길을 닦겠다는 이명박과 지배자들의 이해관계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이 “생존을 건 게임” 속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한 지금, 한진중공업 노조의 투쟁은 고통강요 속에 신음하고 있는 전체 조선소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와 보수 언론은 한진중공업 파업이 금호타이어 투쟁과 결합되고, 점거파업 등으로 발전해 ‘노동 유연화’에 걸림돌이 될까봐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의 불만이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사로잡힌 이명박 정부는 ‘집중관리 사업장’까지 정해 노조의 저항을 단속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대상 중 하나인 한진중공업에서 새해 벽두부터 투쟁이 시작됐다. 이 투쟁이 점거파업 등으로 발전하고 연대를 모을 수 있다면, 이것은 전국적 초점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한진중공업 파업이 승리할 수 있도록 강력한 연대 투쟁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올해 노동자 투쟁의 시발점이 된 한진중공업 파업이 승리해야, 금속노조·민주노총 소속의 더 넓은 노동자 들의 투쟁도 활력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쌍용차 노동자들처럼 점거파업을 벌이면 투쟁이 고립되거나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그러나 점거파업은 연대와 단결의 초점을 형성하며 기업주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 회사는 어떻게 해서든 대체인력을 투입해 파업을 무력화하려 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생산 설비를 점거하면 이것이 불 가능해 진다.
무엇보다 점거파업은 노동자들이 한 데 결집하고 힘을 집중하는 데서 탁월하다. 노동자들은 언제든지 토론을 통해 투쟁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노조 지도부에게 현장 조합원들의 의사를 손쉽게 전달할 수도 있다.
점거파업은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이나 학생, 시민들이 연대할 수 있는 구실도 한다. 쌍용차 파업에서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서도 점거는 전국적 연대의 초점을 형성할 수 있던 비결이었다.
대공황 시기였던 1926년 GM 플린트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파업은 가장 통쾌한 승리 사례다. 이 투쟁에 고무 받은 미국 전역의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을 이어갔고, 당시 투쟁은 사회복지제도의 뼈대를 갖추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도 94년 LNG선 점거파업의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노동자 들은 11일간 단호한 점거파업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보수 언론들은 한진중공업 금호타이어 투쟁을 두고 “제 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대량해고에 맞선 노도자 투쟁이 강력한 점거 파업으로 이어 질까 봐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쌍용차 파업은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모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이 영웅적 투쟁은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일종의 ‘패배의 기억’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대량해고에 맞서 투쟁에 나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사 이에선 ‘쌍용차처럼 격렬하게 싸우면 고립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77일 간 영웅적 파업을 벌인 쌍용차 투사들은 이것이 오해라고 말한다.
파업 직후 구속됐다가 최근 석방된 고동민 조합원은 보수 언론들이 쌍용차 파업을 거론하는 이유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정부와 언론들은 쌍용차처럼 싸우면 노조를 다 말살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거꾸로 그들이 점거 파업을 겁내고 있는 것입니다. 무서우니까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지난 1월 석방된 양형근 조합원은 “우리는 강력히 싸워서 고립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점거파업은 오히려 연대의 초점을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대에 나섰습니다”
고동민 조합원은 연대에 나선 수많은 단체들, 노동자들, 촛불 네티즌들, 학생들을 떠올렸다. “해고되고 구속되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었지만, 이런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 했던 동지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점거 파업 만큼 노동자들에게 단결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도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니까, 동지애가 생기고 투지가 높아졌습니다. 파업이 노동자의 학교였던 것입니다.”
양형근 조합원은 한진중공업에서도 공장 점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있으면 나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점거 파업을 통해 하나로 뭉쳐 있었기 때문에 힘이 생겼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어깨 두들겨 주면서 갈 수 있었죠.”
쌍용차 파업이 고전을 겪은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쌍용차 투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연대 부족을 지적했다. 박금석 전 쌍용차 지부장 직무대행은 특히 이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쌍용차 파업은 총 자본과 정권에 맞선 투쟁의 대리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전면적으로 투쟁을 조직하고 책임지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힘이 발동되지 못해 고립된 것입니다.”
쌍용차 파업이 절정에 달했을 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계급 대리전’ 성격에 걸맞는 광범한 노동자 연대를 조직하지 못했다.
고동민 조합원도 연대 투쟁 건설보다 양보 압박에 힘을 쏟은 금속노조 지도부를 비판했다. “금속 지도부가 양보론을 얘기했는데, 이게 정말 싫었습니다. 98년 현대차 파업에서도 양보에 매달려선 안 된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폐착의 원인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처음에는 설마 2천6백 46명을 전부 자르겠냐고 생각했는데, 자본은 정말로 모두를 해고했습니다.”
양형근 조합원도 ‘선제적 양보론’을 비판했다. “우리가 늦게 양보안을 내서 문제였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양보는 소용 없는 일입니다. 얻는 것은 없이 현장만 혼란스러워지고 자신감만 다운됩니다. 게다가 한 번 양보로 끝나는 것 도 아닙니다. 한진중공업 노조가 [사측이 요구하는] 무급휴직을 받아들여도 그걸로 끝이 아닐 겁니다. “
그는 힘이 있을 때 단호하게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싸움을 두고 사람들이 패배의식을 가질까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옳았습니 다. 투쟁이 정당하다면 싸움을 주저해선 안 됩니다. 해고자 명단이 발표되기 전에, 힘이 있을 때 강력히 싸워야 합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다수가 비정규직이다. 한진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벌이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을 가동한다면 파업의 힘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실제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손을 멈춰도 공장 가동률은 30~40퍼센트까지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힘이 커 질 수 있다. 이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의 일자리를 지키는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한진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로 조직돼 있지 않다. 그동안 1천2백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했지만, 정규직 노조가 이들을 방어하는 데서도 적극적이지 못했다.
다행히 한진중공업 노조는 두 차례에 걸쳐 ‘원하청 노동자 공동결의대회’ 를 갖는 등의 노력을 시작했다. 특히, 최근 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들에 대한 선전·교육을 강화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 겠다”는 계획이 통과됐다. 이 과제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노동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 다. 그동안 정부와 사장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막기 위해 온갖 분열을 조장해 왔다. 이를 막기 위해선 누구보다 정규직 노조가 앞장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방어하고 함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금호타이어 노조 가 2004년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파업을 벌이는 등의 모범적 사례들을 확산해야 한다. 단결을 강화하기 위해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의 노조로 조직되는 게 효과적이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고액의 등록금과 청년실업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 신음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서민들에게 떠넘기는 한편, 고액 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 등으로 학생들마저 고통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고작해야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을 통해 비정규직 인턴 자리를 만드는 게 이명박의 “청년실업 대책”이다.
이런 대학생들의 고충은 단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학생들의 부모인 노동자들은 등록금을 낮추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상당수 대학생들의 이해관계는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와 공통점이 많다. 이것은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정부와 기업주들에 맞서 연대 투쟁할 수 있는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생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이 함께 힘을 모아 공동으로 싸우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 투쟁은 생산을 마비시켜 체제의 심장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로 1968년 학생들의 시위에 영감을 받은 프랑스 노동자들은 대규모 파업이 우파 정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대학 평준화 도입에 일정한 구실을 했고, 1987년 한국의 노동자들은 7~9 대투쟁으로 6월 민주주의 항쟁의 성과에 쐐기를 박는 구실을 했다.
최근에도 학생과 노동자 들이 서로의 투쟁을 강화하며 전진한 고무적인 사례는 많다.
2006년 프랑스 정부가 26세 미만의 청년 노동자들을 수습기간 2년 동안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만드는 최초고용계약법(CPE)을 통과시키려 했을 때, 학생들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점거했고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학생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가 주춤거릴 때, 투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노동자들이었다. 파업한 노동자와 동맹휴업한 학생 3백만 명이 시위 를 벌이며 투쟁이 오히려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결국 CPE를 철회 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도 지난 몇 해 동안 성신연대, 고려대, 연세대 청소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는 데서 학생들의 연대는 매우 중요했다. 지 난해 노동절 집회에 전국에서 4천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하고, 쌍용차 파업에서 수백여 명의 학생들이 연행을 무릅쓰고 연대행동을 벌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역사가 거듭 보여 준 것은 이윤 체제의 심장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폭발적 투쟁은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고무해 노동자 투쟁의 방아쇠 구실을 했다.
부산 영도조선소 전화 051-410-3114 FAX : 051-410-8465
상선 대표전화 02-2006-7114, FAX : 02-2006-7116~7
특수선 대표전화 02-2006-7145, FAX : 02-2006-7115
※이 외에도 더 많은 자료가 pdf파일로 첨부되어 있으니 참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