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1백만 명 시위는 촛불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21년 만에 1백만 명이 거리로 나서자 권력자들은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였다. 국민대책회의는 1백만 명 시위 직후 “정부가 20일까지 재협상 방침을 밝히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명박은 끝내 재협상을 거부했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입시 경쟁 강화, 대운하 추진, 방송 장악 기도, 의료민영화, 공공서비스 민영화, 물가 인상 등 1퍼센트[사회 최상층]를 위한 이명박의 모든 정책이 문제라고 말한다. 이명박이 이런 정책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를 퇴진시키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한다. 그러려면 촛불 항쟁은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연결되면서 더 크고 강력하게 발전돼야 한다. 안타깝게도 국민대책회의는 아직 정권 퇴진 운동을 선언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 소속 단체 가운데 다함께,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전선, 한국작가회의(송경동 시인) 등을 제외한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의 상당수가 정권 퇴진 운동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정권 퇴진 운동에 대해 의견을 모으기로 한 국민대토론회의 일정마저 19일부터 27일까지 늘려 잡았다. 이명박은 김종훈 보따리와 ‘쇄신안’ 등을 내놓는 한편 반격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리의 기세가 국민대책회의의 방향을 이끌었다. 의제 확대도, 거리 시위의 시작도 거리에서 먼저 타올라 국민대책회의의 과제가 됐다. 이명박 퇴진 운동을 향한 길도 이렇게 닦이기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퇴진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적극적 주장과 운동 확대를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